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4-03-07 22:10

”현재 여론조사를 뻥튀기한” 판세 예측… 정확성은 ‘복불복’

미덥지 않은 전문가의 현 시점 판세에 불과 행운 따라야 맞출 수 있는 총선 예측

신창운

총선을 40여 일 앞둔 2월 말 여러 매체에서 판세 예측을 내놨다. 엄밀하게 말하면 매체 의견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판세 예측을 수렴해 보도한 것이다.

신동아 3월호에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과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예측을 소개하고 있다. 엄 소장은 전국 253개 지역구 중 “국민의힘 149석, 민주당 104석‘, 유 대표는 ”민주당 133석, 국민의힘 118석“이라고 했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18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엄 소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를 포함한 민주당 의석이 105석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뉴스는 김능구 대표가 3명의 전문가, 즉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과의 좌담회를 통해 ’종합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142~154석으로 민주당(136~140석)을 꺾고 제1당이 될 것이고,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등 제3지대 소수정당은 2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요서울은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등 전문가 7명에게 총선 전망을 묻고 있다. 국민의힘이 170석을 차지할 것이란 예측에서부터 양대 정당이 의석을 분점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경기도 안산상록갑 공천을 받은 장성민 후보가 국민의힘이 과반, 즉 150~160석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전문가에 따라 총선 판세 예측이 판이한 건 여론조사를 포함해 동일 이슈에 대한 시각이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체/하락 및 국민의힘 상승이란 최근의 정당 혹은 정당 후보 지지율 변화는 물론이고 양당의 공천 갈등 및 파급력, 제3지대 이합집산, 이로 인한 수도권과 충청권 영향력 등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의 ”모든 예측이 오늘의 여론조사 수치를 가지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뻥튀기한 것(A Number From Today and A Story About Tomorrow)“이란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믿고 싶은, 결국 상당히 주관적인 견해가 반영된 예측에 가깝다. 이밖에도 총선 판세 예측을 다큐가 아니라 예능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남아 있다.

첫째, 전문가들의 과거 총선 예측 결과가 미덥지 않다. 가령, 월간조선 2010년 4.15 총선 특집에서 정치평론가들이 보는 총선 판세는 ”미래통합당 제1당 될 것, 의석수는 140석 이상“이었다. ”수도권은 민주 6 대 미통 4 수준으로 미래통합당이 선전할 것, 여당인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및 경제 상황 악화로 고전할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은 103석에 그쳤다. 121석이 걸려 있던 수도권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측됐던 미래통합당은 고작 16석으로 참패를 당했다.

둘째, 현 시점 예측에 불과하다. 한두 달 전만 하더라도 다들 민주당이 150석을 넘길 것이란 전망에 동의했었다. 국민의힘은 100석을 넘길까 말까 한 수준이었다. 최근 분위기나 여론조사가 반영된 일희일비성 예측은 신중해야 한다. ”좋은 소식이 담긴 여론조사 하나에 대한 환호성은 한 번으로 족하다“는 얘기가 있다. 위험한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적어도 세 차례 이상의 여론조사가 필요하다.

셋째, 남은 변수에 따라 판세 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공천이 그렇다. 양당 공히 갈등과 분열이 예고된 지역 상당수가 남아 있는 상태다. 제3지대 개혁신당이 해체되었지만, 공천 탈락자들의 이합집산에 따른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도 미지수다. 역대 총선에서 노인 폄하 발언이나 막말 등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가 빈번하게 나타났고 이로 인해 기존 판세가 크게 흔들린 점도 감안해야 한다.

넷째, 현재 여론조사를 뻥튀기한 총선 판세 예측은 정확성 평가가 불가능하다. 양당 격차가 좁혀졌다거나 국민의힘이 근소하게 앞섰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 전문가의 현 시점 예측이 투표일 최종 결과와 비슷할 수 있지만, 맞혀도 맞힌 게 아니란 얘기다.

미국의 초기 여론조사에 있어서 ’리터러리 다이제스트(Literary Digest)‘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당시만 해도 신참이었던 갤럽(Gallup)이 새롭게 명성을 얻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갤럽은 자신들의 예측은 물론 ’리터러리 다이제스트‘가 잘못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마저 예측하겠다고 장담했고, 그걸 6주 전에 미리 조사 발표해 맞춘 적이 있다. 어마어마한 수준의 행운이 따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뛰어난 예측이 아니라 운 좋은 추측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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