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올해 연례 개발자 행사 I/O 2026에서 AI가 사용자 대신 직접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Agentic)’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5월 19~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의 키워드는 단연 ‘에이전트’였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기조연설 첫머리에서 제미나이 앱 월간 활성 이용자가 9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수치다. 월간 처리 토큰 수는 9조 7,000억 개에 달한다.

백그라운드에서 24시간 혼자 일한다…’제미나이 스파크’ 공개
이번 발표의 핵심은 ‘제미나이 스파크’다. 기존 챗봇이 질문을 받아야 비로소 움직였다면, 스파크는 다르다. 사용자가 한 번 지시를 내려두면 AI가 백그라운드에서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등의 작업을 장시간 자율 수행한다. 구글은 이를 ‘상시 실행형 AI 에이전트’라고 불렀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노트북을 닫거나 스마트폰 화면이 잠긴 상태에서도 작업은 멈추지 않는다. 지메일, 구글 문서, 프레젠테이션 등 구글 워크스페이스 전반과 연동된다. 이번 주 일부 테스터를 대상으로 배포를 시작하며, 다음 주 미국 내 AI 울트라 구독자를 위한 베타 버전이 열린다.
제미나이 3.5 플래시·옴니 동시 출시…속도·영상 생성 모두 잡았다
스파크와 함께 신규 모델 2종도 공개됐다. ‘제미나이 3.5 플래시’는 다른 프런티어 모델 대비 최대 4배 빠른 응답 속도를 구현했다. 이날부터 제미나이 앱과 구글 검색 AI 모드에 기본 탑재됐다. 구글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하루 5,000억 개 수준이었던 내부 처리 토큰이 현재 하루 3조 개 이상으로 늘었으며, 이 수치는 수 주마다 두 배씩 증가해 왔다.
‘제미나이 옴니’는 텍스트·이미지·영상 등 어떤 형태의 입력값이든 원하는 결과물로 변환하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영상 제작과 편집에 특히 강점을 뒀으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됐다.
검색도 에이전트로 진화…맞춤형 대시보드까지 자동 생성
검색 영역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구글은 검색에 ‘정보 에이전트’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필요한 순간 원하는 정보를 찾아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백그라운드에서 24시간 작동이 가능한 개인화 에이전트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제미나이 3.5 플래시와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 ‘안티그래비티’를 결합해 검색이 사용자의 질문에 맞는 대시보드나 트래커를 직접 구축해 주는 기능도 선보였다. 이 생성형 UI 기능은 이번 여름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월 15만 원 ‘AI 울트라’ 신설…오픈AI 요금제 정면 겨냥
구독 체계도 전면 개편했다. 개발자·크리에이터·전문가를 겨냥한 월 100달러(약 15만 원)짜리 신규 ‘AI 울트라’ 요금제를 새로 내놨다. 기존 최상위 플랜이었던 AI 울트라 250달러는 200달러로 인하했으며, AI 프로 대비 20배 더 넉넉한 이용 한도를 유지한다.
과금 방식도 바뀐다. 기존 ‘일일 프롬프트 횟수 제한’에서 실제 연산량 기준인 ‘컴퓨팅 사용량’ 모델로 전환하며, 사용 한도는 5시간 단위로 갱신된다. 업계에서는 오픈AI 챗GPT 플러스·팀 요금제를 겨냥한 가격 전략으로 읽고 있다.
개발자 생태계도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편
개발자 환경도 손봤다.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 ‘안티그래비티 2.0’과 구글 AI 스튜디오 기능 확장이 함께 공개됐다. 제미나이 API에는 ‘관리형 에이전트’가 새로 도입됐다. 단 한 번의 API 호출로 추론, 툴 사용, 코드 실행이 가능한 에이전트를 즉시 가동할 수 있다.
이번 I/O 2026은 모델 공개에 그치지 않고 검색·영상·업무 도구·개발 환경·요금제까지 AI 중심으로 일괄 재편했다는 점에서 생성형 AI 시장의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오픈AI, 앤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경쟁사들도 에이전트형 AI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빅테크 간 플랫폼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