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에서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총참모장이 이끄는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진영을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양측 모두 크네세트(의회) 과반인 61석에는 미치지 못해 뚜렷한 승자는 가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27일(현지시간) 제26대 크네세트 총선을 치렀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총선은 네타냐후 총리 체제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을 띠었다. 투표는 현지시간 오후 10시(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에 마감됐고, 주요 방송사들은 곧바로 출구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스라엘 일간지 이스라엘 하욤이 보도한 공영방송 칸11 출구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는 25석으로 제1당이 유력했다. 아이젠코트 전 총참모장의 야샤르가 21석, 나프탈리 베넷 전 총리의 브야하드가 14석으로 뒤를 이었다. 진영별 의석은 반네타냐후 진영 53석, 네타냐후 진영 50석이었으며, 아랍계 정당인 연합리스트와 라암은 합계 17석을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칸11은 이후 브야하드를 13석으로 낮추고 연합리스트를 11석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진영별 의석은 52석 대 50석, 아랍계 정당 의석은 18석으로 바뀌었다.
민영방송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채널12는 리쿠드 24석·야샤르 22석, 채널13은 리쿠드 25석·야샤르 23석으로 내다봤다. 갱신된 조사에서는 세 방송의 진영별 수치가 반네타냐후 진영 52석, 네타냐후 진영 50석, 아랍계 정당 18석으로 모두 같았다. 채널14만 우파 진영 60석, 좌파 진영 43석으로 다른 결과를 내놨다. 선거 직전 세 방송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야샤르가 일제히 리쿠드를 앞섰지만, 출구조사에서는 두 정당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결과를 받아 든 양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아이젠코트는 “초기 결과는 네타냐후와 10·7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불신임을 보여준다”며 “국민의 결정에 따라 네타냐후 정부를 교체하기 위해 즉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 재선거를 치르는 것은 잘못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리쿠드 소속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엑스(X)에 “좌파의 축하는 시기상조”라고 올리며 리쿠드가 이스라엘 최대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오후 4시 투표율은 55.7%로 같은 시각 기준 역대 최고였다. 와이넷은 투표 마감 시각 투표율이 77.7%로 2022년 총선 같은 시각보다 약 7.1%포인트 높았다고 전했다. 아랍계 지역의 투표 참여가 크게 늘면서 아랍계 정당 의석 전망치도 2022년 10석에서 18석 안팎으로 늘었다.
정부 구성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어느 진영도 독자적으로 과반을 만들 수 없어, 아랍계 정당의 선택이 변수로 떠올랐다. 와이넷에 따르면 아이젠코트는 라암 등 아랍계 정당이 연정 밖에서 지지하는 소수 정부 구성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같은 야권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 대표는 이 방안에 반대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11월 4일 확정된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각 정당과 협의한 뒤 11월 11일까지 정부 구성을 맡을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지명 대상이 반드시 제1당 대표일 필요는 없다. 지명된 후보에게는 28일의 협상 기간이 주어지며, 이 기간은 14일 연장할 수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제1당 대표인 네타냐후 총리가 먼저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양측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수개월 안에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는 현 네타냐후 정부가 국정을 이어간다. 이스라엘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차례 총선을 치르며 장기간 정국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출구조사는 표본 조사인 만큼 실제 개표 결과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와이넷에 따르면 군인 등이 행사한 이중봉투 투표가 65만 표를 넘어 별도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개표는 30일(금) 오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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