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2-11-13 09:35

이태원 참사로 ‘부모세대 50대’의 대통령 지지율 급락했다고?

중앙일보,MBN,허프포스트코리아,뷰스앤뉴스 등 무분별한 보도 오차범위 감안하지 않은 여론조사 보도는 오히려 여론 왜곡할 뿐

현경보

지난 7일자 중앙일보의 "尹지지율 1.5%p 하락해 34.2%…참사뒤 '부모세대' 50대 급락"이란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이태원 참사' 직후 윤대통령 지지율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던 차에 "참사 이후에 부모세대 연령층인 50대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누가 먼저 보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유사한 내용의 기사들이 한국경제, 시사저널, MBN, 허프포스트코리아, 뷰스앤뉴스 등 여러 매체에도 실렸다. 모두 리얼미터의 대통령 지지율 조사결과를 인용 보도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50대 연령층에서 얼마나 떨어졌질래 '급락'이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태원 참사'를 기점으로 이전 주간단위 집계 결과와 이후 집계 결과를 비교해 보면,  50대 연령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33.5%에서 27.3%로 6.2%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여론조사에서 6.2% 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하락했다면  '급락'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물론 6.2%라는 수치가 오차한계가 존재하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아니었다면, 사람에 따라서 '급락'이라는 표현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나타난 '6.2% 포인트 하락'은 통계적으로 "하락했다"고 해석할 수도 없는 수치라는 게 문제다. 오차범위 내의 하락 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리얼미터 조사는 전체 조사대상자 수, 즉 표본수가 2,521명이다. 그 가운데 50대 연령층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493명이었다. 이 경우 50대 연령층의 하위집단 표본오차는 ±4.4% 포인트 정도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이태원 참사 전후로 33.5%에서 27.3%로 지지율이 변했다는 것은 오차범위를 감안할 때  29.1~37.6%에서 22.9~31.7%로 변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6.2% 포인트 하락했다고 하지만 두 지지율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이태원 참사' 여파로 부모세대인 50대 연령층에서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그럴듯한 해석'을 붙혀서 보도한 것이다.

언론이 통계적으로 아무런 의미 없는 수치를 '과학적 방법'의 여론조사 결과라는 미명하에 여론을 왜곡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기 보다는 언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필요한 근거를 제공하는 '여론 왜곡의 수단'로 이용된 셈이다.  

여론조사에는 다양한 오차가 존재한다. 그 오차를 감안하지 않고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수치를 제멋대로 해석한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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