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정제·화학 수급 차질에 부품사 화재 복합 작용… 3개월 만에 감소세 전환
- 5월 소비·기업심리 급반등에 원료 확보 속도… 수출호조 바탕 개선세 재개 청신호

그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국내 산업활동 주요 지표가 지난달 큰 폭의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외교적 돌발 악재가 겹치며 일시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던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하며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4% 증가하며 기조적인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내수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물 경제 전반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생산 부문의 하락은 대외 리스크와 돌발 사고가 맞물린 결과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는데, 지정을학적 리스크인 중동전쟁의 여파로 석유정제와 화학제품의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점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여기에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완성차 공급망에 일시적인 생산 정체가 발생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전월 1.5% 급증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인해 1.0% 감소하며 조정을 받았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해 비교적 양호한 펀더멘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행됐다.
지출 측면의 지표들도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6% 크게 감소했다. 이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차량용 연료 소비 둔화와 함께, 지난 3월 대형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착 효과가 소멸된 탓이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사 화재 여파가 내수 출하 감소로 이어진 점도 부진을 심화시켰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 역시 지난 2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던 급증세의 기저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각각 3.6%, 1.4% 조정받으며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경제 당국은 이번 조정을 장기 정체의 신호탄이 아닌 일시적인 기술적 후퇴로 판단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5월부터는 확연한 반등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동발 리스크 직후 급랭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 99.2에서 5월 106.1로 기준선인 100을 훌쩍 뛰어넘으며 큰 폭으로 반등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기업심리지수 실적치 역시 43개월 만에 최고치인 98.9를 기록하는 등 민간과 기업 전반에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재점화되고 있다.
수급 안정화와 속보 지표의 흐름도 이러한 5월 개선세 재개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정부와 산업계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원유와 나프타 등 필수 원자재 공급 물량을 예년 대비 90% 수준까지 확보하며 중동발 원료난의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실물 지표의 선행 지표라 할 수 있는 통관 수출은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64.8% 폭증하며 쾌조의 흐름을 보였고, 같은 기간 자본재 수입도 30.0% 증가했다. 미래 건설 경기를 가늠하는 건설수주액 역시 4월에 전년 대비 39.3% 급증하는 등 인프라와 무역 전선 전반이 강한 복원력을 시연하고 있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른 환경이다.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고, 국제 유가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의 체감 물가와 민생 부담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고유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유류세 지원 및 공급망 다변화 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민생 물가 조기 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촉진해 대외 충격이 국내 실물 내수로 전이되는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전방위로 집중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