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전파연구원 가이드라인 발표… 의료기기를 넘어 웨어러블 가전 영역까지 확장
- 국내 딥테크 기업들 기술 상용화 속도… 신호 해석 알고리즘 표준화로 글로벌 시장 선점 노려

공상과학 영화 속 기술로 여겨졌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대한민국에서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상용화의 궤도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기기를 제어하는 BCI 기술의 안전성과 신호 표준화를 담은 ‘BCI 기술 국가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연구소 단위에 머물렀던 기술을 일반 소비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이번 표준안의 핵심은 뇌파 인식 장치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 신호를 전자기기가 오작동 없이 수신하도록 하는 ‘신호 호환성’ 정립에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인체에 무해한 비침습형 BCI 기기의 전자파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개인의 고유한 뇌파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보안 프로토콜을 탑재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BCI 기술이 의료용 재활 기구를 넘어 게임, 스마트홈 제어 등 일상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확산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국내 주요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정부 발표에 맞춰 차세대 BCI 기반 웨어러블 기기 시제품을 잇달아 공개했다. 한 업체가 선보인 헤드셋은 사용자가 ‘오른쪽으로 이동’이라는 생각만 해도 연결된 드론이나 휠체어가 즉각 반응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특히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별 사용자마다 다른 뇌파 패턴을 단 몇 초 만에 학습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23일을 기점으로 국내 BCI 기업들은 글로벌 표준 선점을 위한 대대적인 R&D 투자에 착수했다.
산업계에서는 BCI 기술이 초고령 사회의 필수적인 보조 기술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이나 장애인들이 복잡한 조작 없이도 가전제품을 제어하거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23일 가이드라인 시행과 더불어 2027년까지 BCI 핵심 칩셋 국산화와 임상 시험 지원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 BCI 기술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결국 국가 표준은 인간과 기기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 혁명의 서막이다.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인간의 인지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BCI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브리핑에서 “BCI 기술은 AI 이후 인류의 삶을 바꿀 가장 파괴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며, 기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이슈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병행해 나갈 것임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