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라이프2026-05-27
“굶으면 잠도 못 잔다…여성 수면 부족, 다이어트가 원인”

하루 섭취 칼로리와 소비 칼로리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한 여성일수록 수면 부족 위험이 최대 29% 낮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김하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3,164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19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하루 식사로 얻은 에너지에서 기초대사량과 신체활동에 쓴 에너지를 뺀 수치, 즉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을 산출했다. 이 값이 음(-)이면 에너지 부족 상태, 양(+)이면 과잉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이 수치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누고,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인 ‘수면 부족’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남성 5,707명, 여성 7,457명이었다.

분석 결과, 여성에서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에너지 부족이 가장 심한 1분위 그룹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에너지 균형이 적절하게 유지된 2분위 그룹(-260.45~90.81 kcal)에서 수면 부족 위험이 29% 낮았다. 3분위와 4분위 그룹도 각각 25%, 24%씩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남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처럼 여성에게서만 연관성이 두드러진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신경내분비·면역 조절의 차이를 꼽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는 수면 중 면역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약 40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면 스트레스 축(HPA·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과활성화돼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여기에 여성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 코르티솔, 에스트로겐 등의 변화에 남성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결핍된 상태에서는 호르몬 교란이 심화돼 염증 신호가 두드러지고 수면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식사량이나 운동량이 아닌, 섭취와 소비 사이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수면 건강을 분석했다는 점이다. 적게 먹더라도, 혹은 많이 움직이더라도, 섭취와 소비의 비율이 맞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칼로리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식의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여성의 경우, 수면 부족이라는 또 다른 건강 문제에 노출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박민선 교수는 “여성은 에너지 저장과 수면·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가 되면 염증 신호가 두드러지고 수면 장애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성별에 맞춘 에너지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지니지만, 단면 조사 설계 특성상 인과관계를 직접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