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2023-04-24 09:53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어떤 조사가 믿을 만한가?

조사기관 마다 서로 다른 질문방식, 조사방법 이해해야 정치권, 언론이 조사결과 ‘아전인수 해석’으로 혼란 부추겨

신창운

대통령 지지율을 둘러싼 뉴스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일 같이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진다거나 너무 조사가 잦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지율을 비롯한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여론을 정기적으로 조사 발표하는 기관이 그리 많은 건 아니다.

어떤 곳이 있고, 특징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해당 조사기관이 가장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한국갤럽조사,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 리얼미터조사 등 3개가 국내 정치현안에 관해 가장 대표할 만한 조사라 할 수 있다. 

먼저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2012년 1월 이후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이라는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매주 조사결과를 발표해 왔다.  최근 갤럽은 매주 화,수,목요일 3일 동안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금요일 오전 10시에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표본추출 방식은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여기에 유선전화 RDD 5%를 포함하고 있다. 휴대전화 95%와 집전화 5%를 병행한다는 뜻이다.  이 때 응답률은 8~9% 수준으로 대체로 10%를 넘기진 못하는 편이다.

한국갤럽은 대통령 지지율을 물어볼 때 '3점 척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조사와 다르다.  대부분의 조사들이 '매우 잘한다-잘하는편이다- 못하는 편이다- 매우 못한다‘로 구분되는 4점 척도를 쓰는데 비해, 갤럽은 '잘하고 있다-잘못하고 있다’ 중에서 선택하도록 한 후에 ‘어느 쪽도 아니다’와 ‘모름/응답 거절자’를 대상으로 1회 추가 질문을 해서 지지 여부를 다시 물어보고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중간 응답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4점 척도로 지지율을 묻는 다른 조사기관의 조사결과에 비해 긍정 및 부정 응답의 수치가 다소 낮게 나올 수 있다.       

다음으로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는 2020년 7월 이후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조사다.  전국지표조사는 격주에 한번씩  2개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번갈아 가면서 월, 화, 수요일 3일 동안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서 목요일 오전 11시에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지표조사는 역사는 짧지만 가장 정확한 조사를 발표하겠다는 취지로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 프레임으로 사용하는 가장 '비싼 비용'을 들이는 여론조사다. 

SKT, KT, LGU+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리스트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서 조사하기 때문에 응답률이 20% 수준에 이른다.  지역· 성· 연령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는 가상번호에 기반해서 표본을 추출하기 때문에 응답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응답자의 지역· 성· 연령 할당 비율을 모집단 구성비와 거의 동일하게 일치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응답률과 가중치 비율이 '질좋은 조사'를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여긴다면 전국지표조사가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세번째로는 리얼미터조사로 2005년 12월 부터 정례조사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역사가 가장 길다. 초창기에는 자동응답방식(ARS)으로 매주 표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받표했지만, 최근에는 매주 월, 화, 수, 목, 금요일 5일 동안 매일 500명씩 조사한 후에 그 다음 주 월요일 오전 7시에 표본 2,500명 대상의 조사결과를 '미디어트리뷴'이라는 매체를 통해 공표하고 있다. 

리얼미터조사의 표본 추출은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추출하는 방식이며 유선전화 RDD 3%를 포함시키고 있다. 무선전화 RDD 95%와 유선전화 RDD 5%를 병행하는 한국갤럽 표본추출 방식과 동일하다. 

한국갤럽이나 전국지표 조사가 전화면접방식의 조사인데 비해 리얼미터 조사는 자동응답방식(ARS) 조사라는 점이 가장 커다란 차이점이다. 리얼미터는 ARS조사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응답률이 3%대 수준이다.  응답률로 '질좋은 조사'를 판정한다고 하면 리얼미터 조사가 가장 불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리얼미터 조사는 표본이 2,500명으로 가장 클 뿐 아니라 매일 500명씩 조사하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 리얼미터조사 등 3개 조사는 전통이나 조사방법과 조사 결과의 안정성 면에서 국내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조사로 손꼽을 수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표본의 대표성 측면에서 볼 때 '전국지표조사'는 그 어느 여론조사보다도 믿을 만하다. 

한국갤럽조사, 전국지표조사, 리얼미터조사 외에도 최근들어 매주 발표되는 조사들이 있다. 

'미디어토마토'라는 조사기관이 매주 월, 화, 수요일 3일 동안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후 금요일에  '뉴스토마토'라는 매체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또한 '알앤써치'라는 기관이 매주 일, 월요일 이틀동안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서 수요일에 '뉴스핌'이라는 매체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와 알앤써치가 실시하는 조사는 ARS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해 10월 이후 방송인 김어준씨가 새로 설립한 '여론조사꽃'이라는 조사기관이  매주 토, 일요일 이틀 동안 조사를 실시한 후 그 다음 주 화요일에 유튜브를 통해 조사결과를 공표한다.  '여론조사꽃'의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와 무선전화 RDD방식을 이용한 ARS조사가 같은 기간에  각각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눈여겨 볼 만하다. 

하지만, 미디어토마토, 알앤써치, 여론조사꽃의 조사 결과는 현재로서는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 밖에도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정당지지도를 포함한 정치와 선거 현안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 발표하는 조사기관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 기관들의 조사결과는 보고서와 질문지 두 가지 형태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으므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4월 한 달 동안 여심위 홈페이지에 1회 이상 조사결과를 공개 발표한 적이 있는 기관은 앞에서 언급한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 리얼미터, 미디어토마토, 알앤써치, 여론조사꽃 등을 제외하고도 8곳이 더 있다.  가나다 순으로 국민리서치, 넥스트리서치, 리서치뷰, 여론조사공정, 애브리씨앤알, 조원씨앤아이, 한길리서치,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 등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들이 발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지지율과 정당지지율을 매주 발표하는 조사는 5개 정도다.  그 밖에 10개 정도의 조사기관들이 격주, 격월 또는 비정기적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셈이다. 

여론조사가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루 한번 꼴로 발표되는 대통령지지율, 정당지지율 등의 조사결과 수치가 제각각인 게 문제다.  대통령 지지율만 보더라도 어떤 조사에서는 30%대 인데 또 다른 조사에서는 20%대로 나타나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게다가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조사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 국민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기 일쑤다.      

정당지지율의 경우는 조사기관이나 조사방법에 따라 정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오는데 비해 또 다른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걸 볼 수 있다. 국민들의 눈에 비친 여론조사는 한마디로 '들쭉날쭉 엉망진창'이다.    

정치권에선 여론조사 결과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자기 편에 유리하면  '좋은 조사'고 불리하면 '나쁜 조사'로 낙인찍으며 여론조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론조사에 대한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일반 국민들이 여론조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여론조사 리터러시'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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