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6-10-26 09:43

룰라, 1차 패배 딛고 결선서 ‘사상 첫 역전승’…브라질 최초 4선 대통령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10월 25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6%를 얻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를 약 440만 표 차로 꺾고 브라질 최초 4선에 올랐다. 개표율 13.98% 역전과 47.62% 재역전, 외신 평가, SNS 총력전을 정리했다.

김도현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차 투표의 열세를 딛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브라질 역사상 첫 4선 대통령에 올랐다.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TSE)에 따르면 2026년 10월 2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은 개표율 99.77% 기준 유효표의 51.76%(6,407만 8,503표)를 얻었다. 상대인 자유당(PL)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48.24%에 머물렀다. 두 후보의 표차는 약 440만 표, 3.5%포인트다. TSE는 이날 밤 9시 10분께 남은 표로는 결과가 뒤집힐 수 없다고 보고 룰라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승리는 이달 4일 1차 투표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1차 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47.03%(약 5,610만 표)를 얻어 45.16%(약 5,388만 표)에 그친 룰라 대통령을 앞섰다. 현지 언론은 결선투표제 도입 이후 1차 2위 후보가 결선에서 승부를 뒤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결선 직전 여론조사도 대체로 보우소나루 후보의 우세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점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룰라 대통령은 2003년 처음 집권해 2010년까지 두 차례 임기를 지냈다. 이후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꺾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1989년 첫 출마 이후 일곱 차례 대권에 도전해 4승 3패를 기록했다. 현재 80세인 그는 오는 27일 81세 생일을 맞는다. 새 임기는 2027년 1월 1일부터 2030년까지이며, 룰라 대통령은 이번이 마지막 임기라고 밝힌 바 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는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브라질 첫 ‘부자(父子) 대통령’을 노렸으나 끝내 고배를 마셨다.

개표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초반 우위는 룰라 대통령이 잡았다. 그러나 현지시간 오후 7시 45분, 개표율 13.98% 시점에 보우소나루 후보가 1만 1,841표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격차가 1%포인트 가까이 벌어지면서 승부는 보우소나루 후보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반전은 개표 중반에 일어났다. 추격의 고삐를 당긴 룰라 대통령은 개표율 47.62% 시점에 재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투표 당일에는 일부 도시의 대중교통 장애와 기상 악화로 투표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양 캠프의 요청에 따라 연방대법원(STF)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5시에서 7시로 연장했다.

외신도 이번 결과의 의미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룰라 대통령의 역전승으로 중남미를 휩쓸던 우파 물결에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역대 가장 보수적인 의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도우파·우파 다수 의회가 룰라 4기 국정 운영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역전극의 무대는 소셜미디어였다. 1차 투표에서 패한 룰라 캠프는 온라인 전략을 전면 재정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앙드레 자노니스 하원의원이 만든 왓츠앱 그룹 ‘룰라의 군대’에는 1천만 명 이상이 모여 지지 메시지를 실어 날랐다. 자노니스 의원은 투표 전날 자정부터 24시간 생방송을 이어갔다. 현지 매체 TVT뉴스는 이 기간 X(옛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상위 6개를 모두 친(親)룰라 주제가 차지했다고 전했다. 대표 해시태그는 #LiveDaVirada(역전 생방송), #LulaEmCopacabana(코파카바나의 룰라), #SoMaisUmVotoProLula(룰라에게 한 표 더) 등이었다. 앞서 17일에는 지지자들이 대표팀 유니폼이나 국기 색 옷을 입은 사진을 일제히 올리며 ‘국가 상징 되찾기’ 캠페인을 벌였다.

열기는 거리로 이어졌다. 재역전 소식이 전해지자 상파울루 시내 곳곳에서 환호성과 함께 폭죽이 터졌다. 당선이 확정된 뒤에는 파울리스타 대로에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승리를 자축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군중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는 ‘사면 없다’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kdh@theopinion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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