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라이프2026-08-04
식단에서 주사까지…20대 다이어트, 체중관리 시장을 바꾸다

20대의 다이어트가 식단 관리를 넘어 약물과 시술로도 번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7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올해 1월 발표한 체중조절 인식조사를 보면, 18~29세 응답자의 73%가 체중조절의 주된 목적으로 ‘외모나 체형 개선’을 꼽았다. 다른 연령대가 대체로 ‘건강 개선’을 우선시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조사 대상 전체로는 최근 5년간 체중감량을 시도한 응답자의 31%가 약물 복용이나 비만치료제 주사, 시술·수술 중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세부적으로는 약물 복용이 26%로 가장 많았다. 특히 약물 복용 경험률은 20·30대 여성이 30%로, 40대 이상 남성(20% 미만)보다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효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20·30대 여성에서 두드러졌는데, 이들 중 77%는 약물의 효과를, 81%는 비만치료제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검색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읽힌다. 오픈애즈가 소개한 리스닝마인드 쿼리파인더 분석 결과, 다이어트·식단·약물·건강기능식품 관련 검색 키워드 중 20대 비중이 가장 높은 항목은 ‘단백질·보충제'(34.3%)였다. ‘저당·대체당'(12.4%), ‘외식·브랜드'(6.5%)가 뒤를 이었고, ‘약물·시술’은 4.1%로 집계됐다.

식품 소비 데이터 역시 고단백 선호를 뒷받침한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 연구팀이 오픈서베이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발간한 ‘2026 푸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닭가슴살 섭취 빈도는 전년 동기 대비 26.7%, 계란 섭취 빈도는 30.9%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단백질 관련 식품 시장이 올해 약 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다이어트 식품·음료 시장도 올해 약 380조 5000억 원(2655억 1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해 2035년에는 약 541조 원(3779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마운자로 (출처=일라이 홈페이지 캡쳐)

체중 관리 흐름은 뷰티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지방분해주사제의 적응증을 얼굴 외 부위로 넓히려는 임상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중턱 개선용으로 허가받은 성분을 팔뚝, 겨드랑이 등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GLP-1 계열 약물로 급격히 체중을 감량한 뒤 남은 부분 지방을 관리하려는 이른바 ‘마이크로 뷰티’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은 해외 바이오기업으로부터 차세대 국소지방분해주사제 관련 물질을 들여오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비만치료제 유통과 체형관리 시술을 함께 묶어 사업을 확장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급격한 체중감량 뒤 나타나는 얼굴·신체 탄력 저하에 대응하는 원료 개발이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식품 관련 이상 사례 신고는 2020년 72건에서 지난해 920건으로 늘었고,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누적 신고는 2375건에 달했다. 다만 이 통계는 60대 이상 장년층 피해 급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20대의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고, 단순 미용 목적의 처방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젊은 층의 비만치료제 사용이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의대 연구팀이 13~25세 비만 치료 환자 20만4148명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GLP-1 계열 약물 단독 사용 비율은 2022년 88.2%에서 올해 초 96.1%로 늘었고, 같은 기간 비만대사수술 비율은 11.6%에서 3.7%로 줄었다.

20대의 다이어트는 단백질·저당식품 중심의 식단 관리가 여전히 큰 축을 이루지만, 체중조절 목적으로 외모·체형 개선을 꼽는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뚜렷이 높고 약물 복용 경험 역시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관리 수단이 조금씩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식품·뷰티 업계의 신제품 개발과 사업 확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김도현 기자
라이프2026-05-27
“굶으면 잠도 못 잔다…여성 수면 부족, 다이어트가 원인”

하루 섭취 칼로리와 소비 칼로리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한 여성일수록 수면 부족 위험이 최대 29% 낮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김하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3,164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19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하루 식사로 얻은 에너지에서 기초대사량과 신체활동에 쓴 에너지를 뺀 수치, 즉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을 산출했다. 이 값이 음(-)이면 에너지 부족 상태, 양(+)이면 과잉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이 수치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누고,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인 ‘수면 부족’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남성 5,707명, 여성 7,457명이었다.

분석 결과, 여성에서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에너지 부족이 가장 심한 1분위 그룹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에너지 균형이 적절하게 유지된 2분위 그룹(-260.45~90.81 kcal)에서 수면 부족 위험이 29% 낮았다. 3분위와 4분위 그룹도 각각 25%, 24%씩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남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처럼 여성에게서만 연관성이 두드러진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신경내분비·면역 조절의 차이를 꼽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는 수면 중 면역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약 40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면 스트레스 축(HPA·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과활성화돼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여기에 여성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 코르티솔, 에스트로겐 등의 변화에 남성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결핍된 상태에서는 호르몬 교란이 심화돼 염증 신호가 두드러지고 수면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식사량이나 운동량이 아닌, 섭취와 소비 사이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수면 건강을 분석했다는 점이다. 적게 먹더라도, 혹은 많이 움직이더라도, 섭취와 소비의 비율이 맞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칼로리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식의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여성의 경우, 수면 부족이라는 또 다른 건강 문제에 노출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박민선 교수는 “여성은 에너지 저장과 수면·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가 되면 염증 신호가 두드러지고 수면 장애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성별에 맞춘 에너지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지니지만, 단면 조사 설계 특성상 인과관계를 직접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김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