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이 2030년 세계박람회, 즉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는 것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다루고 있습니다.
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도 포함하고 있더군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또 응답 결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궁금합니다. 찬성 응답이 당연히 높기는 할텐데, 찬성 응답 비율이 아주 높게 나타나거나 아니면 기대했던 것보다 보다 낮게 나타날 경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엑스포 유치 찬반은 일종의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을 묻는 질문에 해당합니다. 실제보다 훨씬 윤리적이거나 바람직한 방향으로 응답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나 찬성 응답이 과장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찬반을 여론조사에서 묻는 경우와도 비슷합니다. 전체 국민은 90%대 초반, 평창군민의 경우 90%대 후반이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과장된 찬성 응답은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러시아 소치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등 서구 경쟁 국가 및 도시에선 우리보다 찬성률이 낮았다고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졌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에 대한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에 대해 찬반을 물었는데, 반대하기가 쉽지 않겠죠. 반대한다고 응답하면 잘못된 역사를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둬야 한다는 사람이 될 테니까요.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해 어떤 사람들이 반대할까요. 부산.울산.경남에 비해 광주.전라 지역민,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 지지자,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자에 비해 부정 평가자가 좀 더 반대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럴 뿐입니다. 지역 계층에 관계없이 반대는 10%에 불과한 반면, 80% 이상이 찬성하고 있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도 얼마나 많은 국민이 찬성하는지 알고 싶었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반대하는 지역이나 계층 집단을 알아내고 싶었을까요?
엑스포 유치 활동 이전이거나 초창기에 찬반 여론을 물어보았다면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엑스로 유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는 시점에는 불필요한 질문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엑스포 유치에 대해 굳이 조사를 하고 싶다면 사회적 바람직성을 배제할 수 있는, 가령 유치로 인한 긍정 및 부정 효과, 유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물어봤으면 어땠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