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식품부, 축산법 시행규칙 개정… 모호했던 ‘왕·특·대·중·소’ 명칭 전면 폐기
- 21일부터 ‘2XL~S’ 알파벳 직관적 규격 도입… 현장 혼선 방지 위해 6개월간 혼용

일상에서 가장 자주 소비하는 축산물인 계란의 크기 표시 방식이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복잡한 한자어 명칭을 탈피하고 의류 치수 표기법처럼 직관적으로 바뀐다.
그동안 마트 쇼핑 과정에서 많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모호한 중량 기준이 일상적인 알파벳 표기로 전환됨에 따라, 가구별 수요에 맞춘 보다 합리적인 식자재 소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등급 계란의 크기를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중량 규격 명칭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축산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적용되던 국내 계란 중량 체계는 무게에 따라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 등 5단계 한자어 결합 방식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정작 일선 유통 현장에서는 ‘왕(王)’과 ‘특(特)’ 중 어느 쪽의 부피가 더 크고 무거운지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과 제도 개선 요구가 해마다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정부 당국이 소비자 총 2,078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설문조사와 현장 의견 수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의 국민이 기존 명칭만으로는 계란의 실제 크기 서열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명칭 개정안에 찬성하는 여론이 72.0%에 달하는 등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새롭게 도입되는 계란 중량 규격 명칭은 글로벌 표준 규격과 일상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가장 직관적인 ‘2XL, XL, L, M, S’ 체계로 탈바꿈한다. 기존의 가장 큰 규격이었던 왕란은 ‘2XL(투엑스라지)’로 매칭되며, 특란은 ‘XL(엑스라지)’, 대란은 ‘L(라지)’, 중란은 ‘M(미디엄)’, 소란은 ‘S(스몰)’로 각각 매핑되어 포장재에 인쇄된다. 개편된 중량 규격 체계는 정부 관보 게재와 동시에 즉각적인 법적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다만 정부는 유통 현장에서 활동하는 양계 농가와 유통 가공업체들이 기존에 제작해 둔 포장재를 소진하고 새로운 인쇄 동판을 제작하는 등 물류 인프라를 전면 교체하는 데 필요한 준비 기간을 고려해 유예 규정을 두기로 했다. 아울러 초기에 소비자들이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시각적 혼선을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 6개월 동안은 기존의 한자어 명칭과 새로운 알파벳 명칭을 포장 겉면에 함께 적을 수 있도록 혼용 기간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공급자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철저히 수요자인 국민 눈높이에 맞춘 규제 혁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소비자가 매대에서 별도의 중량 환산표를 확인하지 않고도 계란의 크기를 한눈에 비교·선택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장바구니 물가 체감도를 높이고 축산물 유통 전반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