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2026-09-03 06:13

[라이프 포커스] 보조배터리 뜨거운데 계속 써도 될까…배터리 ‘위험 신호’부터 폐기법까지

책상 서랍을 열어보면 몇 년 전 사용하던 스마트폰 하나쯤은 쉽게 나온다. 여행 때 샀다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보조배터리, 오래된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까지 더하면 집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배터리가 잠들어 있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등 고용량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도 크게 늘었다.

황주영 기자
  •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전거까지…생활기기마다 쓰이는 배터리도 달라
  • 부풀음·이상 발열·냄새·변형 나타나면 사용 중단…방치한 기기도 점검해야
  • 비행기는 160Wh 이하 2개까지…열차·지하철도 대용량 배터리 반입 제한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 무선이어폰, 전기자전거 배터리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충전식 배터리는 종류와 용량이 제각각이다. 오래 사용하지 않은 제품도 부풀음이나 이상 발열 등 외형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책상 서랍을 열어보면 몇 년 전 사용하던 스마트폰 하나쯤은 쉽게 나온다. 여행 때 샀다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보조배터리, 오래된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까지 더하면 집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배터리가 잠들어 있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등 고용량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도 크게 늘었다.

이들 제품 상당수에 들어가는 것이 리튬이온 계열 배터리다. 작고 가벼우면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됐지만 충격이나 고온, 잘못된 충전 등으로 손상되면 발열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2020~2024년 국내 리튬이온배터리 관련 화재는 678건 발생했다. 전동킥보드가 48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자전거 111건, 휴대전화 4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소방청은 과충전과 충격에 의한 손상, 고온 환경 방치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다고 관리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방치했던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가 어느 날 부풀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배터리가 뜨거워지는 것은 어디까지 정상이고 언제부터 위험 신호로 봐야 할까. 오래된 배터리는 어떻게 버려야 하며, 비행기나 기차를 탈 때는 어느 정도 용량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건전지부터 전기자전거까지…‘배터리’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생활 속 배터리는 일회용 알카라인전지부터 충전식 니켈수소전지,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계 배터리까지 다양하다. 기기와 제품에 따라 배터리 종류와 규격도 달라진다. (이미지=AI로 생성)

생활 속 배터리는 크게 한 번 사용한 뒤 버리는 1차전지와 충전해 반복 사용하는 2차전지로 나뉜다. 리모컨이나 벽시계 등에 흔히 넣는 알카라인 건전지가 대표적인 1차전지다. 충전식 AA·AAA에 많이 쓰이는 니켈수소전지와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2차전지에 속한다.

요즘 생활 안전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대상은 리튬이온 계열이다. 같은 리튬이온 계열 안에서도 사용 목적과 소재, 형태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흔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서 볼 수 있는 ‘리튬폴리머’ 역시 생활제품에서는 넓은 의미의 리튬이온 계열 배터리로 이해하면 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뿐 아니라 무선청소기와 전동공구,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까지 다양한 제품이 이 계열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다만 같은 종류의 기기라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배터리 규격과 구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종류와 용량은 제품 표시나 사용설명서를 확인해야 한다.

배가 불룩하고 유난히 뜨겁다면…배터리가 보내는 ‘퇴장 신호’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가 부풀거나 평소보다 지나치게 뜨겁고 냄새·변색·누액 등이 나타난다면 사용과 충전을 중단해야 한다. 변형된 배터리를 억지로 누르거나 다시 충전해 상태를 확인하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급속충전을 할 때 기기가 따뜻해지는 것만으로 배터리 이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신호는 외형 변화다. 스마트폰 뒷판이나 화면이 들뜨거나 보조배터리 케이스 사이가 벌어지고, 노트북 하판이 부풀었다면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으로 눌러 원래 모양으로 되돌리거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다시 충전해서도 안 된다.

소방청 역시 사용 중 타는 냄새가 나거나 외형이 부풀고, 과도하게 열이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점검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변색이나 누액, 평소와 다른 소리까지 동반된다면 단순한 배터리 수명 저하와 구별해야 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예전보다 짧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곧 화재가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충·방전을 반복하면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문제는 급격한 성능 저하와 함께 부풀음이나 비정상적인 발열, 냄새, 변형 등이 나타나는 경우다.

충전 환경도 살펴야 한다. 침대나 소파, 이불 위처럼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고 주변에 불에 탈 물건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처럼 비교적 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은 현관이나 계단 등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해야 할 통로에서 충전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뜨거운 자동차 안이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장소에 보조배터리를 장시간 방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충전기 역시 제품 정격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고, 임의로 배터리팩을 개조하거나 손상된 배터리를 다시 충전해 상태를 시험하는 행동은 삼간다.

연기나 불꽃이 발생하거나 갑작스럽게 심한 열과 냄새가 난다면 기기를 손으로 들고 옮기려 하지 말고 사람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119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배터리가 빠지면 따로, 안 빠지면 통째로…폐기도 구분해야

배터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전자제품은 본체와 배터리를 나눠 지정된 수거함에 배출하고, 배터리 분리가 어려운 스마트폰 등 일체형 제품은 무리하게 뜯지 말고 제품 그대로 폐가전 수거 체계를 이용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다 쓴 배터리는 버릴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나 배터리가 들어 있는 전자제품을 일반 종량제봉투나 일반 재활용품에 섞어 버려서는 안 된다. 폐기물을 압축하거나 선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충격을 받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출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배터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전자제품은 배터리와 본체를 분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본체는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분리한 배터리는 소형전자제품·건전지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스마트폰처럼 사용자가 배터리를 분리하기 어려운 일체형 전자제품은 억지로 뜯지 말고 제품 그대로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배출한다.

폐가전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때 폐배터리와 초소형 전자제품을 함께 배출하는 방법도 있다. 중소형 폐가전은 가까운 폐가전 수거함을 이용하거나 5개 이상일 경우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배출 장소와 방식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자체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미 심하게 부풀었거나 파손·누액·이상 발열이 나타나는 배터리는 정상적인 폐배터리와 상태가 다르다. 무리하게 제품에서 꺼내거나 다른 배터리와 함께 수거함에 넣기보다 제조사 서비스센터나 관할 지자체에 처리 방법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기억할 것은 세 가지다. 배터리가 빠지면 분리해 배출하고, 빠지지 않으면 제품을 뜯지 말고 그대로 배출하며, 손상된 배터리는 임의로 처리하지 않는다.

비행기는 ‘160Wh 이하 2개’…기차·지하철도 대용량은 제한

비행기나 열차를 이용할 때는 보조배터리의 mAh뿐 아니라 Wh 표시와 반입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항공기에서는 보조배터리를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 없으며, 철도·지하철도 대용량 리튬배터리와 일부 전동 이동장치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집 밖으로 배터리를 가져갈 때는 용량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올해 항공기와 철도에서 리튬배터리 반입 규정이 잇따라 강화됐다.

지난 4월 20일부터 항공기에 반입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는 160와트시(Wh) 이하, 1인당 최대 2개로 제한됐다. 100Wh를 초과하고 160Wh 이하인 제품은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며 160Wh를 넘으면 반입할 수 없다.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하물에 넣을 수 없고 승객이 직접 휴대해야 한다.

또 단락 방지를 위해 단자에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배터리를 각각 비닐봉투·보호용 파우치에 보관해야 한다. 기내 선반에 넣어서도 안 되며 비행 중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제품에 밀리암페어시(mAh)만 표시돼 있다면 Wh = mAh × 전압(V) ÷ 1000으로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부 셀 정격전압이 3.7V인 2만mAh 배터리라면 약 74Wh다. 다만 제품마다 정격전압과 표시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계산값보다는 제품 본체에 표시된 Wh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차와 지하철도 지난 7월부터 기준이 강화됐다. 코레일은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열차와 코레일 광역철도에서 160Wh를 초과하는 휴대용 리튬배터리와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등 리튬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개인형 이동장치의 휴대를 제한하고 있다. 수도권전철과 대경선·동해선 등 코레일 광역철도에서는 열차뿐 아니라 역사 출입도 제한된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일반적인 소형 보조배터리는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도 지난 7월 1일부터 160Wh를 초과하는 대용량 리튬배터리와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전동휠 등 리튬배터리로 움직이는 이동장치의 역사와 열차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전동휠체어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수단은 예외다.

비행기와 열차 모두 핵심 숫자는 160Wh지만 규정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항공기는 160Wh 이하라도 최대 2개라는 수량 제한이 있고 100~160Wh 제품은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다. 반면 철도·지하철의 이번 조치는 주로 160Wh를 초과하는 대용량 배터리와 배터리 기반 이동장치를 대상으로 한다. 여행을 앞두고 단순히 ‘몇 mAh인지’만 볼 것이 아니라 Wh 표시와 이용할 교통수단의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집 배터리 1분 점검
□ 오래 사용하지 않은 스마트폰·태블릿·보조배터리의 외형이 부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 평소보다 지나친 발열이나 냄새·변색·누액이 나타나면 사용과 충전을 중단한다.
□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는 가연물이나 대피 통로 주변에서 충전하지 않는다.
□ 폐배터리와 배터리 내장 전자제품을 일반쓰레기나 일반 재활용품에 섞어 버리지 않는다.
□ 비행기·기차·지하철을 이용하기 전 배터리의 Wh 표시와 반입 기준을 확인한다.

hjy@theopinion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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