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포커스

라이프2026-10-27
[라이프 포커스] 내 돈인데 어디 있는지 모른다?…‘금융의 날’ 잠자는 돈 찾는 방법
  • 숨은 금융자산 18조 4482억원…지난해 캠페인서 1조 6329억원 환급
  • 은행 계좌부터 보험금·카드포인트까지…공식 사이트에서 조회하고 돌려받는 법
  • 환급 문자 눌렀다가 돈 잃을 수도…가짜 조회 사이트와 금융사기 주의
오래된 계좌와 미청구 보험금, 카드포인트 등은 시간이 지나며 존재를 잊기 쉽다. 금융의 날을 맞아 공식 조회 서비스를 통해 잠자던 금융자산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오래전 첫 직장에서 만들었던 급여통장, 이직 후 사용하지 않게 된 계좌, 만기가 지났지만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당시에는 필요해서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존재를 잊어버린 금융상품들이 있다.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2025년 6월 말 국내 숨은 금융자산은 18조 4482억원이다. 예·적금과 보험금, 증권계좌에 남은 투자자예탁금, 신탁, 카드포인트 등을 합친 금액이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공개한 실적을 보면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된 범금융권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에서 1조 6329억원이 환급됐다.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환급 비중은 66.0%였다. 이제는 금융회사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도 여러 계좌와 보험금, 카드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자산의 종류와 지급 조건에 따라 환급 방법은 다르다. 제11회 ‘금융의 날’을 맞아 잊어버린 내 돈을 찾는 방법을 알아봤다.

잊어버린 통장부터 미청구 보험금까지…잠자는 돈은 왜 생길까

숨은 금융자산은 오래된 예금계좌만을 뜻하지 않는다. 미청구 보험금, 증권계좌 잔액, 카드포인트 등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숨은 금융자산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직하면서 급여계좌를 바꾸거나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한 뒤 기존 계좌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사하면서 금융회사에 등록된 주소가 바뀌지 않아 보험금 지급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도 한다. 소액의 잔액이나 포인트는 굳이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그대로 두는 사례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2025년 6월 말 기준 숨은 금융자산 18조 4482억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예·적금이다. 약 7조 5209억원이 찾아가지 않은 상태였으며, 보험금 5조 8506억원, 카드포인트 2조 9060억원, 증권 관련 자산 2조 686억원, 신탁 102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일정 기간 입출금 등의 거래가 없는 계좌를 뜻한다.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 동안 거래가 없고 잔액이 100만 원 이하인 계좌를 소액 비활동성 계좌로 분류한다. 반면 휴면예금은 장기간 찾아가지 않아 관련 법령이나 약관에 따른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안내하는 휴면예금의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5년, 휴면보험금은 3년이다. 다만 개별 금융상품의 약관과 거래 상태에 따라 실제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적용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은 통장이라고 해서 곧바로 휴면예금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올해 9월 금융회사가 보유한 휴면자산이 2025년 말 기준 약 1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회사별 휴면자산 환급액과 잔액, 장기 미거래 자산 잔액을 2027년부터 매년 3월 말까지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수치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에도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대상으로 하므로, 장기 미거래 자산과 카드포인트 등을 포함한 전체 숨은 금융자산 통계와는 집계 범위가 다르다.

보험금 역시 구분이 필요하다. 보험금 지급금액이 확정됐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돈을 숨은보험금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중도보험금과 만기보험금, 휴면보험금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공개한 2025년 말 기준 숨은보험금은 약 10조 3000억원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약 3조 2470억원, 80만 건이 환급됐다. 다만 이 수치는 앞선 2025년 6월 말 전체 숨은 금융자산 통계와 집계 시점과 범위가 다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환급 비중이 4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 24.9%, 40대 16.6%, 30대 10.2%로 나타났다. 이는 캠페인 기간의 연령별 환급 비중으로, 전체 숨은 금융자산 보유자의 연령 분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나 고령의 가족이 예전에 가입한 금융상품을 확인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이유다. 다만 가족이라도 본인 동의 없이 계좌를 조회하거나 대신 인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직접 확인하도록 돕고, 대리 신청이 필요한 경우 금융기관에서 안내하는 정식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은행 계좌부터 보험·카드포인트까지…내 돈을 직접 찾는 방법

숨은 금융자산은 종류에 따라 공식 조회 서비스가 다르다. 계좌는 어카운트인포, 휴면예금은 ‘휴면예금 찾아줌’, 보험금은 ‘내보험찾아줌’, 카드포인트는 통합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오래된 금융자산을 찾기 위해 반드시 은행이나 보험회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는 없다. 금융결제원과 서민금융진흥원, 보험업계, 여신금융협회 등이 운영하는 공식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자산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은행·증권계좌는 ‘어카운트인포’

어카운트인포(Account Info)는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회사, 증권사 등에 개설된 본인 명의의 계좌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계좌통합조회 메뉴를 선택하고 본인확인 절차를 마치면 금융회사별 계좌와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계좌가 발견됐다면 잔고이전과 해지 가능 여부도 살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년 이상 거래가 없고 잔액이 100만 원 이하인 소액 비활동성 계좌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온라인에서 해지하고 잔액을 본인 명의의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다.

다만 모든 계좌가 대상은 아니다. 청약 관련 계좌나 세금우대계좌, 압류 등의 법적 제한이 있는 계좌, 투자재산이 남아 있는 증권계좌 등은 온라인 잔고이전이나 해지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어카운트인포의 잔고이전은 계좌 해지를 전제로 하며, 신청 후에는 취소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잔액만 옮기고 기존 계좌를 유지하고 싶다면 해당 금융회사의 인터넷뱅킹이나 영업점을 이용해야 한다. 계좌를 해지하면 연결된 자동이체나 카드 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은 ‘휴면예금 찾아줌’

오래된 예금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상태라면 ‘휴면예금 찾아줌’을 이용할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금융회사로부터 출연받은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등을 관리하고 원권리자가 이를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연된 휴면예금은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와 디지털센터, ‘서민금융 잇다’ 앱 등을 통해 조회할 수 있다.

본인확인 후 출연 내역을 조회하고 지급받을 본인 명의 계좌를 입력해 전자서명 등 신청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온라인 지급 신청은 원권리자 본인의 2000만 원 이하 휴면예금에 대해 가능하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이나 상속인·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출연 금융회사 영업점 또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방문 신청을 위해서는 본인확인 서류와 지급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야 하며, 신청 유형에 따라 요구되는 서류가 달라질 수 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려면 서민금융콜센터 1397을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휴면예금 찾아줌은 모든 장기 미거래 계좌를 조회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자산을 대상으로 하므로 단순히 사용하지 않은 계좌의 잔액을 확인하려면 어카운트인포 등 다른 서비스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

-보험금이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면 ‘내보험찾아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본인 명의의 보험계약 내역과 숨은보험금을 조회할 수 있다.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본인인증과 개인정보 활용 동의 절차를 거치면 보험계약과 숨은보험금 조회 결과가 나온다.

조회 결과에 미청구 보험금이 나타나면 해당 보험금을 선택해 청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보험금이 즉시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 확인이나 서류 제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보험회사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보험금을 찾기 전에는 지급 사유와 계약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부 보험금은 지급 시점과 관련된 이자 조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무조건 오래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포인트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여신금융협회가 운영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는 여러 카드사의 잔여 포인트와 소멸 예정 포인트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본인확인을 거쳐 카드사별 포인트를 조회한 뒤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를 선택해 본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신청하면 된다.

다만 카드포인트라고 해서 모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합 계좌입금 서비스는 주로 카드사별 대표 포인트 중 현금 전환이 가능한 항목을 대상으로 한다. 특정 제휴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나 일부 특별 포인트는 현금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입금 시점 역시 카드사와 신청 시간에 따라 다르다. 일부는 신청 후 빠르게 처리되지만 다른 카드사는 다음 영업일에 입금될 수 있다. 조회 화면에 표시되는 처리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러 종류의 금융자산을 한꺼번에 점검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파인은 금융소비자에게 필요한 각종 금융정보와 조회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포털로, 해당 자산의 조회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숨은 돈 찾아드립니다’ 문자, 믿어도 될까…환급 사기 피하는 법

휴면예금이나 보험금 환급을 안내하는 문자라고 해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링크를 바로 누르기보다 공식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휴면예금 환급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미수령 보험금이 있으니 지금 확인하세요’, ‘카드포인트 소멸 전 환급 신청이 필요합니다’와 같은 문자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쉽다. 실제로 오래된 계좌나 보험금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내된 인터넷주소를 누르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숨은 금융자산 조회·환급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나 금융협회를 사칭한 스미싱과 보이스피싱을 주의하도록 당부해 왔다. 특히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분증 등 개인정보, 계좌 비밀번호 등 민감한 금융정보를 요구하거나 환급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먼저 보내라고 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금융기관에서 발송한 환급 관련 문자 자체가 모두 가짜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금융회사와 서민금융진흥원 등은 우편이나 문자, 모바일 전자고지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휴면예금이나 숨은보험금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주소를 바로 누르지 말고, 해당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를 직접 입력하거나 공식 앱에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융회사 이름이나 로고가 표시됐다는 이유만으로 메시지를 신뢰해서도 안 된다. 발신 정보를 위장하거나 실제 기관의 명칭과 유사한 인터넷주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본인인증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금융서비스는 공식 사이트에서 정해진 인증 절차를 제공한다. 반면 메신저나 전화로 계좌 비밀번호와 카드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전체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한다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 의심스러운 인터넷주소를 눌렀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했다면 즉시 추가 입력을 중단하고, 설치한 앱이 있다면 악성 앱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금융정보를 제공했거나 돈을 송금한 경우에는 즉시 거래 금융회사와 경찰에 연락해 지급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스미싱이 의심되는 문자와 악성 앱 관련 상담은 한국인터넷진흥원 118, 보이스피싱 신고와 긴급 대응은 경찰 112, 금융 관련 상담은 금융감독원 1332를 이용할 수 있다.

고령의 가족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주의사항은 중요하다. 온라인 인증에 익숙하지 않다면 가족이 옆에서 공식 사이트 접속과 조회 절차를 안내할 수 있지만, 금융정보를 대신 보관하거나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잊고 있던 돈을 찾는 첫걸음은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복잡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돈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10-19
[라이프 포커스] 영화부터 전시·공연까지…매주 수요일 ‘문화혜택’ 제대로 챙기는 법
  • 한 달에 한 번에서 매주 수요일로…영화 할인은 둘째·마지막 수요일
  • 국립현대미술관 야간 무료·고궁 무료 개방…시설별 관람 조건 확인해야
  • 무료 공연부터 지역 문화행사까지…우리 동네 문화혜택 찾는 방법
매주 수요일 문화혜택을 활용하면 영화·전시·공연 등을 일상 속에서 보다 가깝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본격적인 가을을 맞이한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문화생활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기지만, 막상 영화 한 편을 보거나 전시·공연을 관람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입장료 부담은 더 커진다. 같은 영화나 전시라도 언제 방문하고 어떤 혜택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출이 달라지는 만큼, 문화시설의 할인·무료 관람 제도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는 문화생활을 좀 더 저렴하게 즐길 기회가 늘었다. 지난 4월 1일부터 기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운영하던 ‘문화가 있는 날’이 매주 수요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이번 개편으로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등 전국 2,000여 개 문화시설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혜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다만 매주 수요일이라고 모든 문화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할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할인은 매월 두 번째와 마지막 수요일에 적용되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수요일 저녁 무료 관람을 운영한다. 일부 궁궐은 매주 수요일 무료로 개방하지만 특별 전시나 예약제 프로그램까지 모두 무료인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차이를 모르고 방문했다가는 기대했던 할인을 받지 못하거나, 사전예약을 하지 않아 입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주 수요일인 21일과 다음 주 28일에는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서로 다르다.

중요한 것은 혜택의 종류보다 실제 이용 조건이다. 영화는 몇 시에 예매해야 하는지, 퇴근 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는 어디인지, 가까운 공연장이나 문화시설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알아두면 수요일이 더욱 풍성해진다. 깊어가는 가을,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문화혜택과 예약 방법, 방문 전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영화는 매주 할인될까?…둘째·마지막 수요일 오후 5~9시 주목

문화가 있는 날 영화 할인은 매주가 아니라 둘째·마지막 수요일에 적용돼 예매 전 날짜와 시간대를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문화가 있는 날 혜택 가운데 가장 익숙한 것은 영화 관람료 할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수요일마다 영화표를 할인해 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주 수요일로 확대됐지만 영화관의 정기 할인은 한 달에 두 번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와 협의해 지난 5월부터 시행한 할인은 매월 두 번째와 마지막 수요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적용된다. 일반 2D 영화 기준 성인은 1만 원, 청소년은 8,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10월에는 지난 14일에 이어 28일이 영화 할인일이다. 따라서 이번 주 21일에 영화를 관람하면 문화가 있는 날 정기 할인을 받을 수 없지만, 다음 주 28일에는 지정된 시간대의 대상 영화에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이용 방법은 어렵지 않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영화관과 관람 날짜를 선택하고, 해당 시간대에 시작하는 일반 2D 영화의 가격을 확인하면 된다. 다만 모든 상영관과 특별 콘텐츠에 동일한 할인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결제 단계에서 최종 관람료를 확인해야 한다.

특별관 이용을 원한다면 영화관별 별도 혜택도 살펴볼 만하다. CGV는 문화가 있는 날에 일반 2D 영화 할인 외에도 ‘4DX DAY’와 ‘SCREENX DAY’를 운영한다. 해당 할인일에는 4DX와 SCREENX 영화를 전 시간대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1만1,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다만 ULTRA 4DX는 4DX DAY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제한 조건이 있다.

중복 할인에도 주의해야 한다. CGV는 문화가 있는 날 할인에 다른 일반 할인 혜택을 중복 적용할 수 없도록 하면서 신용카드 청구할인과 소비쿠폰 등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다른 영화관 역시 제휴 혜택마다 적용 조건이 다를 수 있다.

특히 할인 적용 여부는 예매 화면에 표시되는 최종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영관이나 영화 종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질 수 있으며, 제휴카드나 별도 쿠폰의 중복 사용 가능 여부도 각 영화관의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영화관별 예매 및 할인 조건은 각 영화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퇴근 후 미술관부터 무료 고궁 산책까지…놓치기 아까운 수요일 혜택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야간 무료 관람과 국립중앙박물관 해설 프로그램, 창경궁 산책은 수요일 저녁을 풍성하게 만드는 대표 문화 코스다. (이미지=AI로 생성)

영화 외에 활용도가 높은 곳은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이다. 특히 평일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라면 수요일 야간 개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수요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전일 무료 관람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21일에는 퇴근 후 오후 6시 이후 방문하는 방법을, 28일에는 낮 시간부터 관람하는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다만 전시마다 관람료와 예약 조건이 달라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관에서는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 ‘서도호’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월 27일 개막한 전시는 내년 2월 9일까지 이어지며, 작가의 초기작부터 주요 작품과 최근 프로젝트까지 폭넓게 소개한다. 일반 관람료는 8,000원으로 안내돼 있다.

지난 7월 24일 개막한 ‘올해의 작가상 2026’도 12월 6일까지 진행된다. 선정 작가 4인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로, 일반 관람료는 2,000원이다.

이와 함께 서울관의 상징적 공간인 서울박스에서는 ‘MMCA×LG OLED 시리즈 2026’이 11월 29일까지 열린다. 김 크리스틴 선 작가의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이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수요일 무료 관람을 활용할 때는 전시별 입장 방식도 살펴야 한다. 특히 인기 전시는 회차별 입장과 예약 현황에 따라 관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무료 관람일이라도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입장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다 깊이 있는 전시 관람을 원한다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도 좋은 선택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하며, 상설전시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입장은 오후 8시 30분에 마감된다.

특히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학예연구사 등이 전시품을 직접 설명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열린다. 10월 프로그램은 오후 6시부터 6시 30분, 오후 7시부터 7시 30분까지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한다.

21일 오후 6시에는 신라실에서 ‘신라 왕실과 금 장신구’, 역사의 길에서 ‘대동여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해설이 진행된다. 오후 7시에는 대한제국실의 ‘한말 근대교육의 확대’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을 주제로 한 해설이 이어진다.

28일 오후 6시에는 기증1실에서 ‘문헌으로 보는 그리스 청동투구’, 서화1실에서 ‘조선시대 서화의 제작 재료’ 해설이 진행된다. 오후 7시에는 가야실의 ‘삼국시대 진주와 가죽’과 어린이박물관의 ‘밥상 위의 문화유산’이 예정돼 있다.

일반 해설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고 정원 제한도 없다. 그러나 특별전시는 별도 관람료가 적용되며, 해당 시간에 전시실 안에 있어야 해설에 참여할 수 있다. 특별전시실에서 퇴장한 뒤에는 재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고궁 역시 수요일 문화생활을 즐기기 좋은 장소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10월 7일 창경궁의 문화가 있는 날 무료 관람을 기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한다고 안내했다.

창경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은 오후 8시에 마감된다. 특히 가을 저녁에는 춘당지와 대온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어 퇴근 후 산책 코스로도 활용할 만하다.

덕수궁도 지난 8월 5일부터 매주 수요일 무료 개방을 시행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입장 마감은 오후 8시다. 다만 덕수궁 내 미술관은 별도 관람료가 적용되며, 미술관 무료 관람일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로 안내돼 있다.

고궁을 방문할 때는 일반 무료입장과 특별행사를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경궁에서는 11월 1일까지 야간 멀티미디어 행사인 ‘물빛연화’를 운영한다.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7시, 7시 30분, 8시에 행사가 진행되며, 관람객에게 궁궐의 역사와 공간을 빛과 영상으로 보여준다.

전체 8개 연출 구간 가운데 1~3경은 사전예약자만 관람할 수 있으며, 4~8경은 일반 관람객에게도 개방된다. 사전예약권은 티켓링크에서 1매 1,000원에 판매하며 창경궁 입장료가 포함돼 있다. 회차당 정원은 400명으로, 만 7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

수요일 무료 개방을 이용해 창경궁을 방문한 관람객이라도 예약자 전용 구간에 들어가려면 별도의 행사 예약권이 필요하다. 반면 일반 관람 가능 구간은 창경궁 입장 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따라서 야간 행사 관람을 계획한다면 사전에 구역별 입장 조건과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무료 공연도 즐기고 지역 행사도 찾고…우리 동네 문화혜택 활용법

수요일 문화혜택은 영화관과 미술관에만 그치지 않고 무료 공연 관람 등 생활 가까운 문화공간으로 이어진다. (이미지=AI로 생성)

문화가 있는 날을 활용하는 방법은 영화 할인이나 박물관 무료 관람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별 공연과 전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찾아보면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도 만날 수 있다.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에는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의 ‘청년교육단원 갈라 콘서트’가 열린다. 공연시간은 약 70분이며 전석 무료로 운영된다.

이번 공연은 청년 예술인에게 무대 경험을 제공하는 청년 교육단원 육성 사업과 연계해 마련됐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1인당 최대 4매까지 예매할 수 있다.

다만 무료 공연이라고 해서 별도의 절차 없이 입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전예매가 필요하며 좌석이 매진됐다면 관람이 어려울 수 있다. 21일 공연을 계획한다면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잔여 좌석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공연처럼 수요일에 열리는 무료 프로그램을 찾으려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곳에서는 ‘문화가 있는 날’ 메뉴를 통해 공연장·박물관·미술관·영화관 등 시설별 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이달의 문화가 있는 날’ 상세검색 메뉴를 선택하고, 거주 지역과 원하는 날짜를 지정하면 된다. 이어 공연·전시·체험 등 장르나 시설 종류를 선택해 검색 결과를 좁힐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 거주한다면 지역을 ‘경기’, 기간을 ’10월 21일’로 설정한 뒤 미술관이나 공연장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해당 날짜에 등록된 프로그램이 나타나면 이용시간과 가격, 예약 방식, 운영기관 연락처를 확인하는 순서다.

특히 같은 문화가 있는 날 행사라도 할인율이나 관람시간, 무료 프로그램 운영 여부는 지역과 시설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행사는 특정 시간대에만 혜택을 제공하고, 무료 공연이나 체험 프로그램은 정원이 제한될 수 있다.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은 행사 정보가 사전 공지 없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검색 결과를 확인한 뒤에도 운영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나 예약 페이지에서 최종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문화의 날과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는 문화생활의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그러나 무료 관람이나 할인 혜택은 모든 시설에서 같은 방식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영화관은 할인 날짜와 시간대를, 미술관은 전시 운영기간과 예약 방식을, 공연장은 사전예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21일에는 퇴근 후 무료 전시나 고궁 산책을, 28일에는 영화 할인까지 포함한 문화생활을 계획해 볼 만하다. 수요일마다 어떤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문화생활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 세부 일정과 혜택은 운영기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10-02
[라이프 포커스] 부모님 집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노인의 날’ 10분 낙상 안전점검
  • 매트·전선·문턱부터 욕실 손잡이까지…익숙한 집 안에 숨어 있는 낙상 위험
  • 밤중 화장실 가는 길 특히 주의…침대 옆 조명·복도·실내화도 점검
  • 집 정리만으로 끝 아니다…하체 근력·시력·복용약까지 함께 살펴야
노인의 날을 맞아 부모님 집 안의 낙상 위험요소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지=AI로 생성)

부모님 집을 둘러보자. 현관에는 자주 신는 신발과 슬리퍼가 놓여 있고, 거실에는 작은 매트가 깔려 있다. 소파 옆 충전선이 바닥을 가로지르고 방문에는 몇㎝ 높이의 문턱도 있다. 밤중에 화장실을 갈 때는 침대에서 일어나 어두운 복도를 몇 걸음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젊은 사람에게는 익숙하고 별것 아닌 집 안 풍경이지만 걸음이 느려지고 시력과 균형감각이 떨어진 고령자에게는 하나하나가 넘어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0월 2일은 노인복지법이 정한 ‘노인의 날’이다. 노인의 날을 맞아 건강검진이나 영양제 선물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매일 생활하는 집 안에 위험한 곳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아닐까.

특히 고령자에게 낙상은 가벼운 사고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5.6%가 지난 1년간 낙상을 경험했고, 낙상 경험자의 평균 횟수는 1.9회였다. 낙상 후 병원에서 치료받은 비율은 58.5%에 달했다. 응급실을 찾은 낙상 환자 약 2만6000명 가운데 70세 이상이 35.3%(2024년 기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연령대 낙상 환자의 38.4%가 입원했고 2.8%는 사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낙상이 낯선 외부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낙상을 경험한 노인의 54.6%는 집 안에서도 넘어진 경험이 있었다. 낙상이 발생한 장소를 보면 인도·도로·공원이 43.2%로 가장 많았지만 자택의 화장실·욕실 18.9%, 거실 17.9%, 방 13.0%, 계단 9.1% 등 평소 가장 익숙한 공간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관에서 거실, 욕실, 침실까지 부모님이 실제로 움직이는 길을 따라 딱 10분만 걸어보자. 걸리고, 미끄럽고, 어두운 것을 하나씩 없애는 것이 낙상 예방의 출발점이다.

거실: 카펫·전선·문턱부터 보자

거실의 러그와 전선, 낮은 가구, 문턱은 고령자의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부모님 집에 들어갔다면 먼저 현관에서 평소 가장 많이 앉는 소파까지 걸어보자. 이때 집이 깨끗한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발 앞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바닥을 가로지르는 휴대전화 충전선과 멀티탭, 작은 러그, 들뜬 카펫 모서리, 낮은 발판이나 탁자, 신문과 상자 등이 대표적이다. 방문이나 베란다로 이어지는 낮은 문턱도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발을 충분히 들어 올리지 못하면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가정 내 낙상 예방을 위해 바닥의 전선과 물건, 수건·이불·상자·낮은 가구 등을 이동 통로에서 치우고 가능하면 방과 현관의 문턱을 없애도록 권고한다. 방과 거실, 주방에 물이나 기름이 떨어졌다면 바로 닦는 것도 중요하다.

카펫이나 매트라고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니다. 미끄럼 방지 기능 없이 바닥에서 움직이거나 모서리가 들뜨는 제품이라면 오히려 발에 걸릴 수 있다. 꼭 필요하다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자주 들뜨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현관도 확인한다. 신발과 실내화가 이동 경로에 흩어져 있지 않은지, 신발을 신고 벗을 때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곳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실내에서 신는 신발은 발에 잘 맞고 밑창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이 좋다.

결국 첫 번째 점검 기준은 ‘집이 얼마나 잘 정돈돼 있나’가 아니다. 부모님이 발을 크게 들어 올리거나 장애물을 피해 방향을 바꾸지 않고도 걸을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욕실: 미끄러운 바닥보다 더 살펴야 할 것

욕실 낙상 예방은 미끄럼 방지뿐 아니라 손잡이와 출입 동선 점검까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욕실은 고령자 낙상 점검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공간이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자료에서도 자택 내 낙상 장소 가운데 화장실·욕실의 비중이 18.9%로 가장 높다. 물기가 있는 타일은 쉽게 미끄러워지고, 옷을 입고 벗거나 앉았다 일어서고 방향을 돌리는 동작도 반복된다.

따라서 욕실에서는 바닥만 볼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동작을 따라가 봐야 한다. 변기에 앉았다 일어날 때 무엇을 잡는지, 샤워공간이나 욕조를 드나들 때 높은 턱을 넘어야 하는지, 젖은 발로 욕실 밖으로 나왔을 때 매트가 움직이지 않는지를 확인한다. 화장실 사용 후 물기가 오래 남는 구조인지도 살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화장실 사용 뒤 바닥 물기를 바로 제거하고, 변기 옆과 욕조 벽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도록 권고한다. 타일과 장판에는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제품이나 미끄럼 방지 스티커·매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손잡이 위치도 중요하다. 고령자가 변기에서 일어서며 세면대나 수건걸이를 잡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시설물이 체중을 지탱하도록 만들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몸을 지지할 목적이라면 벽에 단단히 고정된 안전손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놓치기 쉬운 것이 밤중 화장실 이용이다.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이동했는데 입구에 도착해야 조명 스위치를 찾을 수 있다면 그 몇 걸음이 위험해질 수 있다. 욕실 안전점검은 미끄러운 바닥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침대에서 화장실로 들어와 다시 침대로 돌아가기까지의 전체 동선을 살피는 과정이어야 한다.

침실과 복도: 밤에 화장실 갈 때가 문제다

침실에서 화장실로 이동하는 밤 시간대는 고령자의 낙상 위험이 커지는 대표적 순간이다. (이미지=AI로 생성)

낮에는 아무 문제가 없던 집도 불이 꺼지면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질병관리청은 침대에서 발생하는 낙상이 어두운 침실에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급하게 일어나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침실과 욕실, 계단, 모서리 등 어두운 곳을 밝게 하고 침대 바로 옆에 조명을 두어 곧바로 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권고한다.

직접 시험해 보는 방법이 가장 쉽다. 부모님이 잠든 침대에서 출발해 화장실까지 걸어가 본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손을 뻗어 조명을 켤 수 있는가. 안경을 쓰는 부모라면 안경이 손에 닿는 위치에 있는가. 침대 주변에 이불이나 옷가지가 내려와 있지는 않은가. 복도를 지날 때 작은 탁자나 화분, 가구 모서리를 피해야 하지는 않는가. 실내화가 헐거워 발에서 빠지거나 밑창이 닳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한다.

침대 높이도 살펴볼 부분이다. 너무 높으면 내려올 때 중심을 잃기 쉽고, 지나치게 낮으면 일어서는 과정에서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부모님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을 때 안정적으로 발을 바닥에 딛고 일어날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잠에서 깬 뒤 급하게 일어나는 습관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 갑자기 일어서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기립저혈압을 낙상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급격한 자세 변화를 피하도록 권고한다.

밤중에 화장실이 급하더라도 먼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천천히 일어서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예쁜 간접조명보다 중요한 것은 눈을 뜬 순간부터 화장실까지 어둠 속에서 걷는 구간을 없애는 것이다.

집만 고쳐서는 끝이 아니다

낙상 예방은 집 안 환경 개선과 함께 하체 근력, 균형감각, 시력, 복용약 점검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집 안의 매트를 치우고 손잡이를 설치했다고 낙상 예방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넘어지는 데에는 주거환경뿐 아니라 몸의 상태도 영향을 미친다. 질병관리청은 낙상 위험요인으로 보행장애가 있는 질환, 기립저혈압, 4가지 이상 약물 복용, 발의 이상이나 부적절한 신발, 시력 저하, 집 안의 낙상 위험요인 등을 꼽는다. 여러 위험요인이 겹칠수록 낙상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먼저 살펴볼 것이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이다. 낙상 예방 운동은 근력 강화와 유연성, 균형감각 향상이 기본이다. 특히 다리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주 2~3회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걷기와 자신의 신체 수준에 맞는 하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보행에 어려움이 있거나 질환이 있다면 무리해서 운동하기보다 의료진이나 전문가와 운동 강도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시력도 확인해야 한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안경 도수가 맞지 않으면 바닥의 턱이나 작은 물체를 뒤늦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물체가 잘 보이지 않거나 거리감이 달라졌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시력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복용약도 빼놓을 수 없다. 약물 자체를 무조건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부 약물로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안정제와 근육이완제, 일부 고혈압약 등을 예로 들며 복용 중인 약을 의료진에게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약물을 여러 종류 복용하는 것도 낙상 위험을 살펴볼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최근 약이 추가되거나 바뀐 뒤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처방한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현재 복용하는 약 전체를 알려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낙상이 걱정된다는 이유만으로 혈압약이나 수면제 등 처방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된다.

부모님 집 ’10분 낙상 안전점검’

1. 현관에서 거실까지 바닥에 발이 걸릴 물건이 없는가

2. 러그·매트가 움직이거나 모서리가 들뜨지 않는가

3. 전선·멀티탭이 주요 이동 통로를 가로지르지 않는가

4. 방문·현관·베란다에 발이 걸릴 문턱이 있는가

5. 욕실 바닥에 물기가 오래 남거나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가

6. 변기·샤워공간 주변에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손잡이가 있는가

7.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바로 조명을 켤 수 있는가

8.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이동하는 복도가 충분히 밝은가

9. 실내화가 헐겁거나 밑창이 닳아 미끄럽지 않은가

10. 최근 어지럼증·시력 변화·복용약 변경이 없었는가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9-17
[라이프 포커스] 전·잡채 넉넉히 만들었다가 버린다?…추석 음식 ‘덜 사고 안 남기는’ 준비법
  • 장보기 전 냉장고 재고·식사 인원부터 확인
  • 전·잡채는 한꺼번에 만들지 말고 먹을 만큼만 소분 조리
  • 상온 방치 음식은 무조건 냉장 금물…보관·분리배출 기준도 확인
추석 장보기 전 냉장고 재고와 메뉴를 먼저 점검하면 명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어느덧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을 앞두면 평소보다 장바구니가 무거워진다. 전은 여러 종류를 부치고 잡채와 나물을 넉넉하게 만들고, 고기와 과일도 혹시 모자랄까 평소보다 많이 산다. 명절상을 풍성하게 차리려는 마음에서 시작하지만 연휴가 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먹고 남은 전과 잡채가 밀폐용기에 겹겹이 쌓이고, 언제 샀는지 모를 식재료까지 냉장고 한쪽을 차지한다. 끝내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음식도 생긴다.

하지만 명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고 해서 상에 올라온 음식을 억지로 다 먹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버릴 음식을 잘 처리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남을 만큼 사거나 만들지 않는 것이다. 냉장고를 확인하고 실제 먹을 사람과 끼니 수를 세는 것부터 장보기와 조리, 보관까지 순서를 조금만 바꾸면 추석 뒤 냉장고 풍경도 달라질 수 있다.

‘혹시 부족할까 봐’가 문제…몇 명 오나보다 ‘몇 끼 먹나’ 따져야

명절 음식은 실제 먹는 인원과 끼니 수보다 넉넉하게 준비되는 경우가 많아 남는 음식이 쉽게 늘어난다. (이미지=AI로 생성)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때 가장 흔한 계산법은 ‘몇 명이 오느냐’다. 가족 8명이 모인다면 자연스럽게 8명분 이상을 준비한다. 하지만 실제 식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도착 시간과 귀가 시간이 제각각이고 성묘나 외식 일정이 끼어들 수 있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도 있고 전보다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 잡채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방문 인원이 아니라 ‘몇 명이 집에서 몇 끼를 먹는가’​다. 가족별 도착·귀가 시간을 확인한 뒤 아침·점심·저녁마다 실제 식사 인원을 적어보면 필요한 양이 한결 명확해진다.

메뉴도 같은 방식으로 줄일 수 있다. 전을 다섯 종류 준비해 각각 넉넉하게 부치기보다 가족들이 실제 좋아하는 종류를 중심으로 추리고, 나물이나 반찬도 ‘명절이면 있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종류를 늘리지 않는 것이다. 차례나 한 끼 식사용인지, 연휴 동안 계속 먹을 음식인지, 귀가하는 가족에게 나눠줄 것인지도 미리 구분하면 양을 정하기 쉽다.

가족 단체 대화방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잡채 먹을 사람?’ ‘전은 어떤 종류가 좋나?’ ‘집에 가져갈 음식이 필요한가?’ 정도만 미리 확인해도 막연한 예상보다 실제 수요에 가까워진다.

명절상은 음식 가짓수가 많을수록 풍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연휴가 끝날 때까지 먹지 못한다면 처음의 넉넉함은 곧 음식물 쓰레기로 바뀐다. 몇 명이 오느냐보다 몇 명이 몇 끼를 먹을지를 먼저 세는 것이 남기지 않는 명절 준비의 출발점이다.

장보기 전에 냉장고부터…‘재고→메뉴→인원→목록’ 순서로

명절 장보기 전에는 냉장고 재고를 먼저 확인하고 메뉴와 구매목록을 정리하는 것이 중복 구매를 줄이는 출발점이다. (이미지=AI로 생성)

명절 장보기는 마트에 도착한 뒤 시작하는 일이 아니다. 집에서 냉장고와 냉동고 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해야 한다.

먼저 남은 식재료를 확인한다. 냉동실 고기와 생선, 이전에 사둔 만두뿐 아니라 당면과 부침가루, 식용유, 간장 같은 상온 식재료도 살펴봐야 한다. 이미 있는데 다시 사는 ‘중복 구매’가 의외로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냉장고 내부를 휴대전화로 찍어 두는 것도 간단한 방법이다.

다음은 메뉴를 확정하고 끼니별 식사 인원에 맞춰 필요한 양을 계산하는 단계다. 그 뒤에야 살 물건과 수량을 적은 구매목록을 만든다. 재고 확인→메뉴 확정→식사 인원 계산→구매목록 작성 순서다.

마트에서는 구매 순서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명절 장보기 때 실온 보관 제품→과일·채소 등 농산물→냉장·냉동 가공식품→육류→어패류 순으로 구입하도록 안내한다. 냉장·냉동이 필요한 식품이나 상하기 쉬운 식재료가 장바구니 안에서 상온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꺼번에 많이 사두는 것이 꼭 경제적인 것도 아니다. 대용량 제품의 단가가 싸더라도 다 먹지 못하고 버리면 절약 효과는 사라진다. 명절 장보기에서는 ‘얼마나 싸게 샀느냐’보다 ‘연휴 동안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느냐’​를 먼저 따져보는 편이 낫다.

전 재료 있다고 전부 부칠 필요 없다…‘한 번에 한 상’ 대신 소분

전과 잡채, 고기류를 한꺼번에 모두 만들기보다 먹을 양만 먼저 조리하고 나머지는 소분해 두는 편이 낭비를 줄인다. (이미지=AI로 생성)

장을 적게 봤다고 음식물 쓰레기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사 온 재료를 한꺼번에 모두 조리하면 결국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대표적인 음식이 전이다. 준비한 동태나 고기, 채소를 처음부터 전부 부치기보다 첫 상에 필요한 양부터 조리하고 부족하면 추가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재료를 미리 회차별로 나눠두면 양을 조절하기도 쉽다.

잡채 역시 큰 냄비 하나를 가득 채우는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첫 식사에 먹을 양을 중심으로 만들고, 추가로 사용할 식재료는 위생적으로 나눠 냉장 보관한다. 고기나 생선도 한꺼번에 모두 조리하기보다 먹을 분량에 맞춰 나눠 두는 편이 낫다. 특히 육류와 생선처럼 부패하기 쉬운 식재료는 구입 후 적절한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나물은 양보다 종류를 먼저 줄여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들이 잘 먹지 않는 나물까지 관습적으로 여러 종류 준비해 각각 많이 만드는 것보다 실제 손이 가는 메뉴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조리 전에 냉장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명절 음식이 모두 완성된 뒤 보관할 곳을 찾기 시작하면 큰 용기에 여러 음식을 몰아넣거나 냉장고를 지나치게 채우기 쉽다. 추석 준비 전 오래된 식품을 먼저 정리하고, 밀폐용기와 냉동 가능한 용기를 준비해 한 번 먹을 양을 기준으로 나눌 자리를 확보하는 편이 좋다. 소분은 남은 음식을 처리할 때만 필요한 기술이 아니다. 처음부터 남는 양을 줄이는 조리법이 될 수 있다.

냉장고에 넣는다고 시간 되돌아가지 않는다…남은 음식도 안전하게

남은 명절 음식은 상온에 오래 둔 뒤 무조건 보관하기보다 상태와 시간, 보관 방법을 따져 정리하고 분리배출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문제는 음식을 만든 뒤다. 명절에는 전과 고기, 잡채 등 여러 음식이 오랫동안 상 위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남았으니 일단 냉장고에 넣자”고 생각하기 쉽지만 냉장은 이미 상온에 오래 있었던 음식의 시간을 되돌리는 방법이 아니다.

식약처는 조리된 음식을 바로 먹지 않을 경우 빠르게 식혀 냉장 보관하고, 상온에서 보관할 때는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섭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냉장식품은 5℃ 이하, 냉동식품은 -18℃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관했던 조리 음식은 다시 먹을 때 충분히 재가열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명절상을 치운 뒤에는 음식의 냄새나 색만 볼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상온에 있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계속 먹을 음식은 필요한 만큼 나눠 냉장하거나 냉동하고, 식탁에 내놓을 때도 큰 용기 전체를 반복해서 꺼냈다 넣기보다 먹을 양만 덜어내는 편이 안전하다.

끝내 먹지 못한 음식은 배출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음식이라고 해서 모두 음식물류 폐기물은 아니다. 서울시 기준으로 생선 가시와 조개·견과류 껍데기, 딱딱한 뼈와 씨앗, 양파껍질, 채소 뿌리 등은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 음식물류 폐기물은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 뒤 지정된 방법으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음식물류 폐기물의 세부 분리배출 기준은 지역마다 다를 수 있다. 서울시도 자치구 조례에 따라 기준이 정해질 수 있어 거주 지역의 구청이나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 ‘내손안의 분리배출’ 등을 통해 확인할 것을 안내한다.

추석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거창한 실천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장을 보기 전 냉장고를 한 번 열어보고, 실제 함께 먹을 끼니를 세어보고, 준비한 재료를 한꺼번에 모두 조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9-10
[라이프 포커스] ‘택배 주소 확인’ 무심코 눌렀다간…추석 앞두고 스미싱 문자 가려내는 법
  • 택배·통관부터 과태료·명절 선물까지…일상 파고드는 사칭 문자
  • 링크 눌렀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건 아냐…‘어디까지 했나’부터 확인
  • 클릭→정보 입력→앱 설치→송금…피해 단계 따라 대처법도 달라진다
추석 전 택배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배송 주소 확인’ 같은 문구의 스미싱 문자도 더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배송지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배송이 보류됐습니다. 주소를 확인해 주세요.”

추석을 앞두고 기다리던 선물이 있다면 무심코 손이 갈 만한 문자다. 추석을 보름 남짓 남긴 상황에서 관세청은 이미 지난 7일부터 전국 34개 세관에 24시간 특별통관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명절 성수품뿐 아니라 해외직구 선물이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시기여서 인천·평택·군산·용당·김포공항세관에는 특송물품 특별통관지원팀도 가동한다. 명절을 앞두고 해외직구 물량과 통관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라는 의미다.

문제는 사기범도 이런 시기를 기회로 본다는 점이다. 택배 배송이나 해외직구 통관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주소 오류’, ‘통관 확인’, ‘배송 보류’ 같은 문구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공공기관이나 쇼핑몰, 가족과 지인을 사칭하는 문자도 마찬가지다. 이름이나 발신번호만 보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교묘해지는 것도 문제다.

그렇다고 의심스러운 링크를 한 번 눌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휴대전화가 완전히 해킹됐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문자를 받은 뒤 어디까지 행동했느냐다. 링크만 열었는지, 개인정보를 입력했는지, 앱까지 설치했는지, 금융정보를 넘기거나 돈을 송금했는지에 따라 해야 할 조치가 달라진다.

택배만 조심하면 옛말…‘지금 확인하세요’로 움직이게 한다

요즘 스미싱은 택배뿐 아니라 과태료, 공공기관, 쇼핑, 지인 사칭까지 일상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스미싱(Smishing)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을 합친 말이다. 문자 속 인터넷주소(URL) 등을 통해 피싱사이트로 유인하거나 악성 앱을 설치하게 만들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빼내는 수법을 말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탐지·대응하는 스미싱도 택배나 청첩장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를 폭넓게 이용한다. 최근에는 QR코드를 악용하는 ‘큐싱’까지 대응 대상에 포함돼 있다.

추석을 앞두고 특히 주의할 유형 가운데 하나가 배송·통관 사칭이다. ‘주소 불일치로 배송이 중단됐다’, ‘해외직구 물품 통관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보관기간이 끝나간다’며 링크를 누르도록 유도한다. 실제 주문한 상품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경계심이 낮아질 수 있다.

과태료·범칙금·행정처분 등을 앞세운 공공기관 사칭형은 반대로 불안감을 건드린다. ‘교통법규 위반 사실 확인’, ‘미납 과태료 조회’처럼 당장 확인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다. 실제 기관명이나 대표번호처럼 보이는 정보가 표시됐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KISA는 올해 금융·공공기관 대표번호를 도용한 전화와 불법 문자 사례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명절 상품권이 도착했다’, ‘주문이 취소됐다’, ‘결제 오류를 확인하라’는 쇼핑·선물형, 가족이나 지인을 가장해 ‘사진을 확인해 달라’, ‘휴대전화가 고장 났으니 대신 결제해 달라’고 접근하는 방식도 있다.

문구는 달라도 공통점은 비슷하다. 수신자가 생각할 시간을 줄이고 특정 행동을 서두르게 만든다. 배송 취소, 미납, 계정 정지, 환불 마감처럼 긴급성을 강조한 뒤 링크 클릭이나 개인정보 입력, 앱 설치로 이어지게 한다.

따라서 ‘오타가 많으면 스미싱’, ‘해외번호면 스미싱’처럼 문자 모양만으로 판단하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살펴야 할 것은 이 문자가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는가다.

링크 누르기 전 10초…‘문자가 안내한 길’로 들어가지 않는다

의심 문자를 받았다면 링크를 누르기보다 평소 쓰던 공식 앱이나 사이트를 직접 열어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스미싱을 피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의심 문자가 도착했을 때 문자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택배 주소를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면 링크 대신 평소 사용하는 쇼핑몰이나 택배회사 앱을 직접 연다. 과태료나 범칙금이라면 문자에 붙은 주소가 아니라 해당 공공기관의 공식 앱이나 누리집을 직접 찾아간다.

첫 몇 초 동안에는 발신번호보다 문자가 행동을 재촉하는지부터 본다. ‘오늘까지’, ‘즉시 확인’, ‘미확인 시 취소’, ‘미납 시 처분’ 같은 표현으로 조급하게 만든다면 일단 멈추는 편이 안전하다.

그다음에는 문자 속 URL에 손대지 않는다. 의심된다면 자신이 이용한 공식 앱이나 누리집에서 배송·결제 내역을 우선 확인한다. 문자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주소’를 굳이 이용할 이유가 없다.

링크를 열었을 때 주민등록번호와 계정 비밀번호, 카드번호, 계좌정보, 본인확인 인증번호 등을 요구한다면 더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KISA 역시 휴대전화 번호와 아이디, 비밀번호 같은 개인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에만 입력하고 본인확인 인증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진짜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직접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카카오톡에서 ‘보호나라’ 채널을 추가한 뒤 ‘스미싱·피싱 확인서비스’에 의심 메시지를 입력하면 정상·주의·악성으로 판별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처음 접수된 메시지는 분석을 위해 ‘주의’로 표시될 수 있으며, 약 10분 뒤 다시 확인하면 정상 또는 악성 판정 결과가 제공된다.

기억할 원칙은 단순하다. 문자에 문제가 있다고 적혀 있더라도, 그 문자가 알려준 길로 해결하러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이미 눌렀다면? ‘클릭했나’보다 그다음 행동이 중요하다

스미싱 의심 링크를 눌렀다면 클릭 여부보다 개인정보 입력, 앱 설치, 금융거래 진행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의심스러운 링크를 이미 눌렀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황해서 휴대전화를 무조건 초기화하는 것이 아니다. 클릭 이후 무엇을 했는지를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링크만 열었다면> KISA에 따르면 현재 스미싱 대응 안내에서 문자에 포함된 URL을 클릭한 것만으로 악성 앱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주소를 통해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페이지를 열었다가 이상함을 느껴 바로 닫았고, 앱이나 파일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개인정보도 입력하지 않았다면 먼저 내려받은 파일이나 새로 설치된 앱이 없는지 확인한다. 모바일 백신 등을 이용한 보안 점검도 해볼 수 있다. 다만 링크 이후 파일 다운로드나 앱 설치, 각종 접근 권한 허용이 있었다면 다음 단계로 봐야 한다.

*개인정보를 입력했다면> 이름이나 전화번호뿐 아니라 아이디와 비밀번호, 신분증 정보 등을 입력했다면 단순 클릭보다 대응 범위를 넓혀야 한다. 계정 비밀번호를 입력했다면 해당 서비스의 공식 앱이나 사이트를 직접 열어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한다. 같은 비밀번호를 다른 서비스에서도 쓰고 있다면 함께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본인확인 인증번호나 신분증 정보까지 넘겼다면 명의도용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통신서비스 명의도용이 걱정될 경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의 명의도용방지서비스(Msafer)에서 자신의 명의로 개통된 통신서비스를 조회할 수 있다. 가입제한 서비스를 신청하면 제3자가 자신의 명의로 이동전화를 신규 개통하거나 번호이동·기기변경·명의변경을 하는 것도 사전에 제한할 수 있다.

*앱까지 설치했다면> 대응이 훨씬 급해진다. 악성 앱을 설치·실행한 것으로 의심되면 먼저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거나 스마트폰 전원을 끈다. 이후 금융회사 등에 연락할 때는 감염되지 않은 다른 휴대전화 등 안전한 통신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모바일 백신으로 점검한 뒤 악성 앱을 삭제하고, 삭제가 어렵다면 휴대전화 제조사 서비스센터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악성 앱이 설치돼 있던 스마트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했다면 금융거래에 사용한 인증정보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주소록을 탈취한 악성 앱이 지인에게 비슷한 스미싱 문자를 보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앱 감염이 확인됐다면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도 자신의 번호로 이상한 메시지가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좋다.

*금융정보를 입력하거나 돈까지 보냈다면> 이 단계에서는 휴대전화 정리보다 추가 금전 피해를 막는 조치가 먼저다. 카드정보가 노출됐다면 카드사에, 계좌정보가 노출됐거나 송금 피해가 발생했다면 거래 금융회사에 즉시 연락해 필요한 정지 조치를 문의한다.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면 경찰 신고도 서둘러야 한다.

현재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대표번호는 1394다. 경찰청은 올해 2월 기존 1566-1188에서 1394로 대표번호를 변경했으며, 보이스피싱 의심 단계부터 악성 앱 설치, 개인정보 유출 우려, 송금 직후까지 신고·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스미싱 의심 문자 확인·상담은 KISA 118을 이용할 수 있고, 전기통신금융사기 신고·상담은 1394에서도 받을 수 있다.

결국 스미싱 피해 뒤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링크를 눌렀나’ 하나가 아니다. 링크를 누른 뒤 무엇을 입력했고, 무엇을 설치했으며, 돈이 움직였는가까지 확인해야 대응 순서를 정할 수 있다.

[생활 TIP] 부모님 휴대폰, 추석 전에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명절 전 부모님의 휴대전화 보안 설정과 수상한 문자 대응 원칙을 함께 확인해두면 스미싱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고령의 부모가 있는 가정이라면 명절 전에 휴대전화 보안 설정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우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브라우저나 파일관리자 등을 통해 ‘알 수 없는 앱 설치’가 허용돼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 없는 권한은 꺼둔다. KISA도 명절 스미싱 대응 수칙에서 출처 불명 앱 설치 차단을 권고해 왔다. 기종과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설정 메뉴는 다를 수 있다.

평소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통신사를 통해 차단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카카오톡의 보호나라 채널을 미리 추가해 놓고 “수상한 문자가 오면 링크를 누르지 말고 여기에 붙여넣는다”는 원칙을 알려두는 것도 실용적이다.

가족 사칭에 대비해서는 별도의 기술보다 간단한 규칙이 효과적이다. 자녀나 손자가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 ‘급하게 송금해 달라’고 문자로 부탁하면 문자에 적힌 번호가 아닌 원래 저장돼 있던 가족 번호로 직접 전화해 확인한다.

명의도용 피해가 걱정된다면 Msafer의 이동전화 가입제한 서비스와 함께 금융권의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여신거래 안심차단도 활용할 수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수시입출식 계좌의 비대면 신규 개설을 막고,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신용대출·카드론·신용카드 발급 등 신규 여신거래를 제한하는 제도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9-03
[라이프 포커스] 보조배터리 뜨거운데 계속 써도 될까…배터리 ‘위험 신호’부터 폐기법까지
  •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전거까지…생활기기마다 쓰이는 배터리도 달라
  • 부풀음·이상 발열·냄새·변형 나타나면 사용 중단…방치한 기기도 점검해야
  • 비행기는 160Wh 이하 2개까지…열차·지하철도 대용량 배터리 반입 제한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 무선이어폰, 전기자전거 배터리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충전식 배터리는 종류와 용량이 제각각이다. 오래 사용하지 않은 제품도 부풀음이나 이상 발열 등 외형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책상 서랍을 열어보면 몇 년 전 사용하던 스마트폰 하나쯤은 쉽게 나온다. 여행 때 샀다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보조배터리, 오래된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까지 더하면 집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배터리가 잠들어 있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등 고용량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도 크게 늘었다.

이들 제품 상당수에 들어가는 것이 리튬이온 계열 배터리다. 작고 가벼우면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됐지만 충격이나 고온, 잘못된 충전 등으로 손상되면 발열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2020~2024년 국내 리튬이온배터리 관련 화재는 678건 발생했다. 전동킥보드가 48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자전거 111건, 휴대전화 4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소방청은 과충전과 충격에 의한 손상, 고온 환경 방치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다고 관리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방치했던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가 어느 날 부풀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배터리가 뜨거워지는 것은 어디까지 정상이고 언제부터 위험 신호로 봐야 할까. 오래된 배터리는 어떻게 버려야 하며, 비행기나 기차를 탈 때는 어느 정도 용량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건전지부터 전기자전거까지…‘배터리’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생활 속 배터리는 일회용 알카라인전지부터 충전식 니켈수소전지,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계 배터리까지 다양하다. 기기와 제품에 따라 배터리 종류와 규격도 달라진다. (이미지=AI로 생성)

생활 속 배터리는 크게 한 번 사용한 뒤 버리는 1차전지와 충전해 반복 사용하는 2차전지로 나뉜다. 리모컨이나 벽시계 등에 흔히 넣는 알카라인 건전지가 대표적인 1차전지다. 충전식 AA·AAA에 많이 쓰이는 니켈수소전지와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2차전지에 속한다.

요즘 생활 안전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대상은 리튬이온 계열이다. 같은 리튬이온 계열 안에서도 사용 목적과 소재, 형태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흔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서 볼 수 있는 ‘리튬폴리머’ 역시 생활제품에서는 넓은 의미의 리튬이온 계열 배터리로 이해하면 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뿐 아니라 무선청소기와 전동공구,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까지 다양한 제품이 이 계열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다만 같은 종류의 기기라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배터리 규격과 구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종류와 용량은 제품 표시나 사용설명서를 확인해야 한다.

배가 불룩하고 유난히 뜨겁다면…배터리가 보내는 ‘퇴장 신호’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가 부풀거나 평소보다 지나치게 뜨겁고 냄새·변색·누액 등이 나타난다면 사용과 충전을 중단해야 한다. 변형된 배터리를 억지로 누르거나 다시 충전해 상태를 확인하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급속충전을 할 때 기기가 따뜻해지는 것만으로 배터리 이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신호는 외형 변화다. 스마트폰 뒷판이나 화면이 들뜨거나 보조배터리 케이스 사이가 벌어지고, 노트북 하판이 부풀었다면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으로 눌러 원래 모양으로 되돌리거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다시 충전해서도 안 된다.

소방청 역시 사용 중 타는 냄새가 나거나 외형이 부풀고, 과도하게 열이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점검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변색이나 누액, 평소와 다른 소리까지 동반된다면 단순한 배터리 수명 저하와 구별해야 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예전보다 짧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곧 화재가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충·방전을 반복하면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문제는 급격한 성능 저하와 함께 부풀음이나 비정상적인 발열, 냄새, 변형 등이 나타나는 경우다.

충전 환경도 살펴야 한다. 침대나 소파, 이불 위처럼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고 주변에 불에 탈 물건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처럼 비교적 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은 현관이나 계단 등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해야 할 통로에서 충전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뜨거운 자동차 안이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장소에 보조배터리를 장시간 방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충전기 역시 제품 정격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고, 임의로 배터리팩을 개조하거나 손상된 배터리를 다시 충전해 상태를 시험하는 행동은 삼간다.

연기나 불꽃이 발생하거나 갑작스럽게 심한 열과 냄새가 난다면 기기를 손으로 들고 옮기려 하지 말고 사람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119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배터리가 빠지면 따로, 안 빠지면 통째로…폐기도 구분해야

배터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전자제품은 본체와 배터리를 나눠 지정된 수거함에 배출하고, 배터리 분리가 어려운 스마트폰 등 일체형 제품은 무리하게 뜯지 말고 제품 그대로 폐가전 수거 체계를 이용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다 쓴 배터리는 버릴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나 배터리가 들어 있는 전자제품을 일반 종량제봉투나 일반 재활용품에 섞어 버려서는 안 된다. 폐기물을 압축하거나 선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충격을 받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출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배터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전자제품은 배터리와 본체를 분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본체는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분리한 배터리는 소형전자제품·건전지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스마트폰처럼 사용자가 배터리를 분리하기 어려운 일체형 전자제품은 억지로 뜯지 말고 제품 그대로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배출한다.

폐가전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때 폐배터리와 초소형 전자제품을 함께 배출하는 방법도 있다. 중소형 폐가전은 가까운 폐가전 수거함을 이용하거나 5개 이상일 경우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배출 장소와 방식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자체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미 심하게 부풀었거나 파손·누액·이상 발열이 나타나는 배터리는 정상적인 폐배터리와 상태가 다르다. 무리하게 제품에서 꺼내거나 다른 배터리와 함께 수거함에 넣기보다 제조사 서비스센터나 관할 지자체에 처리 방법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기억할 것은 세 가지다. 배터리가 빠지면 분리해 배출하고, 빠지지 않으면 제품을 뜯지 말고 그대로 배출하며, 손상된 배터리는 임의로 처리하지 않는다.

비행기는 ‘160Wh 이하 2개’…기차·지하철도 대용량은 제한

비행기나 열차를 이용할 때는 보조배터리의 mAh뿐 아니라 Wh 표시와 반입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항공기에서는 보조배터리를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 없으며, 철도·지하철도 대용량 리튬배터리와 일부 전동 이동장치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집 밖으로 배터리를 가져갈 때는 용량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올해 항공기와 철도에서 리튬배터리 반입 규정이 잇따라 강화됐다.

지난 4월 20일부터 항공기에 반입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는 160와트시(Wh) 이하, 1인당 최대 2개로 제한됐다. 100Wh를 초과하고 160Wh 이하인 제품은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며 160Wh를 넘으면 반입할 수 없다.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하물에 넣을 수 없고 승객이 직접 휴대해야 한다.

또 단락 방지를 위해 단자에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배터리를 각각 비닐봉투·보호용 파우치에 보관해야 한다. 기내 선반에 넣어서도 안 되며 비행 중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제품에 밀리암페어시(mAh)만 표시돼 있다면 Wh = mAh × 전압(V) ÷ 1000으로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부 셀 정격전압이 3.7V인 2만mAh 배터리라면 약 74Wh다. 다만 제품마다 정격전압과 표시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계산값보다는 제품 본체에 표시된 Wh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차와 지하철도 지난 7월부터 기준이 강화됐다. 코레일은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열차와 코레일 광역철도에서 160Wh를 초과하는 휴대용 리튬배터리와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등 리튬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개인형 이동장치의 휴대를 제한하고 있다. 수도권전철과 대경선·동해선 등 코레일 광역철도에서는 열차뿐 아니라 역사 출입도 제한된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일반적인 소형 보조배터리는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도 지난 7월 1일부터 160Wh를 초과하는 대용량 리튬배터리와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전동휠 등 리튬배터리로 움직이는 이동장치의 역사와 열차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전동휠체어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수단은 예외다.

비행기와 열차 모두 핵심 숫자는 160Wh지만 규정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항공기는 160Wh 이하라도 최대 2개라는 수량 제한이 있고 100~160Wh 제품은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다. 반면 철도·지하철의 이번 조치는 주로 160Wh를 초과하는 대용량 배터리와 배터리 기반 이동장치를 대상으로 한다. 여행을 앞두고 단순히 ‘몇 mAh인지’만 볼 것이 아니라 Wh 표시와 이용할 교통수단의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집 배터리 1분 점검
□ 오래 사용하지 않은 스마트폰·태블릿·보조배터리의 외형이 부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 평소보다 지나친 발열이나 냄새·변색·누액이 나타나면 사용과 충전을 중단한다.
□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는 가연물이나 대피 통로 주변에서 충전하지 않는다.
□ 폐배터리와 배터리 내장 전자제품을 일반쓰레기나 일반 재활용품에 섞어 버리지 않는다.
□ 비행기·기차·지하철을 이용하기 전 배터리의 Wh 표시와 반입 기준을 확인한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24
[라이프 포커스] 바닷길·산길 달린 내 차 괜찮을까…여름휴가 끝나면 확인해야 할 자동차 점검법
  • 고속도로·산길 달렸다면 타이어·브레이크부터…진동·쏠림은 그냥 넘기지 말아야
  • 바닷가·비포장길 다녀왔다면 보이는 차체보다 ‘하부’…모래·진흙까지 제거해야
  • 냉각수·배터리·에어컨도 확인…휴가 갔다 왔다고 소모품 무조건 교체할 필요는 없어
장거리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차량은 겉으로 큰 이상이 없어 보여도 타이어와 브레이크, 엔진룸, 하부 등에 주행 피로와 오염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휴가 뒤에는 운행 환경에 맞춰 주요 부위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휴가가 끝나면 여행가방을 풀고 밀린 빨래부터 챙기게 된다. 하지만 수백㎞의 고속도로와 뜨거운 아스팔트, 굽이진 산길, 해안도로와 비포장 캠핑장까지 함께 다녀온 자동차는 그대로 일상으로 복귀하기 쉽다. 휴가지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차량 상태까지 평소와 같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올해처럼 폭염이 이어진 여름에는 장거리 주행 뒤 타이어와 냉각 계통 상태를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 역시 최근 여름철 장거리 고속주행에서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 수준보다 낮으면 마찰과 발열이 커져 타이어 손상 위험이 높아지고, 냉각 계통 이상은 엔진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휴가를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엔진오일이나 각종 필터를 일괄적으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가 어디를, 어떻게 달렸는지를 되짚어보고 평소에는 없던 흔적을 찾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오래 달렸다면 타이어를, 산길을 반복해서 오르내렸다면 브레이크를, 바닷가나 비포장길을 다녀왔다면 차체 하부를 먼저 살펴보는 식이다.

고속도로·산길 다녀왔다면 타이어와 브레이크부터

고속도로와 굽이진 산길을 장시간 달렸다면 타이어의 트레드 마모와 편마모 여부를 살피고 브레이크 상태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특히 제동 시 소음이나 진동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다면 정비 점검이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휴가 뒤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네 개의 타이어다. 차량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타이어 표면에 못이나 날카로운 물체가 박혀 있지는 않은지, 옆면이 갈라지거나 비정상적으로 볼록 튀어나온 곳은 없는지 확인한다. 한쪽 부분만 유독 많이 닳아 있는 ‘편마모’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

트레드 홈 사이에 있는 마모한계선도 확인 대상이다. 여름철에는 국지성 호우와 소나기가 잦아 도로에 물이 고이기 쉬운데, 타이어가 심하게 마모돼 배수 능력이 떨어지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막이 생기는 수막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빗길에서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마모한계선 점검이 필요하다.

공기압도 확인한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뒤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왔거나 특정 타이어의 공기압만 반복해서 떨어진다면 단순히 공기를 보충하는 데 그치지 말고 펑크나 밸브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공기압은 타이어 옆면에 표시된 ‘최대 공기압’이 아니라 차량 제조사가 제시한 권장값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차량별 권장 공기압은 일반적으로 운전석 도어를 열었을 때 센터 필러 등에 부착된 라벨이나 취급설명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이나 계곡으로 휴가를 다녀왔다면 브레이크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면 평소보다 높은 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주행으로 돌아온 뒤 브레이크를 밟을 때 이전에는 없던 긁는 소리나 진동이 생기거나, 제동할 때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고 페달 감각이 평소와 확연히 달라졌다면 점검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비포장길의 큰 요철이나 깊은 포트홀을 여러 차례 지났다면 직진 상태도 확인한다. 평평한 도로에서 핸들을 바로 두었는데 차량이 지속적으로 한쪽으로 흐르거나 핸들 위치가 이전과 달라졌다면 휠 얼라인먼트나 서스펜션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폭염 속 장거리 주행했다면 냉각수·오일은 ‘교체’보다 상태부터

폭염 속 장거리 주행을 마친 뒤에는 엔진이 충분히 식은 상태에서 냉각수 보조탱크의 수위와 오일, 배터리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뜨거운 상태에서 라디에이터 캡 등 냉각계통을 직접 여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폭염 속 고속도로 정체를 오래 경험했다면 보닛 안쪽도 한 번 살펴보자. 우선 확인할 것은 냉각수다.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엔진이 뜨거울 때 냉각 계통의 캡을 함부로 열지 않는 것이다. TS는 시동을 끄고 엔진이 충분히 식은 상태에서 냉각수 보조탱크를 확인하고, 냉각수 양이 제조사가 표시한 상·하한선 사이에 있는지와 색 변화나 이물질 혼입 여부를 살펴보도록 안내한다. 주행 중 냉각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간다면 안전한 장소에 정차한 뒤 점검을 받아야 한다.

휴가를 다녀왔다고 엔진오일을 곧바로 교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차량마다 엔진과 사용하는 오일이 다르고 제조사가 정한 정상·가혹 조건의 교환주기도 다르다. 대개는 엔진 종류에 따라 엔진오일과 필터의 교환주기를 주행거리와 기간을 기준으로 각각 정하고 있다.

따라서 휴가 후에는 교환부터 생각하기보다 차량의 정비 이력과 주행거리를 확인하고, 오일량이 급격하게 줄지는 않았는지, 주차한 자리 아래 새로운 누유 흔적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계기판에 엔진오일이나 냉각 관련 경고가 나타난 경우에는 임의로 보충을 반복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배터리도 증상 중심으로 보면 된다. 여행 전과 비교해 시동 모터가 힘없이 돌아가거나 한 번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전기장치 상태가 평소와 달라졌다면 배터리와 충전 계통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휴가를 다녀왔다는 사실 자체가 배터리 교체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에어컨 역시 마찬가지다. 여름 내내 장시간 가동했다면 송풍량이 눈에 띄게 줄었거나 이전에 없던 냄새가 생겼는지, 냉방 성능이 떨어졌는지 먼저 확인한다. 공조장치용 에어필터는 차량별 정비주기를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일부 기아 차량은 공조장치용 에어필터를 1만5000㎞ 또는 12개월마다 교체하도록 안내하며, 먼지가 많은 비포장도로를 장기간 주행했다면 더 자주 상태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즉 휴가 후 에어컨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필터나 다른 부품부터 교환하기보다는 필터 오염, 증발기 오염, 냉매나 공조 계통 이상 등 원인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바닷가·캠핑장 다녀왔다면 ‘보이는 차체보다 아래’를 살펴야

바닷가나 비포장 캠핑장을 다녀온 차량은 차체 겉면뿐 아니라 휠하우스와 하부에 남은 염분, 모래, 진흙 등을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부 오염물을 오래 방치하면 부식이나 부품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휴가 뒤 차량 관리에서 놓치기 쉬운 곳이 차체 하부다. 특히 바닷가 주변을 오랫동안 달렸거나 해안 주차장에 차를 세워뒀다면 염분을 머금은 오염물이 차체에 달라붙을 수 있다. 비포장 캠핑장이나 계곡길에서는 진흙과 모래, 작은 돌이 휠하우스나 차량 밑부분에 남기도 한다.

이런 오염물을 장기간 방치하면 차체 관리에 좋지 않은 만큼 바닷가나 비포장도로를 다녀왔다면 휠하우스와 차체 하부에 흙·모래·진흙 등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도어 하단이나 배수구 주변에 오물이 쌓여 있지 않은지도 살펴본다.

다만 하부를 세척할 때는 차량별 취급설명서의 세차 지침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고압세차는 무조건 하부에 강하게 분사하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제조사에 따라 차량 하부에 고압수를 직접 분사하지 않도록 안내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차량에는 범퍼와 차체 곳곳에 카메라·레이더·초음파센서 등 각종 전자장치도 설치돼 있다. 고압세차를 할 때 카메라나 센서 또는 그 주변부에 직접 고압수를 분사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하부나 휠하우스의 오염물을 제거할 때도 자신의 차량에 맞는 세차 방법을 확인하고, 고압수를 센서나 전기·전자부품에 집중적으로 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실내 역시 한 번 정리해볼 만하다. 해수욕장에서 사용한 젖은 수건이나 아쿠아슈즈, 계곡에서 사용한 돗자리와 물놀이 용품이 트렁크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높은 습도와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바닥 매트가 젖었다면 꺼내 충분히 건조한 뒤 다시 설치한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라고 기본 점검에서 예외는 아니다. 엔진오일이 없는 전기차라도 타이어와 브레이크, 차체 하부, 공조 계통과 12V 보조배터리 등은 여전히 점검 대상이다. 다만 고전압 배터리와 고전압 전기 계통은 사용자가 직접 분해하거나 손대지 말고, 경고등이나 충전·주행 관련 이상이 나타날 경우 제조사 정비 절차에 따라 점검받는 것이 원칙이다.

*휴가 끝난 뒤 ‘5분 자동차 점검’

휴가 후 자동차 관리에 거창한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차를 세워놓고 평소와 달라진 부분이 없는지만 확인해도 이상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타이어 — 못이나 상처, 측면 부풀음, 편마모가 없는지 확인한다.
  • 공기압 — 경고등이 켜졌거나 특정 바퀴의 공기압이 반복해서 떨어지지 않는지 본다.
  • 브레이크 — 제동할 때 새로운 소리·진동·쏠림이 생겼는지 확인한다.
  • 차량 하부 — 바닷가나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모래·진흙 등 오염물이 남아 있지 않은지 살핀다.
  • 냉각수 — 엔진이 충분히 식은 뒤 보조탱크의 냉각수 양과 상태를 확인한다.
  • 주차 자리 — 차량을 이동한 뒤 바닥에 평소 없던 액체가 떨어져 있지는 않은지 본다.
  • 시동 — 이전보다 늦게 걸리거나 힘없이 걸리는 현상이 반복되는지 확인한다.
  • 에어컨 — 송풍량·냉방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새로운 냄새가 나는지 확인한다.
  • 실내·트렁크 — 젖은 매트나 물놀이 용품을 꺼내 완전히 말린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14
[라이프 포커스] 태극기 어디에 어떻게 달까…아파트·주택·차량별 광복절 게양법과 의미
  • 1882년 등장해 독립운동 상징으로…태극·건곤감리에 담긴 뜻
  • 광복절은 ‘경축일’…현충일처럼 조기로 달면 안 돼
  • 아파트 난간부터 차량까지 위치 달라…비바람 심하면 내리는 게 원칙
광복절을 앞두고 아파트, 주택, 차량 등 생활 공간 곳곳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오는 15일은 제81주년 광복절이다. 1945년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것을 기념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국경일이다. 올해도 전국 곳곳에 태극기가 걸리겠지만 막상 집에서 직접 달려고 하면 생각보다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오른쪽과 왼쪽 중 어느 곳에 달아야 하는지, 비가 내려도 괜찮은지, 현충일처럼 깃발을 조금 내려야 하는지부터 명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태극기는 단순히 국경일마다 꺼내 드는 국기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손에 들렸고 3·1운동 당시에는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한 목판까지 만들어졌다. 독립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태극기 목판’에는 태극 문양과 4괘가 새겨져 있다. 전국으로 번진 만세운동에서 그만큼 많은 태극기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81년 전 광복 소식이 퍼진 뒤 거리로 나선 사람들의 손에도 태극기가 있었다. 과거의 만세운동에서 오늘날 아파트 베란다와 주택 대문까지 태극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광복절 태극기는 언제, 어디에, 어떤 방법으로 다는 것이 맞을까.

1882년 기록에 등장한 태극기…네 모서리 ‘건곤감리’의 의미는

태극기는 흰색 바탕과 가운데 태극 문양, 네 모서리의 건·곤·감·이 4괘로 구성된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해 온 민족성을 나타낸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파란색의 음과 빨간색의 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나타낸다. 대립되는 두 기운이 조화를 이루며 만물이 생성되고 발전한다는 의미다. (이미지=AI로 생성)

오늘날 태극기로 이어지는 역사에서 중요한 시점 가운데 하나는 1882년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일본으로 가면서 ‘태극·4괘 도안’의 기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고종은 1883년 3월 6일 왕명으로 태극과 4괘가 그려진 태극기를 국기로 제정·공포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국기를 만드는 세부 방법까지 정해지지 않아 형태가 조금씩 다른 태극기가 사용됐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제작법을 통일할 필요성이 커졌고, 1949년 10월 15일 ‘국기제작법고시’를 통해 태극기 제작 방법을 통일했다. 이후 2007년 「대한민국국기법」이 제정되면서 제작과 게양, 관리 등에 대한 기준도 법률로 체계화됐다.

태극기는 흰색 바탕과 가운데 태극 문양, 네 모서리의 건·곤·감·이 4괘로 구성된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해 온 민족성을 나타낸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파란색의 음과 빨간색의 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나타낸다. 대립되는 두 기운이 조화를 이루며 만물이 생성되고 발전한다는 의미다.

네 모서리에 자리 잡은 선들도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세 개의 이어진 선으로 이뤄진 건괘는 ‘하늘’, 세 줄이 모두 끊어진 형태의 곤괘는 ‘땅’을 의미한다. 감괘는 ‘물’, 이괘는 ‘불’을 뜻한다. 하늘과 땅, 물과 불이라는 서로 다른 요소가 하나의 깃발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태극기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독립기념관에는 3·1운동 당시 태극기를 대량 제작하는 데 사용한 목판을 비롯해 의병과 독립운동 과정에서 사용된 여러 태극기가 남아 있다.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독립운동가들에게 태극기는 되찾아야 할 국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기능했다.

광복절에는 끝까지 올려 단다…현충일과 헷갈리지 말아야

광복절 태극기는 조기가 아닌 경축일 방식으로, 깃봉 끝까지 올려 게양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태극기를 꺼냈다면 먼저 광복절의 성격부터 구분해야 한다. 광복절은 3·1절,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과 함께 국경일이다. 따라서 조의를 나타내는 날이 아니라 경축일 방식으로 태극기를 단다.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이 깃봉과 깃면 사이의 간격이다.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르면 경축일과 평상시에는 깃봉과 깃면 사이를 떼지 않고 태극기를 게양한다. 반면 현충일이나 국가장 기간처럼 조의를 표할 때는 깃면의 세로 길이만큼 깃봉에서 내려 조기로 단다. 깃대가 짧은 경우에는 태극기가 바닥에 닿지 않는 범위에서 조기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내려 단다. 광복절에 태극기를 조기로 다는 것은 올바른 게양법이 아니다.

시간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안내한 가정의 권장 게양시간은 1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그렇다고 오후 6시가 되면 법적으로 반드시 태극기를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라 태극기는 매일 24시간 게양할 수 있다. 밤에도 계속 달 경우에는 적절한 조명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가 온다고 무조건 태극기를 내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기준은 ‘비가 오느냐’가 아니라 태극기가 훼손되거나 국기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악천후인가다. 행정안전부는 심한 비나 바람 등으로 국기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달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일시적인 악천후라면 잠시 내렸다가 날씨가 갠 뒤 다시 달면 된다.

특히 이번 광복절은 비 소식도 들려오는 만큼 고층 아파트에서는 국기 자체뿐 아니라 깃대와 국기꽂이의 고정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느슨하게 고정된 깃대가 강풍에 떨어지면 보행자나 아래층 세대에 위험을 줄 수 있다. 행정안전부도 고층건물 난간에 설치한 태극기가 강풍으로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아파트는 밖에서 봤을 때 ‘중앙 또는 왼쪽’…차량도 위치가 있다

아파트 난간, 주택 대문, 차량 전면 왼쪽 등 장소별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태극기 게양 위치. (이미지=AI로 생성)

태극기를 다는 위치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기준은 ‘밖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이라면 집 밖에서 바라봤을 때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태극기를 단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도 원칙은 같다. 집 밖에서 바라봤을 때 각 세대 난간의 중앙이나 왼쪽에 게양하면 된다. 흔히 집 안에서 베란다를 바라보면서 왼쪽과 오른쪽을 판단하기 쉽지만 기준이 반대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아파트 가운데에는 세대별 국기꽂이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그렇다고 태극기를 달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세대별 국기꽂이가 설치되지 않은 공동주택의 경우 각 동의 지상 출입구에 게양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주택 구조상 정해진 위치에 달기 어렵다면 위치를 조정하거나 태극기를 창문이나 현관문 등에 부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가나 사무실 등 주택이 아닌 일반 건물은 기준이 조금 다르다. 건물 전면 지상의 중앙이나 왼쪽, 옥상 중앙, 차양시설 위 중앙 또는 주된 출입구 위 벽면 중앙 등에 게양할 수 있다. 건물 구조 때문에 해당 위치가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차량에도 태극기를 달 수 있다. 자동차는 차량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에 게양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차량 구조상 해당 위치에 설치하기 어렵다면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운전 중 게양할 경우에는 시야를 가리거나 깃대가 이탈하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식 게양 위치는 차량 전면 기준 왼쪽으로 정해져 있다.

태극기의 상태도 살펴야 한다.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심하게 오염됐거나 찢어진 태극기를 그대로 다시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행정안전부는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를 지방정부 민원실이나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국기수거함에 넣도록 안내하고 있다.

광복절 태극기,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 광복절에는 조기로 달지 않는다.

광복절은 경축일이다. 깃봉과 깃면 사이를 떼지 않고 태극기를 올려 단다.

□ 아파트에서는 집 밖에서 바라본다.

난간의 중앙이나 왼쪽이 원칙이다. 국기꽂이가 없거나 구조상 어렵다면 위치를 조정하거나 창문·현관문 등에 부착할 수 있다.

□ 가정 게양 안내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다.

제81주년 광복절 가정 게양 권장시간이다. 다만 태극기는 법적으로 매일 24시간 게양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적절한 조명을 해야 한다.

□ 비보다 ‘훼손 가능성’을 본다.

가벼운 비가 온다고 무조건 내리는 것은 아니다. 강한 비·바람으로 태극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게양하지 않거나 잠시 내렸다가 날씨가 갠 뒤 다시 단다.

□ 차량은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이다.

차량 구조상 어려우면 위치를 조정할 수 있으며 주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안전하게 고정해야 한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10
[라이프 포커스] 더위 꺾이니 모기가 온다…지금 없애야 할 집 주변 번식처
  • 38도 폭염 지나자 낮아진 기온…‘더울수록 모기 많다’ 단순 공식은 틀렸다
  • 화분 받침만 볼 게 아니다…정화조·배수구·작은 용기가 숨은 번식처
  • 고인 물 버렸다고 끝?…일주일에 한 번 ‘비우고 씻고 뒤집고 막기’
폭염이 한풀 꺾이자 집 주변 고인 물의 환경에서 모기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몇 주째 이어지던 폭염이 한풀 꺾였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 7일 38.0도까지 치솟았지만 8일 36.8도, 9일에는 31.6도로 내려왔다. 밤낮없이 에어컨을 틀어야 했던 때와 비교하면 아침저녁 공기부터 달라졌다고 느낄 만하다.

더위가 누그러졌다고 함께 관심에서 지워서는 안 될 불청객이 있다. 모기다. 올여름 폭염 속에서 모기가 예년보다 눈에 덜 띈다고 느꼈다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기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무조건 늘어나는 곤충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일정 수준을 넘어선 극단적인 고온에서는 일부 모기의 개체수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그렇다고 폭염이 끝나면 곧바로 모기가 급증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기온과 함께 ‘물’이다. 기온이 낮아지고 비나 생활용수로 집 주변에 고인 물이 생긴 뒤 며칠씩 사라지지 않는다면 모기가 번식할 공간도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서울시 모기예보도 모기가 사라진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시 평균 모기활동지수는 지난 6일 45.8로 2단계 ‘관심’을 기록했고, 7일에는 50.1로 3단계 ‘주의’까지 올라갔다. 8일 40.5, 9일 46.0으로 다시 ‘관심’ 단계가 됐지만 여전히 생활 주변의 고인 물을 점검해야 하는 수준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날아다니는 모기 한두 마리를 잡는 데만 집중하는 일이 아니다. 다음 모기가 태어날 장소부터 없애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소는 의외로 집 가까이에 있다.

더우면 모기 많다?…38도 폭염은 모기에게도 버겁다

모기는 더울수록 무조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온과 주변 물 환경에 따라 활동과 번식 조건이 달라진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이면 흔히 ‘날씨가 더울수록 모기도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기온은 모기의 성장과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온도가 계속 올라간다고 모기 개체수도 끝없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천 도시지역과 강화지역에서 기온과 모기 개체수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빨간집모기(Culex pipiens)의 개체수가 연구 모델상 평균기온 약 23.5도에서 가장 많았고, 극단적으로 높은 온도에서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 종류와 서식 지역에 따라 영향을 받는 온도도 달랐다.

핵심은 ‘모기는 무조건 더울수록 많다’는 단순한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폭염이 모기에게도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지만, 더위가 꺾였다고 모기의 계절까지 끝났다는 뜻도 아니다.

모기의 유충과 번데기는 물속에서 자란다. 극심한 폭염에는 작은 용기에 고인 물이 빠르게 증발할 수 있지만, 기온이 내려가고 비가 내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물이 새로 고이고 쉽게 마르지 않는 공간이 늘어나면 그곳이 다시 번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커다란 웅덩이만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도심에서 흔히 발견되는 빨간집모기는 정화조나 인공용기처럼 유기물이 있는 작은 고인 물에서도 서식한다. 3월부터 발생해 11월까지 관찰되는 만큼 한여름 폭염이 끝났다고 방제를 멈추기에도 이르다.

서울시 역시 모기 발생 ‘관심’ 단계에서 생활 주변에 방치된 용기의 물을 비우도록 안내한다. 지수가 높아지면 주택 옥상의 빗물통에 뚜껑을 설치하고 단독주택 정화조 환기구에는 모기망을 설치하도록 권고한다.

결국 늦여름 모기를 줄이고 싶다면 살충제를 찾기에 앞서 집 주변에서 ‘물이 며칠씩 머무는 곳’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화분보다 놓치기 쉬운 곳…‘작고 어둡고 잘 마르지 않는 곳’을 찾아라

화분 받침뿐 아니라 우산꽂이, 배수구 주변, 물뿌리개, 작은 용기처럼 작고 잘 마르지 않는 곳도 모기 번식처가 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집 주변 모기 번식처를 점검하라고 하면 가장 먼저 화분 받침을 떠올린다. 물을 준 뒤 받침에 물이 남았다면 당연히 비워야 한다. 하지만 점검이 화분에서 끝나면 의외의 번식처를 놓칠 수 있다.

먼저 베란다와 다용도실의 배수구 주변을 살펴보자. 배수구로 물이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머리카락이나 먼지, 낙엽 등으로 물길이 막혀 주변 홈에 물이 며칠씩 남아 있는지가 중요하다. 청소용 대야나 물통을 배수구 위에 두면서 물이 빠지는 길을 막고 있는 경우도 있다.

모기에게 중요한 것은 물의 양보다 ‘물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느냐’다. 비가 온 뒤 우산을 세워두는 우산꽂이도 확인할 만하다. 젖은 장우산을 그대로 꽂아놓으면 바닥에 생각보다 많은 물이 모일 수 있다. 야외에 둔 물뿌리개와 양동이, 빈 화분, 장난감, 물놀이 용품처럼 입구가 위를 향한 물건도 마찬가지다. 작은 그릇이나 컵 정도의 공간이라도 물이 계속 남아 있다면 일부 모기에게는 충분한 산란 장소가 될 수 있다.

에어컨 실외기 주변도 ‘실외기’보다 그 주위를 보자. 실외기 자체가 모기의 번식처라는 의미는 아니다. 주변에 버려둔 용기나 빗물이 빠지지 않는 홈, 물이 들어간 통이 있다면 별도의 번식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옥상에 빗물통이 있다면 물을 매번 버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모기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뚜껑을 제대로 닫는 것이 중요하다.

단독주택이나 저층 주택에서는 정화조도 점검 대상이다. 빨간집모기는 정화조처럼 유기물이 풍부한 고인 물에서도 서식한다. 그렇다고 정화조 내부를 개인이 직접 청소하거나 약품을 넣을 필요는 없다. 뚜껑과 구조물에 틈이 없는지 살피고, 외부와 연결된 환기구나 배관 입구를 모기가 통과하기 어려운 촘촘한 망으로 막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아파트 고층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모기가 반드시 우리 집에서 태어나야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베란다와 다용도실의 고인 물을 치우는 동시에 찢어진 방충망, 방충망과 창틀 사이의 틈, 외부와 이어지는 배수관 주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물만 버리고 끝냈다면 절반만 한 것…‘용기 벽’을 씻어라

고인 물은 버리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용기 안쪽 벽까지 씻고 뒤집어 보관해야 모기 알과 유충 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모기 관리에서 의외로 자주 놓치는 순간은 고인 물을 발견한 다음이다. 물을 쏟아버렸으니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모기 종류에 따라서는 물만 버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숲모기류(Aedes)의 일부 종은 물 위에 알을 띄우는 대신 물이 담긴 용기 안쪽 벽, 수면 바로 위쪽에 알을 붙인다. 알은 벽면에 단단하게 붙어 물이 사라진 뒤에도 상당 기간 살아남을 수 있다. 같은 용기에 비나 생활용수가 다시 차면서 알이 물에 잠기면 부화할 조건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고인 물 관리는 ‘버리기’보다 ‘비우고 씻기’가 한 세트다. 화분 받침이나 물통에서 물을 버렸다면 안쪽 벽과 바닥까지 솔이나 수세미로 한 번 문질러 씻은 뒤 말리는 것이 좋다. 사용하지 않는 통은 입구가 위로 향한 채 세워두지 말고 거꾸로 뒤집어 다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물을 저장해야 해 매번 비울 수 없는 용기도 있다. 빗물통이나 생활용수 저장 용기가 대표적이다. 이런 곳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약품을 임의로 붓기보다 뚜껑을 빈틈없이 닫거나 성충 모기가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촘촘한 망으로 입구를 차단하는 것이 먼저다.

관리 주기는 ‘일주일에 한 번’을 기억하면 쉽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물을 담을 수 있는 양동이와 화분, 장난감 등의 용기를 일주일에 한 번 비우고 문질러 씻은 뒤 뒤집거나 덮도록 안내한다. 고인 물을 한 번 치웠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물이 생겼는지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이런 관리가 단순히 잠을 방해하는 모기 몇 마리를 줄이는 문제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17일 대구지역에서 채집된 빨간집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자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올해는 기존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뿐 아니라 도심에서 흔히 발견되는 빨간집모기까지 병원체 감시 대상에 포함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집 안 곳곳에 살충제를 무조건 많이 뿌릴 필요는 없다. 생활공간에서 할 수 있는 관리의 출발점은 성충 한 마리를 계속 뒤쫓는 것보다 알과 유충이 자랄 수 있는 물을 없애는 것이다. 물을 없앨 수 없다면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그다음이다.

폭염이 한풀 꺾였다고 여름이 끝난 것은 아니다. 모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조금씩 선선해져 베란다와 집 주변을 정리하기 좋은 지금이 다음 모기가 태어날 장소를 먼저 없애기 좋은 때다.

이번 주말 살충제를 꺼내기 전에 집 안팎을 한 바퀴 돌아보자. 찾아야 할 것은 거창한 웅덩이가 아니다. ‘작고, 물을 담을 수 있고, 며칠 지나도 잘 마르지 않는 곳’이다.

*우리 집 모기 번식처, 이것만은 확인하자*

☐ 화분 받침은 물만 버리지 말고 안쪽 벽과 바닥까지 씻는다.

☐ 비 온 뒤 우산꽂이 바닥에 물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 베란다·다용도실 배수구 주변 홈에 물이 고여 있지 않은지 살핀다.

☐ 물뿌리개·양동이·빈 화분 등 사용하지 않는 야외 용기는 뒤집어 둔다.

☐ 장난감·물놀이 용품처럼 빗물을 담을 수 있는 물건도 확인한다.

☐ 옥상·마당의 빗물통은 뚜껑을 닫거나 촘촘한 망으로 막는다.

☐ 단독주택은 정화조 뚜껑·환기구·배관의 틈을 살핀다.

☐ 방충망의 찢어진 곳뿐 아니라 창틀과 만나는 틈도 확인한다.

☐ 일주일에 한 번 ‘비우기→씻기→뒤집기→막기’를 반복한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31
[라이프 포커스] 전기요금보다 먼저 볼 건 ‘과열’…폭염 속 집 안 전기화재 막는 법
  • 폭염특보 이후 하루 평균 화재 증가…여름철 전기적 요인이 주요 원인
  • 에어컨·멀티탭·충전기 장시간 사용 때 발열과 접촉 불량 살펴야
  • 자동 차단 제품도 보조수단…정격용량·안전인증 확인이 우선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전기요금뿐 아니라 전선과 플러그, 모터 내부에 쌓이는 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에어컨과 선풍기, 제습기, 공기청정기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 휴대용 선풍기까지 충전해야 하는 기기도 늘었다.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전기요금뿐 아니라 전선과 플러그, 모터 내부에 쌓이는 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소방청은 폭염 장기화로 화재 위험이 커지자 28일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올해 폭염특보 발효 전인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하루 평균 84건이었던 화재는 특보 발효 뒤인 10일부터 27일까지 96.1건으로 14.4%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여름철에는 연평균 8828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전기적 요인이 평균 35%가량을 차지했다.

전기화재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전에 발열과 냄새, 변색, 이상 소음 같은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전기제품이 원래 뜨거워지는 것이라 여기거나, 멀티탭에 빈자리가 남았다는 이유로 여러 가전을 계속 연결해 사용하는 습관이다.

멀티탭의 빈자리보다 ‘정격용량’을 먼저 봐야

멀티탭을 사용해야 한다면 제품에 표시된 정격전류와 최대 허용 전력을 확인하고, 여러 멀티탭을 연달아 연결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멀티탭에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여러 개라고 해서 모든 자리를 사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연결한 가전제품의 소비전력 합계가 멀티탭의 허용 범위를 넘으면 전선과 접속부에 열이 쌓인다.

에어컨 등 소비전력이 큰 가전은 제품 설명서의 연결 기준을 확인하고, 단독 콘센트 사용이 권고된 제품은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야 한다. 멀티탭을 사용해야 한다면 제품에 표시된 정격전류와 최대 허용 전력을 확인하고, 여러 멀티탭을 연달아 연결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플러그와 콘센트 사이에 먼지와 습기가 쌓이는 것도 위험하다. 미세한 전류가 먼지 표면을 따라 흐르면서 접속부가 탄화되는 ‘트래킹’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탭을 침대 밑이나 커튼 뒤에 가려 두기보다 통풍되고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는 편이 안전하다.

콘센트가 누렇게 변했거나 플러그가 헐겁게 끼워지거나 쉽게 빠지는 경우, 꽂을 때 불꽃이 반복해서 보이는 경우에는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손으로 만졌을 때 지나치게 뜨겁거나 타는 냄새와 ‘지지직’ 소리가 나는 것도 교체가 필요한 신호다. 손상된 전선을 테이프로 감아 계속 사용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실외기·선풍기·환풍기, 열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야

에어컨은 실내기 필터뿐 아니라 실외기 주변도 점검해야 한다. 실외기실의 환기창을 닫아 놓으면 뜨거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내부 온도가 높아진다. 실외기 주변의 종이상자와 비닐봉지, 헌 옷 등 불이 붙기 쉬운 물건을 치우고, 열기와 바람이 배출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최근 5년간 에어컨과 선풍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184건으로 집계됐다. 에어컨 화재의 약 79%, 선풍기 화재의 약 68%는 전기적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노후 전선과 접촉 불량, 과부하, 모터 과열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에어컨은 실내기 필터뿐 아니라 실외기 주변도 점검해야 한다. 실외기실의 환기창을 닫아 놓으면 뜨거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내부 온도가 높아진다. 실외기 주변의 종이상자와 비닐봉지, 헌 옷 등 불이 붙기 쉬운 물건을 치우고, 열기와 바람이 배출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선풍기는 뒤쪽 모터 덮개에 먼지가 쌓이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회전할 때 평소와 다른 소음과 진동이 생기거나 모터 부분이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사용을 멈추는 것이 좋다. 날개가 제대로 돌지 않는데도 계속 켜 두면 모터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진다.

주방과 욕실의 환풍기도 마찬가지다. 내부에 먼지와 기름때가 쌓이면 열 배출이 어려워진다. 환풍기 소리가 커졌거나 회전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면 단순한 노후화로 넘기지 말고 청소와 점검이 필요하다.

침대 위 충전은 금물…배터리 주변부터 비워야

충전 중인 기기를 이불이나 소파·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고, 불이 붙었을 때 침구류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조배터리, 무선 이어폰, 휴대용 선풍기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고온과 충격, 내부 손상 등에 취약하다.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내부 반응이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열폭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충전 중인 기기를 이불이나 소파·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고, 불이 붙었을 때 침구류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충전은 평평하고 단단하며 통풍이 되는 장소에서 하고, 주변의 종이와 옷, 커튼 등 가연물을 치워야 한다.

잠든 시간이나 외출 중 장시간 충전하는 습관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가 부풀었거나 충격을 받아 찌그러진 경우, 충전 중 평소보다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경우에는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피복이 벗겨진 충전 케이블이나 기기에 맞지 않는 충전기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한여름 밀폐된 차량 안에는 보조배터리나 휴대용 선풍기, 스마트폰 등의 제품을 장시간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자동 차단’ 제품도 정격용량과 인증부터 확인

전기제품의 과부하와 과열을 감지해 전원을 끊거나 화재를 일찍 알려주는 안전 보조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전기제품의 과부하와 과열을 감지해 전원을 끊거나 화재를 일찍 알려주는 안전 보조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이런 장치가 올바른 사용법을 대신할 수는 없다. 멀티탭에 여러 가전을 무리하게 연결한 뒤 자동 차단 기능만 믿는 것은 안전한 사용법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과부하가 발생하면 전원을 차단하는 멀티탭을 활용할 수 있다. 제품을 고를 때는 개별 전원 스위치의 유무보다 과부하 차단 기능과 정격전류, 최대 허용 전력을 먼저 확인하고, 과열 차단 기능은 해당 제품이 실제로 지원하는지 제품 표시를 살펴야 한다. 에어컨처럼 소비전력이 큰 제품은 고용량 멀티탭이라도 제조사의 연결 기준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벽면 단독 콘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원을 끄거나 사용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스마트 플러그도 외출 뒤 전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모든 제품이 냉방기기와 제습기 같은 고전력 가전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 기능과 별개로 제품의 정격용량과 KC 표시, 인증·신고번호를 확인하고, 고전력 가전은 제조사가 연결을 허용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배선 손상이나 접촉 불량으로 생기는 아크·전기불꽃을 감지해 전원을 차단하는 아크차단기도 있다. 분전반과 배선에 설치하는 장치는 가정에서 임의로 교체하지 말고, 기존 배선과 차단기 용량을 전문가에게 점검받은 뒤 설치해야 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나 열 등을 감지하면 경보음을 울려 화재 사실을 알린다. 통신 기능이 있는 제품도 있지만, 스마트폰 연동 여부보다 감지 성능과 경보음, 배터리 교체 시기가 중요하다. 멀티탭과 스마트 플러그 등 전기용품은 KC 표시와 인증·신고번호를 확인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는 형식승인번호와 제품검사 합격 표시를 살펴야 한다.

타는 냄새가 난다면 원인 찾기보다 전원 차단부터

차단기가 반복해서 내려간다면 전기설비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차단기를 다시 올려 억지로 사용하지 말고 연결된 제품을 분리한 뒤 원인을 점검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콘센트에서 이상 소리가 나거나 타는 냄새가 나고, 차단기가 반복해서 내려간다면 전기설비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차단기를 다시 올려 억지로 사용하지 말고 연결된 제품을 분리한 뒤 원인을 점검해야 한다.

불꽃이나 연기가 보이지 않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 제품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거나 분전반 차단기를 내린다. 다만 젖은 손으로 플러그와 차단기를 만져서는 안 되며, 이미 연기와 불길이 번졌다면 전원을 차단하려고 화재 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전원이 연결된 전기제품에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초기 진화가 가능한 작은 불은 소화기에 표시된 적용 화재 유형을 확인해 대응하되, 불길이 커지거나 연기가 빠르게 차오르면 즉시 대피해 119에 신고해야 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불꽃이 사라진 뒤에도 내부에 열이 남아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화재가 난 배터리를 맨손으로 들거나 실외로 옮기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화재 사실을 알린 뒤 즉시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폭염 속 전기화재를 막는 일은 거창하지 않다. 과열된 멀티탭을 교체하고, 실외기실 환기창을 열고, 침대 위에서 충전 중인 기기를 평평하고 단단한 곳으로 옮기는 데서 시작한다. 자동 차단 제품을 활용하더라도 정격용량과 안전 인증·승인 표시를 확인하고, 타는 냄새와 이상 발열을 당연하게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폭염 속 우리 집 전기화재 점검표

□ 에어컨 등 고전력 가전은 제품 설명서에 따라 벽면 단독 콘센트에 연결한다.

□ 멀티탭의 정격용량과 연결한 가전의 소비전력을 확인한다.

□ 멀티탭을 여러 개 이어 붙이거나 문어발식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 변색·그을음·이상 발열이 있는 콘센트와 멀티탭은 교체한다.

□ 에어컨 실외기실의 환기창을 열고 주변 가연물을 치운다.

□ 선풍기와 환풍기 모터 주변의 먼지를 제거한다.

□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를 침대나 소파 위에서 충전하지 않는다.

□ 외출하거나 잠들 때는 충전을 중단한다.

□ 과부하 차단 제품의 정격용량과 KC 표시, 인증·신고번호를 확인한다.

□ 분전반 안전장치는 전문가에게 점검받는다.

□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작동 상태와 배터리를 확인한다.

□ 타는 냄새와 이상 소음, 반복적인 차단기 작동을 방치하지 않는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23
[라이프 포커스] 여름휴가 전 잊으면 안되는 ‘집 비우기’ 체크리스트…냉장고·전기·택배·창문까지
  • 냉장고 무조건 끄면 안 돼…상하기 쉬운 음식·쓰레기부터 정리
  • 전기·가스·수도 ‘꺼야 할 것과 남겨둘 것’ 구분해야
  • 택배 쌓이고 여행사진 실시간 공개하면 ‘빈집 신호’…스마트홈도 보안 점검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짐뿐 아니라 며칠 동안 비워둘 집도 점검해야 한다. 냉장고와 전기·가스·수도부터 창문, 택배와 스마트홈 보안까지 무엇을 끄고 무엇을 유지할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이달 마지막 주부터 8월 초까지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이어진다.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하고 여행가방까지 챙겼다면 준비가 끝난 것 같지만, 정작 출발 직전까지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며칠 동안 사람 없이 남겨질 ‘집’을 어떻게 두고 갈 것인지다.

사람이 떠난 뒤에도 집은 멈추지 않는다. 냉장고는 계속 돌아가고 전기제품은 콘센트에 연결돼 있다. 음식물 쓰레기나 개봉한 식품이 남아 있으면 귀가 후 악취와 함께 벌레를 마주할 수 있고, 현관 앞에 택배가 며칠씩 쌓이면 집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드러낼 수도 있다. 여기에 여름철 갑작스러운 집중호우와 강풍까지 겹치면 제대로 닫지 않은 창문이나 베란다 물건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한 보안업체가 최근 자사 보안서비스 이용 고객 75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3%가 올여름 휴가나 장기 외출로 집을 비울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1인 가구가 휴가 중 가장 걱정하는 문제로는 ‘문 앞 택배 도난’이 가장 많이 꼽혔다. 특정 보안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한계는 있지만, 이는 휴가 준비가 여행지뿐 아니라 비어 있는 집의 안전관리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집도 ‘휴가 모드’로 바꿔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모든 전원을 끄고 냉장고를 비우거나 창문을 조금 열어두는 식의 획일적인 방법이 정답은 아니다.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끄고, 무엇은 계속 작동시켜야 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장고부터 쓰레기통까지…‘돌아와서 후회할 것’부터 비워라

휴가 전에는 남은 조리음식과 개봉 식품 등 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냉장·냉동식품이 남아 있다면 냉장고 전원을 유지하고 음식물 쓰레기와 배수구 찌꺼기, 젖은 빨래와 물기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휴가를 앞두고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냉장고다. 우선 휴가 기간 안에 품질이 떨어지거나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식품부터 확인한다. 먹다 남은 조리식품이나 국·찌개, 개봉한 우유와 유제품, 두부, 손질한 채소와 과일 등이 우선 대상이다. 당장 먹지 못할 식품은 냉동 가능한지 확인해 소분하고, 애매하게 남은 소량의 음식은 무리하게 보관하기보다 출발 전에 처리하는 편이 낫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냉장고를 4℃ 이하, 냉동고를 -18℃ 이하로 설정하고 냉기가 원활하게 순환하면서 식품을 지나치게 가득 채우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햄·두부 등 개봉한 식품은 되도록 빨리 섭취하고,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육류 등은 냉동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식품의 소비기한 역시 표시된 보관방법을 지켰을 때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냉장고만 살피고 끝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며칠 뒤 집에 돌아왔을 때 먼저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냄새’일 가능성이 크다. 음식물 쓰레기통과 일반 쓰레기통을 비우고 싱크대 배수구와 음식물 거름망에 남은 찌꺼기를 제거한다. 커피 찌꺼기나 과일 껍질처럼 수분이 많은 부산물도 남겨두지 않는 것이 좋다. 세탁기 안에 젖은 빨래가 들어 있거나 식기세척기 내부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한다. 욕실 바닥과 젖은 발매트도 충분히 말려두면 장기간 문을 닫아놓는 동안 생기는 냄새와 습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요즘식 휴가 팁 | 출발 직전 주요 점검 대상은 ‘사진 한 장’

출발 직전 가스밸브와 인덕션·전기레인지, 창문, 냉장고 문 등 주요 점검 대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여행 중 ‘가스는 잠갔나’ ‘창문은 닫았나’처럼 기억이 불분명해졌을 때 마지막 점검 상태를 다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 냉장고나 온도 알림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를 사용한다면 장기간 외출 중 온도 이상 알림 기능이 켜져 있는지도 미리 확인해 둔다.

전기 다 끄면 끝?…‘뽑을 것’과 ‘남겨둘 것’을 나눠라

집을 오래 비울 때는 사용하지 않는 가전의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분리하는 것이 좋지만, 냉장고나 원격 보안장비처럼 계속 작동해야 하는 기기도 있다. 스마트홈을 이용한다면 공유기 연결과 기기 보안 상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집을 비울 때 흔히 하는 조언 중 하나가 ‘전기를 모두 끄고 가라’는 것이다. 방향은 맞지만 실제 가정에서는 조금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집을 장시간 비울 경우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분리하는 것을 기본적인 전기안전 수칙으로 안내해 왔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폭염 기간 냉방기기 과부하와 실외기, 노후 전기설비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보고 여름철 전기안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TV와 컴퓨터, 모니터, 전기포트, 헤어드라이어, 충전기처럼 휴가 중 사용할 일이 없는 제품은 플러그를 뽑아두는 편이 좋다. 여러 제품이 연결된 멀티탭도 그대로 방치하기보다 어떤 기기에 전원이 계속 필요한지 확인한 뒤 불필요한 전원은 차단한다.

반대로 냉장고와 냉동고는 식품이 들어 있다면 계속 작동해야 한다. 홈 CCTV나 도어캠, 침입 감지센서, 스마트홈 허브 등 원격 보안장비도 전원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해 작동하는 장비라면 공유기까지 꺼버리는 순간 원격 확인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냉장고나 보안장비처럼 계속 작동해야 하는 기기가 있다면 메인 차단기를 일괄적으로 내리기보다 필요한 전원은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가전과 회로를 개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전기제품을 점검했다면 다음은 가스와 수도다. 가스레인지 사용을 마친 뒤 가스 중간밸브를 잠갔는지, 인덕션이나 전기레인지 전원이 꺼졌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세탁기와 식기세척기처럼 급수호스가 연결된 설비 주변에 누수 흔적이 없는지도 살핀다.

장기간 집을 비운다고 수도 주 밸브를 일률적으로 잠그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보일러나 정수기, 자동급수장치 등 급수와 연동되는 설비가 있다면 해당 제품의 사용설명서나 관리 지침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별도의 급수가 필요한 설비가 없다면 장기 부재 중 누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도 차단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요즘식 휴가 팁 | 스마트플러그·센서로 ‘원격 확인’하되 보안부터

스마트플러그를 사용하면 일부 가전의 전원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거나 원격 차단할 수 있다. 문열림 센서나 도어캠, 온습도 센서도 집을 오래 비울 때 유용하다. 다만 이런 기기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IP카메라와 공유기 등 IoT 기기에 초기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안전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며, 펌웨어와 보안 업데이트를 최신 상태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휴가지에서 집 안을 확인하려고 설치한 카메라가 오히려 보안 취약점이 되지 않도록 출발 전에 계정 비밀번호와 업데이트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원격 보안장비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공유기를 끌 것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도어캠이나 일부 스마트센서의 원격 알림 기능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 하나가 ‘빈집’을 알려준다…창문·현관·SNS까지 점검

휴가 기간 현관 앞에 택배나 우편물이 계속 쌓이면 장기 부재를 드러내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출발 전 배송 일정을 확인하고 창문과 베란다를 점검하며, 여행 기간과 위치를 SNS에 실시간으로 과도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도 빈집 관리의 한 방법이다. (이미지=AI로 생성)

현관문을 잘 잠그는 것만으로 빈집 관리가 끝나지는 않는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현관 앞에 택배나 우편물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며칠 동안 같은 자리에 놓여 있는 물건은 사람이 집을 비웠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 전 온라인 쇼핑 주문 내역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휴가 기간과 배송 예정일이 겹친다면 주문 시기를 조정하고, 이미 발송된 상품은 이용 중인 쇼핑몰이나 택배서비스에서 배송일 변경이나 보관 장소 지정 기능을 지원하는지 살펴본다. 정기배송 식품이나 생수, 신문 등 반복적으로 도착하는 물품도 일시 중지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한다.

공동주택이라면 무인택배함을 활용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웃에게 수령을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현관 비밀번호처럼 주거 보안과 직결되는 정보를 불필요하게 공유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창문도 중요한 체크 대상이다. 여름에는 ‘집이 습해질 것 같으니 창문을 조금 열어둘까’ 고민할 수 있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는 상황에서는 방범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집중호우와 강풍까지 고려해야 한다.

국민재난안전포털과 기상청의 태풍 행동요령은 강풍에 날릴 가능성이 있는 외부 물건을 미리 제거하거나 실내로 옮기고, 창문틀과 유리창 사이에 틈새가 없는지 확인해 유리가 창틀에 고정돼 흔들리지 않도록 보강할 것을 권고한다. 베란다의 가벼운 화분이나 빨래건조대, 캠핑용품 등도 강풍에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면 실내로 들여놓는 편이 안전하다.

창문을 통한 환기보다 출발 전에 집 안의 습기 발생원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젖은 빨래를 남기지 않고 욕실 물기를 제거하며, 필요하다면 제습제 등을 활용한다. 단, 제습기처럼 물통이 차는 가전을 사람이 없는 집에서 장시간 무인 운전하려면 제품 사용설명서와 안전수칙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현대의 빈집 관리에서 하나 더 놓치기 쉬운 것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오늘부터 일주일 제주 여행’ ‘드디어 출국’ 같은 게시물에 위치와 여행 기간까지 실시간으로 공개하면 자신의 부재 일정을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여행사진을 공유하고 싶다면 계정 공개 범위를 확인하거나 정확한 일정·위치가 드러나는 게시물은 귀가 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에스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8.2%가 휴가지에서 올린 SNS 게시물이 집이 비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인식했고, 23.7%는 이를 우려해 휴가 사진 게시를 의도적으로 늦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택배와 우편물뿐 아니라 온라인에 남긴 ‘디지털 흔적’까지 빈집 관리의 범위에 들어온 셈이다.

*요즘식 휴가 팁 | 집을 ‘스마트 휴가 모드’로 바꾸는 다섯 가지

휴가 전 스마트홈 기능을 사용한다면 몇 가지 설정만으로 빈집 관리가 한결 편해질 수 있다.

첫째, 도어캠이나 현관 센서의 이상 움직임 알림을 켜둔다.

둘째, 원격 확인이 필요한 IoT 기기는 공유기와 연결 상태를 확인한다.

셋째, 필요 없는 가전은 스마트플러그로 전원을 차단하되 냉장고 같은 필수 가전은 연결하지 않는다.

넷째, 쇼핑몰과 택배 앱의 배송 알림을 켜고 휴가 기간 도착 예정 물품을 미리 확인한다.

다섯째, 홈 CCTV·도어캠 등 연결형 보안기기의 계정 비밀번호와 보안 업데이트 상태를 여행 전에 점검한다.

기술이 있다고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기·문·창문을 직접 확인하는 물리적 점검’과 ‘원격 알림을 활용하는 디지털 관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출발 10분 전 다시 보는 ‘집 비우기 체크리스트’

출발 직전에는 사용하지 않는 가전과 가스·수도 상태, 냉장고와 보안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 창문과 현관 잠금까지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요 점검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두면 여행 중 다시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여행 출발 당일에는 짐과 시간에 쫓겨 평소라면 놓치지 않을 것도 깜빡하기 쉽다. 체크는 전날과 출발 직전으로 나누는 편이 효과적이다.

출발 전날

□ 냉장고 속 조리음식·개봉 식품·소비기한과 보관 상태 확인

□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식품은 미리 섭취하거나 냉동·폐기

□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배출

□ 싱크대 배수구·음식물 거름망 청소

□ 세탁기 안 젖은 빨래 확인

□ 욕실·발매트 등 물기 제거

□ 택배·정기배송·신문 등 도착 일정 확인

□ 베란다 화분·건조대 등 강풍 위험 물건 정리

□ 스마트홈·도어캠·센서 보안 업데이트 확인

출발 직전

□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플러그 분리

□ 멀티탭과 충전기 전원 확인

□ 냉장고·냉동고 정상 작동 확인

□ 가스 중간밸브·인덕션·전기레인지 전원 확인

□ 수도꼭지와 세탁기 급수 주변 누수 확인

□ 홈 CCTV·도어캠·공유기 연결 확인

□ 택배 배송 알림 설정 확인

□ 창문·베란다문·보조잠금장치 확인

□ 현관문 잠금 확인

□ 여행 일정·위치가 SNS에 과도하게 공개되지 않았는지 확인

마지막으로 현관문을 나서기 전에는 ‘불·물·불·문’ 네 글자를 떠올려보자.

불필요한 전기 ‘불’은 껐는지, 수도 ‘물’은 새지 않는지, 가스 ‘불’은 잠갔는지, 마지막으로 창문과 현관 ‘문’은 닫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휴가는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지만, 마음 편한 휴가는 집을 제대로 비워둔 순간부터 시작된다. 냉장고부터 콘센트, 수도와 가스, 택배와 창문, 이제는 스마트홈과 SNS까지. 여행가방을 다 쌌다면 현관문을 닫기 전 단 10분만 집을 돌아보자.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가장 반가운 것은 여행 전 모습 그대로 안전하게 기다리고 있는 집일 수 있다.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