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까지 어린이 놀이터부터 노인 생애 기록장까지… 지역서점 200곳에 최대 600만 원 지원
- 학교·편의점과 결합한 확장형 모델 도입… ‘인생독서X인생서점’ 프로젝트로 지역 소멸 위기 극복 조준

동네 골목을 지켜온 지역서점들이 단순히 도서를 판매하는 상업 공간을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 문화 사랑방으로 탈바꿈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및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손잡고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전국 200개 지역서점에서 생애주기별 맞춤형 독서 문화 프로그램인 ‘인생독서X인생서점’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이번 사업은 서울 45곳을 비롯해 경기·인천 62곳, 경상 43곳 등 전국 각지의 거점 서점을 선정하여 지역 사회의 독서 생태계를 재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서점별 특색을 살린 ‘생애주기별 맞춤형 설계’에 있다. 지난 4월 엄격한 공모와 심사를 거쳐 선정된 200개 서점에는 문화 활동 운영비와 서점주 활동비 등 최대 6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기존의 일방향적인 작가 강연에서 벗어나 참여자가 직접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대거 포진했다. 광주 ‘광주포도책방’에서는 어린이들이 책 속 단서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놀이형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경기 광주의 ‘서행구간’은 청소년들이 책을 매개로 경쟁하고 소통하는 ‘비블리오 배틀’을 통해 자기 주도적 독서 습관 형성을 돕는다.
특히 고령층을 위한 ‘삶의 기록’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의 인문학적 자산을 보존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대구 동구의 ‘여행자의 책’은 지역 어르신들의 삶을 인터뷰하여 생애 기록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하며 서점을 세대 간 기억 공유의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이러한 시도는 온라인 서점의 공세 속에서 오프라인 지역서점이 가질 수 있는 ‘공간의 힘’과 ‘인적 네트워크’라는 고유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역 기관 및 인근 상권과의 이색적인 협업 모델도 주목할 만하다. 인천 강화의 ‘책방시점’은 지역 초등학교 및 도서관과 연계해 전교생이 참여하는 독서 캠프를 운영하며, 경남 밀양의 ‘동행서림’은 동네 편의점과 협력하여 일상적인 생활 공간에 문학적 경험을 이식하는 시도를 한다. 이러한 확장형 프로그램은 서점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넘어 지역 공동체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독서 환경으로 조성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서점이 주민들의 독서 습관을 선도하는 거점이자,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를 생산하고 보존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정착하도록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각 서점에서 열리는 상세한 문화 활동 정보와 참여 일정은 출판진흥원의 ‘독서인’ 포털이나 한국서련의 ‘서점온(ON)’ 누리집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쇠퇴해가는 동네 서점이 세대를 잇는 문화 사랑방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