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2026-10-29 09:02

[건강 SOS] ‘닥터X’ 속 뇌출혈, 현실에서 마주한다면?…‘세계 뇌졸중의 날’ 응급 대처법

최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는 뇌출혈로 쓰러진 환자를 살리기 위한 긴박한 상황이 그려졌다. 지난 16일 방송된 3회에서 병원 청소노동자 여정순(신혜경 분)이 뇌출혈로 위기에 처하자, 계수정(김지원 분)은 직접 개두술을 시행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드라마에서는 뛰어난 의사의 판단과 수술 실력이 환자를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뇌졸중 의심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의료진의 치료에…

황주영 기자
  • 드라마서 뇌출혈 환자 응급수술…현실에서는 증상 발견 후 초기 대응이 관건
  • 갑작스러운 언어장애·편측마비 등 5대 경고 신호…의심되면 즉시 119 신고해야
  • 음식·약물 투여와 손발 주무르기 금물…골든타임 4.5시간, 기다려도 되는 시간 아냐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은 뇌졸중의 주요 경고 신호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최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는 뇌출혈로 쓰러진 환자를 살리기 위한 긴박한 상황이 그려졌다. 지난 16일 방송된 3회에서 병원 청소노동자 여정순(신혜경 분)이 뇌출혈로 위기에 처하자, 계수정(김지원 분)은 직접 개두술을 시행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드라마에서는 뛰어난 의사의 판단과 수술 실력이 환자를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뇌졸중 의심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의료진의 치료에 앞서 환자와 주변 사람의 신속한 대응 역시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이상으로 여기고 지나친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World Stroke Day)’이다. 뇌졸중의 위험성과 예방, 조기 발견 및 신속한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WSO는 올해도 ‘Every M1nute Counts(매 순간이 중요하다)’를 캠페인 주제로 내세우며 뇌졸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응급의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갑자기 뇌졸중 의심 증상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경고 신호와 119 신고 요령, 구급대 도착 전 주의사항, 골든타임의 의미를 살펴본다.

갑자기 말이 어눌하고 한쪽 팔에 힘이 빠진다면…뇌졸중 경고 신호 5가지

뇌졸중은 얼굴이나 팔다리 한쪽의 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균형장애,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한 가지 증상만 갑자기 발생해도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응급질환이다. 혈류가 차단되거나 출혈이 발생하면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기며, 치료가 늦어질수록 신경학적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마비나 언어장애 등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특징은 신체 기능에 이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뇌졸중의 주요 조기증상으로 편측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및 균형장애, 심한 두통 등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편측마비는 얼굴이나 팔, 다리 등 몸의 한쪽 부분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다. 평소 잘 사용하던 손으로 물건을 잡기 어려워지거나 한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제대로 걷지 못할 수 있다. 얼굴 한쪽이 마비돼 입꼬리가 처지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언어장애도 주의해야 할 신호다.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시각장애가 발생하면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시야 일부가 사라지고 물체가 두 개로 보일 수 있다.

갑작스럽게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서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렵거나 걷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뇌출혈 등 심각한 뇌혈관 이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반드시 여러 개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언어장애나 한쪽 팔의 마비처럼 한 가지 증상만 갑자기 발생하더라도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대표적인 뇌졸중 의심 증상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이웃·손·발·시선’ 식별법을 알리고 있다. ‘이~’ 하고 웃을 때 얼굴 한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었을 때 한쪽 팔이 아래로 떨어지는지,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BE-FAST’도 도움이 된다. 균형감각(Balance), 시각(Eyes), 얼굴(Face), 팔(Arm), 언어(Speech)의 이상을 확인하고,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응급의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시간(Tim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만 이들 식별법은 뇌졸중 가능성을 알아차리기 위한 도구일 뿐, 질환을 확진하거나 배제하는 검사는 아니다. 의심 증상이 하나라도 갑자기 나타났다면 추가로 확인하느라 시간을 보내지 말고 즉시 119에 연락해 전문 의료인의 조치를 받는 것이 좋다.

뇌졸중 의심되면 즉시 119 전화…발병 시각 확인하고 음식·약물 투여 금물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증상 발생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의 의식과 호흡 상태를 살피되, 음식이나 약물을 임의로 먹이거나 손발을 주무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119에 연락할 때는 단순히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현재 나타난 증상과 뇌졸중이 의심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환자가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오른쪽 팔에 힘이 빠졌습니다’라고 설명하면 구급대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가 있는 정확한 위치와 의식·호흡 상태도 함께 알리고 119 상황요원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신고와 함께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정보는 증상 발생 시각이다. 뇌졸중은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치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발병 시각을 알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상태였던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면 잠에서 깬 시간뿐 아니라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정상 상태였던 시간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환자의 기저질환과 평소 복용하는 약물도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방세동 등의 병력이 있는지, 특히 항응고제 등 혈액 응고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를 구급대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다만 의료정보나 약을 찾느라 신고나 병원 이송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환자가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안전을 확보하고 의식과 호흡 상태를 지속해서 살펴야 한다. 환자를 억지로 일으켜 걷게 하거나 불필요하게 움직이게 하는 행동은 피한다.

의식이 없지만 정상적으로 호흡하고 있다면 119 상황요원의 안내에 따라 기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자세를 조정한다. 정상적인 호흡이 없다면 구급상황관리요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반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에게 물이나 음식, 약물을 임의로 먹이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는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물이나 음식을 먹이면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 위험이 있다. 의식이 명료해 보이더라도 의료진이 삼킴 기능을 확인하기 전에는 음식이나 음료를 주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아스피린 등의 약물을 임의로 투여하는 행동도 위험하다. 뇌졸중에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뿐 아니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도 있기 때문이다. 뇌출혈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투여하면 출혈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하다.

손가락을 따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는 민간요법도 피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행동이 뇌졸중 치료 시간을 늦추고 환자를 더욱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침을 놓거나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행동 역시 적절한 응급 대처법이 아니다.

환자가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해서도 안 된다. 보호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야간·주말이라는 이유로 외래 진료 시간까지 미루는 행동도 위험하다.

뇌졸중은 이동 중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모든 의료기관이 동일한 수준의 급성기 치료 역량을 갖춘 것은 아니다. 따라서 119 구급차를 이용해 환자의 상태와 지역 응급의료체계에 맞는 치료 가능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몇 분 만에 사라졌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으로 뇌 혈류에 문제가 생겨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일과성 허혈발작(TIA)’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미니 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 허혈발작은 향후 뇌졸중 발생 위험을 알리는 중요한 경고 신호다.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신속한 응급 평가가 필요하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 실제 뇌경색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일반인이 뇌졸중 의심 환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응급 대처는 신속한 119 신고와 안전 확보, 정확한 증상 정보 전달이다.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민간요법이나 임의 약물 투여로 뇌졸중을 치료하려 해서는 안 된다.

뇌경색과 뇌출혈, 치료법도 다르다…골든타임 4.5시간의 정확한 의미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혈전 등에 의해 막히는 뇌경색(왼쪽)과 뇌혈관이 파열돼 출혈이 발생하는 뇌출혈(오른쪽)로 크게 나뉜다. 두 질환은 치료법이 달라 신속한 영상검사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를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이유는 뇌경색과 뇌출혈의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혈전 등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 조직에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질환이다. 반면 뇌출혈은 뇌혈관이 파열돼 발생한 출혈이 뇌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압박하는 질환이다.

두 질환은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만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의료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를 통해 출혈 여부와 뇌혈관 상태 등을 확인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뇌경색은 환자의 상태와 치료 적합성에 따라 혈전을 녹이는 정맥 혈전용해치료나 막힌 혈관의 혈전을 제거하는 혈전제거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반면 뇌출혈은 출혈 조절과 혈압·뇌압 관리가 중요하며, 출혈 부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이나 혈관 내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뇌졸중 치료에서 흔히 언급되는 ‘골든타임 4.5시간’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모든 뇌졸중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치료 시간의 한계가 아니라, 주로 급성 뇌경색 환자의 정맥 혈전용해치료에 적용되는 주요 시간 기준이다.

다만 모든 환자의 치료 가능 시간이 4.5시간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큰 뇌혈관이 막힌 일부 환자는 영상검사 결과와 임상 상태 등에 따라 증상 발생 후 최대 24시간까지 혈전제거술을 고려할 수 있다. 발병 시각이 불분명하거나 일반적인 치료 시간 범위를 지난 일부 환자도 정밀 영상검사 결과에 따라 정맥 혈전용해치료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골든타임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기다려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응급실에 도착한 뒤에도 영상검사와 치료 적합성 평가 등이 필요하다. 증상이 발생한 순간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해야 치료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미 4.5시간이 지났더라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뇌졸중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방세동 등은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정기적인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검사와 함께 금연, 절주, 규칙적인 신체활동, 균형 잡힌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드라마 ‘닥터X’에서는 의료진의 극적인 수술로 뇌출혈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뇌졸중 의심 증상을 발견한 사람의 판단과 행동이 치료 기회를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세계 뇌졸중의 날이 강조하는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고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증상이 나아지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뇌졸중은 의심되는 순간부터 응급상황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에 신고하고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hjy@theopinion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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