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 SK·LG 두 그룹의 수장을 차례로 만나 반도체, AI 인프라,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체화했다.
오전 회동 장소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이었다. 황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만남에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및 장기 기술 파트너십 강화를 공식화했다.
협력 대상은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 등 4개 플랫폼이며,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분야로도 협력 범위가 넓어진다.
황 CEO는 이번 SK와의 협약을 “다년 계약·다중 플랫폼·다중 기술을 망라한 엔비디아 최초의 파트너십 모델”로 규정했다. 실제로 양사의 거래 규모는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엔비디아 관련 매출은 약 7조7,806억 원으로,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의 최대 단일 고객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통신 계열사인 SK텔레콤도 협력 대열에 합류했다. 엔비디아 AI 인프라 플랫폼 ‘DSX’를 기반으로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내년 국내 첫 가동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글로벌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인 ‘NCP(NVIDIA Cloud Partner)’ 참여도 함께 결정됐다.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로 자리를 옮겨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고경영진 회의를 열었다. 로보틱스가 이번 LG와의 협력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AI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 개발 전 과정에 걸친 협력을 강화한다. 데이터 구축부터 시뮬레이션, 학습, 실제 운용까지 엔비디아의 기술 인프라를 전면 활용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LG전자가 냉각수 분배장치(CDU) 등 열관리 솔루션 인증 작업을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LG유플러스와 LG CNS는 DSX 기반의 차세대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보조시스템(ADAS)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구 회장은 “AI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양사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황 CEO는 한국의 제조·메카트로닉스·AI 역량을 결합하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가 한국의 핵심 성장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