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문이든 물어볼 수 있을까, 삼가야 할 질문이 있을까. 일전에 응답 능력이 없거나 응답자 삶과 무관한 질문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다룬 적이 있다. 가령, 법, 세금이나 금리 등 경제, 산업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한 전문적 내용을 묻는 경우가 그렇다.

하나 더 추가해야 한다. 누가 봐도 당연하거나 응답 결과가 뻔한 경우 말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FC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프로축구단이다. 원래는 경기도 부천 SK였다. 제주로의 이전 당시 명분은 K리그 14개 구단 중 5개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밀집되었던 불균형을 해소하고 프로축구 시장 확대 발전을 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인천광역시에 위치하고 있던 모기업 SK주식회사 소유의 저유소 내 클럽하우스 부지가 매각됨에 따라 새로운 클럽하우스가 필요했다고 한다. 건설 비용을 줄이고 싶었는데 마침 서귀포시가 지원을 약속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승인을 받고 순식간에 이전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부천시 및 서포터즈와의 합의가 없었기에 강한 반발이 일어났고, 여러 관련 단체가 항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였다. 당시 제주도민 85% 이상이 프로축구단 유치에 찬성했다. 10번 이상 경기가 열리면 3.5회 이상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포함되기도 했다. 굳이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는 여론조사 질문이었던 셈이다.
30일 오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 의견이 가장 중요하니 김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절차를 진행하면 공식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포시장이 “여론조사 문항은 이미 준비해 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가. 제주로의 프로축구단 연고지 이전과 비슷하지 않을까. 더 높은 찬성률이 나올 수도 있다. 여당 관계자도 그런 예상을 했다. “해당 도시 거주민에게 경기도민으로 남겠느냐, 서울시민이 되겠는냐고 물으면 답은 뻔한 일”이라고 말이다.
조사기관 입장에서야 돈을 주면 어떤 여론조사든 가능하단 입장일 것이다. 응답 결과가 뻔하거나 당연한 질문을 묻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찬반 이유, 세부 쟁점에 대한 반응, 반대 응답자를 보듬거나 설득하기 위한 대안적 해결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어야 여론조사 존재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