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2026-03-31 10:29

병명 찾다 10년 낭패는 옛말이다…질병청, 희귀질환 1,150명 유전자 검사 지원

평균 9.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병명을 찾지 못해 고통받던 희귀질환 의심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된다.

정도윤
  • 전년 대비 지원 42% 파격 확대… 1,389개 질환 대상으로 ‘진단 방랑’ 종지부
  • 확진 시 가족 3인까지 검사비 지원… 산정특례 연계해 의료비 부담 획기적 경감
평균 9.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병명을 찾지 못해 고통받던 희귀질환 의심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된다.
희귀질환 진단지원 사업 참여 의료기관. (사진=질병관리청)

평균 9.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병명을 찾지 못해 고통받던 희귀질환 의심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된다.

질병관리청은 희귀질환자의 조기 진단을 돕고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6년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을 전년보다 대폭 확대해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진단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발굴해 적기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원 대상과 범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원 인원은 지난해 810명에서 올해 1,150명으로 약 42% 확대되었으며, 대상 질환 역시 1,389개로 확충되어 보다 폭넓은 혜택이 가능해졌다. 특히 유전성 희귀질환이 확진될 경우 부모와 형제 등 가족 3인 내외에 대해서도 추가 유전자 검사를 지원한다. 이는 고위험군 가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유전 질환의 대물림이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희귀질환은 증상이 모호하고 질환 수가 방대해 확진까지 이른바 ‘진단 방랑’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증상 발현 후 확진까지 10년 이상 소요된 비중이 36.9%에 달할 정도로 장기화 양상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전장유전체 염기서열분석(WGS) 등 최신 기법을 동원해 평균 26일 내외로 검사 기간을 단축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산정특례 적용 및 의료비 지원 사업으로 즉시 연계되는 ‘후속 관리 원스톱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조기 진단이 생존과 직결되는 척수성근위축증(SMA) 환자에 대해서는 선별 및 확진 검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1회 투약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 치료제 ‘졸겐스마’ 등이 급여 적용됨에 따라, 조기 진단만 이루어진다면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또한 검사 결과가 음성이나 미결정으로 나온 사례에 대해서도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해 다년간 유전변이를 재분석함으로써 단 한 명의 환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거주지 인근의 34개 지정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3월 31일부터 ‘희귀질환 헬프라인’ 누리집을 통해 참여 의료기관 명단과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상세히 공개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진단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희귀질환 의심 환자가 신속한 진단을 거쳐 맞춤형 치료와 지원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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