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3-07-12 14:15

한국갤럽, 여론조사 표집틀 ‘가상번호’로 바꾼 이유는?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NBS) ‘건전한 경쟁’ 기대

신창운

한국갤럽이 7월부터 ‘데일리 오피니언’ 표집틀을 이동통신 3사가 유료로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로 변경했습니다. 2012년 이래 표본추출 기본 프레임으로 활용해 왔던 무선전화 'RDD'(Random Digit Dialing)를 '가상번호'로 대체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큽니다. 

한국갤럽 홈페이지 데일리 오피니언 549호(7월 1주)에 세 가지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 전화조사 응답률 급락과 무선전화 이용자 특성별 응답률 불균형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알뜰폰 이용자가 원천적으로 배제된다는 제약이 있긴 하지만, 응답자들의 성별, 연령별, 지역별 정보를 사전 반영해 조사설계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셋째, 정확한 조사와 공정한 여론 수렴, 그리고 연구자들의 학습과 전문지식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페이스북 2022년 11월 20일자 ‘소년소녀가장 한국갤럽’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데일리 오피니언은 여러 가지 특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국 여론조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특히 조사방법 측면에서 95% 신뢰수준에서의 오차범위 및 상대 표준오차 제시, 50개 미만 사례 하위 표본에 대한 추정치 생략, 조사결과 수치의 소수점 이하 첫째 자리 사사오입 표기 허용 등을 선도적으로 실행했습니다.    

그러나 표본 추출틀이 약점이었습니다. 6월까지 사용했던 무선전화 RDD 95%+유선전화 RDD 5% 방식은 통화 이후에야 비로소 응답자의 성별 연령별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였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15~20%를 유지했던 응답률이 최근 10% 내외로 낮아진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데일리 오피니언 548호(6월 5주) 응답률은 11%였습니다.  

2020년 7월 시작해 최근까지 100회 조사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가 무선전화 가상번호 표집틀을 처음부터 사용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4개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NBS가 표집틀과 응답률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데일리 오피니언 10년 아성을 위협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조사 의뢰자 없이 자체 비용으로 꾸준히 신뢰할 만한 조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데일리 오피니언과 NBS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만시지탄 느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라도 건전한 경쟁과 연구개발을 통해 여론조사 신뢰회복은 물론 조사기관 전체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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