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2022-04-15 14:56

‘검수완박’ 여론 정반대, 왜?

[미디어토마토] 찬성 46%, 반대 38% [리얼미터] 찬성 38%, 반대 52%

김철주

검수완박논란이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4자 성어처럼 보이는 이른바 검수완박’(檢搜完剝)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2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을 4월 중에 서둘러 처리하기로 당론을 채택하면서 사태의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검수완박 법안 강행은 대선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고문을 지키기 위한 '방탄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 강력하게 반발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당론 채택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측근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검수완박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은 격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렇다면 검수완박에 대한 국민 여론은 어떠한가? 인터넷 매체 뉴스토마토와 에너지경제신문이 발빠르게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난 14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들 두 매체의 검수완박관련 찬반 여론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인터넷매체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보도한 내용을 보면, 민주당의 검수완박추진에 대해 찬성 46%, 반대 38%로 찬성 여론이 8%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리얼미터에 조사를 의뢰해서 보도한 에너지 경제신문에 따르면 검수완박찬성 38%, 반대 52%로 반대 여론이 오히려 14% 포인트 더 높았다.

검수완박에 대한 여론의 진실은 무엇인가? 여론은 분명 하나일 텐데 서로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이를 근거로 기사를 쓴 언론 매체가 국민들에게 오히려 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미디어토마토와 리얼미터 두 조사기관의 여론조사는 표본선정이나 조사방법, 조사기간, 응답률 등을 비교해 보면 아래 표에서 보듯이 사실상 동일한 조건에서 이루어진 조사라 할 수 있다.

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

리얼미터

조사표본

전국 1,000

무선 100% (RDD)

전국 1,000

무선 90%, 유선 10% (RDD)

조사방법

자동응답(ARS) 조사

자동응답(ARS) 조사

조사기간

2022412~13

2022413

응답률

4.7%

4.4%

 

문제는 질문내용의 차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두 조사기관의 질문내용을 비교해 보면, 미디어토마토는 검수완박에 대한 찬반 여론이 아니라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에 대한 찬반 여론을 묻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미디어토마토 질문 내용>

3. 현안 질문입니다. 이른바 검수완박이라 표현되는 기소권 및 수사권 분리 방침에 대해 선생님께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

검찰의 기소권 및 수사권 분리에 찬성한다면 1

검찰의 기소권 및 수사권 분리에 찬성한다면 2

잘 모르겠다면 3번을 눌러주세요

 

이와는 달리 리얼미터의 질문내용은 아래와 같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찬반 여론을 묻고 있다.

<리얼미터 질문 내용>

4. 귀하께서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선택지 1~2번 로테이션)

찬성한다면 1

반대한다면 2

잘 모르겠다면 3번을 눌러 주세요

 

두 조사기관의 질문내용를 비교해 보면 미디어토마토의 질문은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방침에 대해 질문한 것이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여론을 파악하는 질문으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언론 보도를 할 경우에도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에 대한 찬반 여론으로 보도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가 곧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의미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방침에 대해 찬성하지만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는 반대하는 의견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검수완박이라는 단어가 규정하는 프레임이 검찰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의미를 부가함으로써 검수완박에 대한 찬반 여론을 물을 경우 찬성 응답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질문내용이나 보기 문항의 미묘한 차이가 응답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침으로써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기관의 질문 설계나 언론사의 보도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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