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거운 공보다 손에 맞는 공…처음 시작하는 볼링의 기본기
- 힘보다 중요한 네 걸음의 리듬…스트라이크를 만드는 투구 자세
- 스트라이크·스페어 점수 계산부터 안전 수칙까지…초보자를 위한 볼링 설명서

볼링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형형색색의 공과 길게 뻗은 레인이다. 누군가는 묵직한 공을 힘껏 던지고, 누군가는 가벼운 공을 부드럽게 굴린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다를 때가 많다. 힘차게 던진 공이 레인 옆 홈으로 빠지는가 하면, 천천히 굴러간 공이 핀 여러 개를 쓰러뜨리기도 한다. 볼링을 몇 번 쳐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장면이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볼링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별도의 장비를 구매하지 않아도 볼링장에서 공과 신발을 빌려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친숙하다는 이유로 볼링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에 적힌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볼링화로 갈아 신어야 하는지, 스트라이크를 치면 점수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오늘(10월 15일)은 제64회 스포츠의 날이다. 스포츠기본법 제27조에 따라 매년 이날을 스포츠의 날로 지정하고 있으며, 국민의 스포츠 참여를 장려하고 스포츠의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데 반드시 전문적인 훈련이나 값비싼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볼링은 실내에서 날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고, 자신의 수준에 맞춰 참여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다. 핀을 쓰러뜨리는 재미에 더해 공의 방향을 조절하고,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의 기록을 개선해 나가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볼링은 단순히 팔 힘으로 공을 던지는 운동이 아니다. 공의 무게와 손에 맞는 정도, 발걸음과 팔의 움직임, 공을 놓는 순간의 타이밍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무작정 스트라이크를 노리기보다 이러한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 실력을 키우는 출발점이다.
스포츠의 날을 맞아 볼링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에게 맞는 공을 고르는 방법부터 올바른 투구 자세, 점수 계산과 볼링장 예절까지 초보자가 알아야 할 기본기를 살펴봤다.
공은 무거울수록 좋을까?…나에게 맞는 볼링공 고르기

볼링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맞는 공을 고르는 것이다. 공을 올려놓은 진열대에는 8, 10, 12 등 다양한 숫자가 적혀 있다. 이 숫자는 공의 무게를 나타내며, 단위는 파운드(lb)다. 숫자가 클수록 공이 무겁다는 의미다.
초보자들은 무거운 공이 핀을 더 강하게 쓰러뜨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무거운 공을 사용한다고 반드시 좋은 점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선택하면 공을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어렵고, 팔과 손목에도 불필요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미국볼링협회(USBC)는 초보자용 볼링공 선택에서 무게뿐 아니라 손에 맞는 정도와 공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다룬다. 지나치게 무거운 공은 불안정한 동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너무 가벼운 공도 스윙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무리 없이 들어 올릴 수 있고, 여러 차례 투구해도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공을 고르는 것이 좋다. 공을 들었을 때 어깨가 과도하게 처지거나 손목이 심하게 꺾인다면 무게를 낮추는 편이 낫다.
손가락 구멍도 살펴야 한다. 일반적인 볼링공은 엄지와 중지, 약지 등 세 손가락을 사용한다. 엄지가 구멍에 너무 꽉 끼면 공을 놓을 때 빠져나오지 않을 수 있고, 구멍이 지나치게 크면 공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손에 힘을 주게 된다.
손가락을 넣고 뺄 때 불편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공을 가볍게 들어 손에 안정적으로 잡히는지 살펴보자. 대여용 공 가운데 자신의 손에 맞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면 볼링장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볼링화를 신는 이유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 운동화와 달리 볼링화는 투구 마지막 동작에서 발이 적절하게 미끄러지면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동화 바닥의 강한 마찰력은 슬라이딩 동작을 갑자기 멈추게 해 무릎이나 발목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볼링장 구조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을 들고 발걸음을 옮기는 구역은 ‘어프로치(Approach)’, 공을 굴려 보내는 긴 통로는 ‘레인(Lane)’이다. 두 구역의 경계를 표시하는 선이 ‘파울라인(Foul Line)’이며, 레인 양옆의 홈을 ‘거터(Gutter)’라고 부른다.
특히 파울라인 너머 레인에는 공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표면을 보호하기 위한 오일이 도포돼 있어 미끄럽다. 공을 던진 뒤에도 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네 걸음으로 굴리는 스트라이크…힘보다 중요한 자세와 타이밍

볼링공을 골랐다면 이제 굴리는 방법을 배울 차례다. 초보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공을 팔 힘으로 세게 밀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볼링에서는 공을 얼마나 빠르게 던지느냐보다 얼마나 일정한 자세로 원하는 방향에 굴리느냐가 중요하다.
USBC는 볼링 초보자가 기본기를 익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4스텝 어프로치(Four-step Approach)’를 소개한다. 네 걸음을 옮기는 동안 공을 자연스럽게 흔들고, 마지막 발걸음에서 공을 놓는 방식이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첫 번째 걸음은 오른발로 시작한다.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양손으로 받치고 있던 공을 자연스럽게 앞으로 밀어낸다. 이때 공을 과도하게 들어 올리거나 팔을 뻣뻣하게 펼 필요는 없다.
두 번째 걸음에서는 왼발을 내딛는다. 앞으로 나갔던 공이 중력에 따라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하며, 공을 받치던 반대쪽 손은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 걸음은 다시 오른발이다. 공을 잡은 팔이 몸 뒤쪽으로 이동하면서 백스윙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도 팔에 과도한 힘을 주기보다 공의 무게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흔드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네 번째 걸음에서는 왼발을 앞으로 내밀며 슬라이딩한다. 공을 잡은 오른팔이 다시 앞으로 내려오고, 공이 왼쪽 발목 부근을 지날 때 손에서 놓는 것이 기본 동작이다. 왼손잡이는 발의 순서를 반대로 적용하면 된다.
공을 놓았다고 동작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투구한 팔을 목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뻗어 올리는 ‘팔로스루(Follow-through)’가 이어진다. 이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공이 굴러가는 방향을 확인한다.
처음에는 공 없이 네 걸음을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발의 순서를 익힌 다음 가벼운 공으로 스윙을 연습하면 발걸음과 팔의 움직임을 연결하기가 수월하다.
그렇다면 공은 어디를 향해 굴려야 할까.

초보자는 대개 레인 끝에 있는 핀을 직접 바라보지만, 레인 위에 표시된 화살표를 목표로 삼는 편이 투구 방향을 일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USBC는 오른손잡이 초보자에게 오른쪽에서 두 번째 화살표를 초기 목표 지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왼손잡이는 반대 방향에서 시작할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출발점이다. 공이 굴러가는 방향과 레인 상태, 개인의 투구 방식에 따라 목표 지점은 조정해야 한다.
스트라이크를 노린다면 핀의 배치도 알아두자. 정면에서 가장 앞에 있는 핀이 1번 핀이다. 오른손잡이에게 일반적으로 유리한 스트라이크 진입 지점은 1번과 3번 핀 사이, 왼손잡이는 1번과 2번 핀 사이다. 이 구역을 ‘포켓(Pocket)’이라고 부른다.
공이 적절한 각도로 포켓에 진입하면 핀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연쇄적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커진다. 단, 포켓을 맞혔다고 반드시 스트라이크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공의 속도와 진입 각도, 회전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처음부터 손목을 비틀어 강한 회전을 만들려고 할 필요는 없다. 무리한 회전 동작보다 공을 안정적으로 놓고 같은 목표 지점을 반복해서 맞히는 연습이 우선이다.
스트라이크 10점이 끝이 아니다…점수 계산과 볼링장 예절
볼링장에서 점수는 대부분 전자 점수판에 자동으로 표시된다. 그러나 점수 계산 방식을 이해하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텐핀볼링(Tenpin Bowling)은 10개의 핀을 쓰러뜨리는 경기로, 한 게임은 10개의 프레임(Frame)으로 구성된다. 각 프레임에서는 기본적으로 두 번까지 공을 굴릴 수 있다. 다만 첫 번째 투구에서 핀 10개를 모두 쓰러뜨리면 스트라이크가 기록되고 해당 프레임은 종료된다.
볼링 점수의 핵심은 스트라이크와 스페어에 주어지는 보너스 점수다. 스트라이크(Strike)는 첫 번째 투구에서 핀 10개를 모두 쓰러뜨린 경우다. 점수판에는 ‘X’로 표시되며, 기본 10점에 이후 두 번의 투구에서 쓰러뜨린 핀 수가 더해진다. 예를 들어 첫 프레임에서 스트라이크를 기록하고 다음 프레임에서 첫 번째 투구로 4개, 두 번째 투구로 3개를 쓰러뜨렸다면 첫 프레임 점수는 17점이다.
스페어(Spare)는 두 번의 투구로 핀 10개를 모두 쓰러뜨리는 경우다. 점수판에는 ‘/’로 표시한다. 기본 10점에 다음 한 번의 투구에서 쓰러뜨린 핀 수를 더한다. 첫 번째 투구에서 7개를 쓰러뜨리고 두 번째 투구에서 남은 3개를 처리했다면 스페어다. 이어 다음 프레임의 첫 투구에서 5개를 쓰러뜨렸다면 앞선 프레임 점수는 15점이 된다.
반면 두 차례 투구에서도 핀을 모두 쓰러뜨리지 못한 ‘오픈 프레임(Open Frame)’은 실제 쓰러뜨린 핀 수만 점수에 반영한다.

마지막 10프레임은 조금 다르다. 첫 번째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면 두 번의 추가 투구가 주어지고, 두 번의 투구로 스페어를 기록하면 한 번 더 공을 굴릴 수 있다. 마지막 프레임의 보너스 점수를 계산하기 위한 규칙이다.
연속 스트라이크에도 이름이 있다. 두 번 연속 스트라이크는 ‘더블(Double)’, 세 번 연속은 ‘터키(Turkey)’라고 부른다. 한 게임에서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점수는 300점으로, 이를 ‘퍼펙트게임(Perfect Game)’이라고 한다.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려면 10프레임의 추가 투구를 포함해 총 12번 연속 스트라이크를 기록해야 한다.
규칙을 익혔다면 볼링장에서 지켜야 할 안전 수칙과 예절도 알아두자. 가장 기본적인 예절은 옆 레인 이용자와 투구 순서를 조율하는 것이다. 서로 인접한 레인의 이용자가 동시에 어프로치에 올라가면 충돌하거나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 일반적인 볼링 예절에서는 두 사람이 동시에 준비했다면 오른쪽 레인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볼링공 회수 장치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공이 되돌아오는 장치의 입구에 손을 넣거나 움직이는 공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서는 안 된다. 공을 집을 때는 양손으로 바깥쪽을 잡아 들어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볼링화의 밑창이 젖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이나 음료가 묻은 신발로 어프로치에 올라가면 발이 갑자기 멈추거나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다.
운동 전에는 어깨와 손목, 하체를 가볍게 움직여 몸을 풀고, 게임 중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해서 투구를 이어가지 않는 편이 좋다. 특히 손목이나 어깨, 허리 등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은 공의 무게와 운동량을 신중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높은 점수를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다. 한 게임 동안 자신에게 맞는 공을 사용했는지, 같은 목표 지점으로 공을 굴렸는지, 투구 자세가 일정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연습이 된다.
볼링의 재미는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번보다 한 개의 핀을 더 쓰러뜨리고, 놓쳤던 스페어를 처리하고, 조금씩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도 있다.
스포츠의 날을 맞아 거창한 운동 계획 대신 가까운 볼링장에서 한 게임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네 걸음을 익히고 공을 굴리는 작은 도전이 새로운 운동 습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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