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다이어트가 식단 관리를 넘어 약물과 시술로도 번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7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올해 1월 발표한 체중조절 인식조사를 보면, 18~29세 응답자의 73%가 체중조절의 주된 목적으로 ‘외모나 체형 개선’을 꼽았다. 다른 연령대가 대체로 ‘건강 개선’을 우선시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조사 대상 전체로는 최근 5년간 체중감량을 시도한 응답자의 31%가 약물 복용이나 비만치료제 주사, 시술·수술 중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세부적으로는 약물 복용이 26%로 가장 많았다. 특히 약물 복용 경험률은 20·30대 여성이 30%로, 40대 이상 남성(20% 미만)보다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효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20·30대 여성에서 두드러졌는데, 이들 중 77%는 약물의 효과를, 81%는 비만치료제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검색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읽힌다. 오픈애즈가 소개한 리스닝마인드 쿼리파인더 분석 결과, 다이어트·식단·약물·건강기능식품 관련 검색 키워드 중 20대 비중이 가장 높은 항목은 ‘단백질·보충제'(34.3%)였다. ‘저당·대체당'(12.4%), ‘외식·브랜드'(6.5%)가 뒤를 이었고, ‘약물·시술’은 4.1%로 집계됐다.
식품 소비 데이터 역시 고단백 선호를 뒷받침한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 연구팀이 오픈서베이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발간한 ‘2026 푸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닭가슴살 섭취 빈도는 전년 동기 대비 26.7%, 계란 섭취 빈도는 30.9%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단백질 관련 식품 시장이 올해 약 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다이어트 식품·음료 시장도 올해 약 380조 5000억 원(2655억 1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해 2035년에는 약 541조 원(3779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체중 관리 흐름은 뷰티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지방분해주사제의 적응증을 얼굴 외 부위로 넓히려는 임상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중턱 개선용으로 허가받은 성분을 팔뚝, 겨드랑이 등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GLP-1 계열 약물로 급격히 체중을 감량한 뒤 남은 부분 지방을 관리하려는 이른바 ‘마이크로 뷰티’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은 해외 바이오기업으로부터 차세대 국소지방분해주사제 관련 물질을 들여오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비만치료제 유통과 체형관리 시술을 함께 묶어 사업을 확장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급격한 체중감량 뒤 나타나는 얼굴·신체 탄력 저하에 대응하는 원료 개발이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식품 관련 이상 사례 신고는 2020년 72건에서 지난해 920건으로 늘었고,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누적 신고는 2375건에 달했다. 다만 이 통계는 60대 이상 장년층 피해 급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20대의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고, 단순 미용 목적의 처방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젊은 층의 비만치료제 사용이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의대 연구팀이 13~25세 비만 치료 환자 20만4148명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GLP-1 계열 약물 단독 사용 비율은 2022년 88.2%에서 올해 초 96.1%로 늘었고, 같은 기간 비만대사수술 비율은 11.6%에서 3.7%로 줄었다.
20대의 다이어트는 단백질·저당식품 중심의 식단 관리가 여전히 큰 축을 이루지만, 체중조절 목적으로 외모·체형 개선을 꼽는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뚜렷이 높고 약물 복용 경험 역시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관리 수단이 조금씩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식품·뷰티 업계의 신제품 개발과 사업 확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kdh@theopiniontimes.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