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민연금 제도는 '기금 소진 위기'와 '부실한 소득보장'이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발표한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 추이'를 보면 2018년 추계 기준 국민연금 고갈시점은 2057년이다. 현재 열심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젊은 층들이 30여년 후에 정년이 돼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요즘의 저출산 트렌드를 감안하면, 기금 고갈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체 연금 수령자는 582만1천915명으로 매년 5%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57만1천945원이다.
현 시점에서 연금액이 월 100만원 넘는 수령자는 46만6천613명으로 전체 수령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의 연금으로는 노후보장이 안된다는 불만이 나오는 건 당연한 얘기다.
이같은 현실에서 연금제도 개혁은 ‘재정안정화’와 ‘적정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서로 방향이 다른 두가지 목표를 두고 딜레마에 처해 있다.
1988년 연금제도가 도입된 이래 1998년과 2007년에 전개된 두 차례의 연금 개혁은 대체로 재정안정화에 무게를 둔 '모수개혁'이었다.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예고한 연금개혁 방안도 우선 '모수개혁'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수개혁이란 국민연금 제도의 틀은 유지하면서 보험료율(월 소득의 9%)와 소득대체율(40%), 의무가입기간, 수급개시 연령(올해기준63세) 등을 조정하는 개혁 방식이다.
한마디로 국민연금을 "많이 내고, 늦게 받는 방식"으로 개혁함으로써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민들이 선호하는 연금개혁 방안은 무엇인가?
중앙일보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16~17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0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제도의 "현행 유지"를 선호하는 응답자의 4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연금 수급 연령 늦추는 방안"이 좋겠다는 응답이 25%, "보험 납부액을 늘리는 방안" 13%, "연금수령액을 줄이는 방안" 10% 등의 순으로 개혁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연금제도 개혁으로 놓고 "현행 유지" 43% vs "어떤 방향이든 개혁" 48%로 국민여론은 팽팽하게 엇갈리는 양상이다.
개혁을 선호하는 응답자 가운데는 "연금 수급 연령 늦추는 방안"에 대한 선호가 25%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보험 납부액을 늘리거나 연금 수령액을 줄이는 것보다는 연금 받는 시기를 늦추는 게 더 낮다는 생각이 좀더 우세해 보인다.
국민연금 개혁은 국민의 인식과 여론의 향배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만큼 정부의 신중한 결정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