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2024-07-16 13:50

여론조사 덕을 톡톡히 본 가수 현철 별세

우편엽서 대안으로 여론조사 통해 인기가수 등극

신창운

15일 지병으로 고생하던 가수 현철이 별세했다고 한다.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와 함께 트롯 4대 천황으로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던 인물이다. ‘봉선화 연정’을 비롯해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 봐’ ‘싫다 싫어’ ‘사랑의 이름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현철은 오랜 무명 기간을 거쳤다. 그런 그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KBS 가요대상,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는 등 정상의 인기를 누린 건 여론조사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최고의 인기가수를 뽑을 때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은 음반 판매, 실시간 방송 회수, 멜론 쿠팡플레이 티빙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집계,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투표 등 각종 디지털 방식이 사용되고 있지만, 80년대만 하더라도 아날로그 시대를 상징하는 우편엽서가 유일한 근거였다.

우편엽서를 구입해 방송국에 보내는 애청자 혹은 시청자는 초중등학생이 대부분이었고, 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가요대상이나 10대 가수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소위 아이돌급 가수들만 방송에 나오는 현상은 여론조사 표본 추출에 있어서 ‘범위(포함) 오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저연령층이 좋아하는 가수를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라고 보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개선 보완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러자 중년 이상의 고연령층이 좋아하는 트롯 가수들이 인기 가수 순위에 대거 포함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트롯 4대 천황을 비롯해 주현미 김수희 심수봉 등 여자 가수들도 랭킹에 진입할 수 있었다.

별세한 가수 현철이 어느 해인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한국갤럽 송년 행사에 출연한 적이 있는 것도 보은 차원이었다고 한다. 오랜 무명 기간에 다져진 내공과 노력이 꽃을 피운 셈이지만, 여론조사라는 매개체가 없었다면 무명의 설움이 계속되었거나 밤무대를 전전하는 가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가수 현철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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