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현장 관계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부상을 입었다.
26일 오후 2시 32분, 서울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6분 만인 2시 38분 현장에 도착했으며, 2시 4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16대와 구급차 5대, 인력 60여 명을 투입했고 경력 30여 명이 현장 통제에 나섰다.

이번 붕괴는 당일 새벽 슬라브 절단 작업 도중 콘크리트 상판에 2.9㎝ 단차가 발생하면서 예고됐다. 이상 징후를 확인한 현장 측은 오전 2시 30분쯤 공사를 중단하고 오후 2시부터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으나, 진단 도중 대들보 역할을 하는 거더가 끊어지며 상판이 무너졌다. 안전 이상 징후를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안전 조치의 충분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붕괴 구조물은 철거 작업 차량 1대와 현장 관계자 6명을 덮쳤다. 이 가운데 감리단장, 현장 관리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2명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뒤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상자 3명은 요통, 두부 손상, 척추·갈비뼈 통증 등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6월 준공된 59년 된 노후 교량으로,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18개 교각, 길이 335m·폭 14.9m 규모다. 2019년 3월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실시된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다. 이후에도 2021년 바닥판 탈락, 2024년 보 강선 파손 등 크고 작은 결함이 반복됐다.
지난해 9월 21일 시작된 철거 공사는 공정률 89%로 막바지 단계였으며, 올해 7월 29일 완료 예정이었다. 이후 신설 공사를 거쳐 2028년 2월 최종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사고 여파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고 충격으로 서울역~신촌역 구간 전차선에 단전이 발생하면서 철도 운행도 대규모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운행을 즉시 중단했으며, KTX 서울~행신 구간도 멈춰 섰다. 27일 첫차부터는 KTX·무궁화호·ITX 등 120여 개 열차의 운행이 중지되거나 구간이 축소 조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수습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다하고 원인을 엄정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울경찰청은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50여 명을 투입,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