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K조 최종 3차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이 우즈베키스탄을 3대1로 꺾으면서 한국의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조 3위 간 순위 경쟁에서 32강 진출 마지노선인 8위 밖으로 밀려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A조 조별리그를 1승 2패(승점 3·골득실 -1)로 마쳐 조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참가 체제로 확대되면서 각 조 1·2위 24개 팀과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방식이다. 한국은 조 3위 경쟁에서 최종 9위에 머물렀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8년 만이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최고 수준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로 꾸린 이른바 ‘역대급 스쿼드’를 보유하고도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면서 충격이 컸다.
체코전 승리 후 연이은 패배…’경우의 수’도 끝내 불발
한국은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직행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다. 그러나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대1로 졌다. FIFA 랭킹 25위인 한국이 60위인 남아공에 역전당한 결과였다.
남아공전 패배 직후 한국은 다른 조 3위 팀들과의 순위 경쟁에서 8위 안에 들어야 했다. 조별리그가 끝난 시점에서 9개의 경우의 수 중 3개만 충족되면 진출이 가능했지만, 이후 경기들이 연달아 한국에 불리하게 흘렀다. 마지막 K조에서 콩고가 우즈베키스탄을 후반 역전으로 꺾으면서 한국의 32강 도전은 완전히 끝났다.
박지성 “10년 배우고도 또 까먹어”…전술 실패 직격
탈락 확정 직후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은 “어쩌면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이 결과를 예상했을지 모른다”며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돌아봐야 하는 이 순간이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박지성 위원은 이어 “우리가 어떻게 월드컵을 준비하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해나가야 하는지 10년 동안 배우고도 또 까먹었다”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박지성 위원은 남아공전 직후에도 홍 감독의 전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기려고 한 경기가 맞는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공격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 탓’ 홍명보 해명에 여론 폭발…거취 논란 불가피

홍명보 감독은 남아공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왜 패배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기후 환경을 패인으로 꼽았다. 기후가 온화한 과달라하라에서 경기를 치른 뒤 무더운 몬테레이로 이동하면서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해명이었다. 전술적 책임을 피한 이 발언은 팬들의 공분을 샀다.
조별리그 세 경기 내내 같은 전술과 플레이 패턴을 고수한 탓에 멕시코와 남아공에 전술이 철저히 간파됐다. 2·3차전 무득점을 포함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2골에 그쳤는데, 이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와 같은 수치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로, 이번 탈락이 곧 자동 사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의 리뷰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대표팀은 오는 30일 귀국 예정이며, 공항 인터뷰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