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3-06-22 17:52

총선 투표후보 미결정 응답자 비율 ‘64%인가, 18%인가?’

 ‘여론조사의 함정’…여론조사 전문가는 존재하는가?

신창운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습니까? 지지할 후보는 혹시 결정했습니까?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총선 D-1년 또는 총선 D-300일 등의 일정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며 '호들갑' 떨고 있지만, 총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내년 총선 D-300일 특집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9일부터 사흘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했더군요.  총선의 승패가 결국 수도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보면 매우 관심이 가는 조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평소 여론조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터라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문득 2개의 질문 문항에 대한 응답 결과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개의 질문 문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다음 두 질문은 하나의 설문지에서 연이어 물어보는 내용입니다.

첫번 째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셨습니까? 결정하지 못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이고, 두번 째는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 때 선생님께서 사시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입니다. 

두 질문은 언뜻 보기에는 전혀 다른 질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상당히 유사한 내용을 물어보는 질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첫번 째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를 보면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다’ 22%, ‘결정하지 못했다’ 64%., '잘 모르겠다' 14%였습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는 민주당 후보 35%, 국민의힘 후보 31%, 정의당 후보 2%, 기타정당 후보 1%, 무소속 후보 2%, '투표할 후보가 없다' 3%,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18%, '잘 모르겠다' 8%로 나타났습니다. 

두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를 비교해 보면,  첫번 째 질문의 경우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64%인데, 두번째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를 보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가 18%로 느닷없이 46% 포인트나 줄어든 셈입니다. 

"64%의 응답자가 투표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첫 질문의 답변과 "66%의 응답자가 민주당(35%) 또는 국민의힘(31%)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두번쩨 질문의 답변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응답자의 비율은 64%가 맞습니까, 아니면 18%가 맞는 걸까요?  

질문 워딩(wording)이 확연히 다르고 각 질문의 맥락 또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응답 항목에 따라 응답자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문항을 설계하는 조사기관의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질문의 의미나 맥락 또는 응답자의 반응에 대한 치밀한 검토없이 익숙한 질문 문항을 '아무런 생각 없이' 관행처럼 사용하다 '여론조사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자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론조사 비전문가인 일반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앞서 두 질문이 '동일 질문'이나 다름 없는데, 이처럼 전혀 다른 응답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설명해 달라면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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