이슈2023-04-25 19:38

【신창운의 여론다움 (10)】 “바보야, 문제는 비용이야”      

1992년 42대 미국 대통령 선거. 재선에 나섰던 아버지 부시 후보는 베를린 장벽 붕괴, 냉전 종식에 힘입어 '강한 미국'을 표방했습니다. 반면 클린턴 후보는 짧은 정치 경력에다 베트남전 기피 의혹까지 받고 있었죠. 이 때 클린턴 진영이 내세웠던 선거 구호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였습니다. 톡톡히 효력을 봤던 이 구호가 다시 등장한 건 2016년. 주인공은 클린턴 아내…

신창운

1992년 42대 미국 대통령 선거. 재선에 나섰던 아버지 부시 후보는 베를린 장벽 붕괴, 냉전 종식에 힘입어 '강한 미국'을 표방했습니다. 반면 클린턴 후보는 짧은 정치 경력에다 베트남전 기피 의혹까지 받고 있었죠. 이 때 클린턴 진영이 내세웠던 선거 구호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였습니다.

톡톡히 효력을 봤던 이 구호가 다시 등장한 건 2016년. 주인공은 클린턴 아내 힐러리와 맞붙었던 트럼프였습니다. 다수 언론이 패배를 점쳤던 상황에서 빌 클린턴이 한 말을 인용해 결정타를 날렸죠. “여전히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 그리고 이 말은 당신 남편이 했어.”

어떤 나라든 대통령의 최우선 현안은 경제입니다. 그러나 온 역량을 투입해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다시 경제가 1순위로 꼽힙니다. 경제를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클린턴과 트럼프가 경제 대통령은 아니었습니다. 늘 경제가 중요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란 겁니다. 

조사 전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온갖 '오차와의 전쟁'이 불가피한 게 여론조사입니다. 그 중에서도 표본을 선정하고 질문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차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요. 이 둘에 사회조사 자료의 질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엄격한 방식에 의한 표본추출과 정교하고 세련된 질문지 작성을 위해선 적지 않은 비용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연구자 혹은 조사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그러나 조사 의뢰자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 말입니다. 문제는 초과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이에 비례한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충분한 비용을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오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결국 적정 비용을 투입하는 대신 신뢰성과 정확성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할 따름입니다.

“비용이 전체 조사과정에서 가장 근본적인 부분(R. Groves)”이긴 하지만,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정확성은 물론 문제점 및 한계에 대해 논의할 때 단순히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안일하고 비겁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관련 태그:
공유하기: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