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이 2030년 세계박람회, 즉 엑스포의 부산 유치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더군요.

관심있게 들여다보니 부산엑스포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질문과 응답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질문]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 세계박람회, 즉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경쟁 중입니다. 귀하는 부산 엑스포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응답 결과]
많이 있다 34%/ 약간 있다 23%/ 별로 없다 23%/ 전혀 없다 16%/ 의견유보 3%
질문 문항은 질문과 응답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질문이 중요하겠지만, 응답 항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응답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응답 항목’을 세심히 살펴보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부산엑스포 관련해서 위의 응답 결과에 나타난 4점 척도로 만들어진 응답 항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폐쇄형 응답 항목은 보통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첫째, 유무에 상관없이 중간 응답을 중심으로 좌우 균형을 이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가 그렇습니다. 매우 잘한다, 약간 잘한다 혹은 잘하는 편이다, 약간 잘못한다 혹은 잘못하는 편이다, 매우 잘못한다.
보통이다(중간이다)는 포함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응답을 굳이 수치나 점수로 환산하면 조사자에 따라 조금씩 가감이 있겠지만 ‘보통이다(중간이다)’ 0을 중심으로 ‘매우 잘한다’ 80~90점, ‘약간 잘한다(잘하는 편이다)’ 30~60점 정도 될 겁니다. 부정적 평가, 즉 ‘매우 잘못한다’와 ‘약간 잘못한다(잘못하는 편이다)’는 각각 –80~90점, -30~60점 정도 되겠죠.
둘째, 중간 응답 없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어느 한 쪽 방향으로만 측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시로 든 엑스포 유치에 대한 관심도처럼 말입니다. 긍정 혹은 부정을 떠나 관심 여부 혹은 정도(Intensity)를 묻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각 응답 항목 간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시 질문의 응답 항목을 수치나 점수로 환산하면 어떻게 될까요. ‘전혀 없다’는 0~5점 정도이지 않을까요. ‘많이 있다’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100점은 아닐 테고, 대략 70~90점 정도 아닐까요.
문제는 둘의 중간에 있는 응답 항목입니다.
‘약간 있다’와 ‘별로 없다’는 어느 정도 수치(점수)가 적당할까요. 관심이 없는 건 아닌데, 약간 있는 경우와 별로 없는 경우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만약 두 항목 간 차이가 애매하거나 심지어 비슷하다면 이 질문 문항은 잘못 만들어졌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두 가지 응답 항목은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맞다고 봅니다. 30~50점 정도에 해당하는 표현으로 말입니다.
사족으로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부산 엑스포에 대해”라는 부분이 좀 불명확하지 않습니까. 자칫 “부산에서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야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