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5월 20일부터 이틀간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관광"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45.1%였다고 한다. 반면 "외교"라는 답변은 43.6%,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3%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조사를 수행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은 73.6%가 외교라고 응답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의 79.1%는 관광이라고 응답했다"며 "국민들 사이에선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까지는 외교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외교와 상관없이 마지막 날 타지마할을 방문한 것은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조금 더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어떤 이슈든 궁금한 건 참을 수 없다면 이해하고 또 받아들일 수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의견을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사안이라면 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된 회고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영부인 단독 외교'라고 언급해 외유 논란이 불붙었다고 한다. 과연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에게 물어봐야 할 주요 이슈였을까.
여론조사의 기본 중 기본은 조사자가 아니라 응답자를 더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문지와 표본추출은 물론 조사 주제와 관련해서도 그렇다.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일반 국민에게 과거 대통령 부인의 해외 방문이 ‘외교’ 일환이었는지 ‘관광’ 목적이었는지 얼마나 그리고 왜 중요한가. 관심은 고사하고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그저 여론조사를 기획하고 실시 보도하는 사람들끼리의 얄팍한 관심사에 불과하다. 정파적 견해를 수집해 당파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이나 해외 방문 및 출장 일정은 대개 비슷할 것이다. 꼭 필요한 업무 중간에 힐링 차원의 관광이 보상처럼 따라붙는다. 비중의 차이가 있겠지만, 업무와 관광 둘 다를 포함하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관광’ 45.1%, ‘외교’ 43.6%라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굳이 “김정숙 여사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단 생각이 좀 더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도 억지스럽다. 오차범위 내에서 두 응답에 차이가 없으므로 국민들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외교와 상관없이…”라고 했는데, 조사기관 대표의 주관적 생각을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잘못도 범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자들의 무관심과 무응답이 자료의 신뢰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 공중파 3사의 22대 총선 예측조사에 포함된 사전투표자 대상 여론조사에서의 사전투표 응답과 실제 사전투표율이 크게 차이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 누적된 불신과 무관심으로 인해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응답자와 그렇지 않은 응답자 간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여론조사 응답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여론답지 못한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사가 이처럼 계속된다면 응답자들의 무관심과 거절은 점점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