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2024-01-25 11:28

대통령 직무 부정평가와 ‘비관적 경제전망’의 동조화(Coupling) 현상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58%…새해 경제 나쁠 것 55% 지역별, 세대별 이념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동조화’ 경향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오르면 경제전망도 나아질 수 있다”

이민하

우리 국민들의 새해 경제전망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아니면 유의미한 관계가 없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의 부정평가는 동조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경제전망에 대한 여론조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25일 이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떨 것으로 보는냐는 물음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5%로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불과했고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은 26%였다.

이번 조사에 나타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직무평가는 '잘한다' 32%, '잘못한다' 58%로 부정평가가 훨씬 높았다. 부정평가 수치는 국가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55%)과 비슷하게 나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지역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와 국가경제 비관적 전망이 58%로 똑같았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영남지역에서는 경제전망도 긍정적으로 보는데 비해, 대통령 긍정평가가 낮은 호남지역에서는 경제전망 역시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경제전망 인식에 투영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세대별 차이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 상대적으로 긍정평가가 높은 60,70대 고연령층의 경우 경제전망이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이 각가 47%, 37%로 그밖의 다른 연령층의 부정적 응답(53~683%)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연령층은 높고 고연령층에선 낮은 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와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정치적 이념성향별로 보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보수 37%, 중도 64%, 진보 85%)가 이념성향별 경제전망에 대한 부정평가(보수 40%, 중도 60%, 진보 70%)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 이후 줄곧 이어지고 있다. 임기를 시작한 5월에는 첫 출발에 기대감 때문에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40%(좋아질 것 25%)였지만, 한달 뒤인 6월에 비관적 전망이 53%로 뛰어 오른 시점부터 지금까지 줄곧 50~6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또한 취임 직후 5월과 6월 34%, 38%(긍정평가는 각각 51%, 49%)로 반짝 30%대를 유지했을 뿐 7월부터는 부정평가가 60%로 치솟은 이후 지금까지 50%대 후반과 6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갤럽은 또 경제전망 낙관과 비관의 격차인 경제전망 순(純)지수와 대통령 직무수행의 긍정과 부정의 격차인 직무평가 순지수를 산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수도 앞서 보인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1월의 경제전망 순지수는 –39인데 대통령 직무수행 순지수는 –26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두 지수의 격차는 2022년 12월 –27(-47, -20)을 기록, 최대로 벌어지기도 했지만 2022년 8월 –3(-40, -37), 지난해 12월 –7(-38, -31)로 좁혀지는 등 '동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 직무에 대한 긍정평가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났는데, 당시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도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인 2021년부터 2022년 4월까지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30~40%대를 맴돌았지만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시 경기가 특별히 좋았던 것도 아니다. 그 때도 코로나19와 청년실업 등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비관적 전망은 30%대에 그쳤다. 이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절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50% 안팎을 오르내렸지만 긍정적 평가도 30%대 후반과 40% 초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대통령에 대한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평가가 경기전망에도 반영돼 부정적 경기전망 수치를 떨어뜨리고 긍정적 경제전망 수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경제전망에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안 좋다는 불안심리가 팽배하면 실물경제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경제가 안 좋으면 부자들도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소비가 위축돼 경제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나쁜 것을 억지로 좋다고 해서도 안 되겠지만 긍정과 부정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데 일부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도 경제에 좋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번 새겨야 할 대목이다. 여러 가지 경기부양책을 내놓아 경제를 호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50~60%대 박스권에 갇힌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호의적으로 바꿈으로써 국가경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길을 긍정적으로 돌려야 한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16~18일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3.8%다.  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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