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재테크2026-06-15 11:12

외환위기 후 처음 감소한 상용직…2030 고용절벽 ‘현실’

2026년 5월 상용직 근로자가 2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0·30대 청년 일자리 19만7천명이 줄며 코로나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IT·전문직 채용 위축으로 AI 일자리 대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김희빈

코로나19 팬데믹과 외환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던 고용 안정성의 마지막 보루, 상용직 일자리가 2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1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달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천674만명으로 1년 전보다 7천명 줄었다. 상용근로자는 1년 이상 고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취업자로,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에 가장 근접한 형태로 분류된다.

상용근로자 감소는 외환위기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1999년 12월(-5만6천명) 이후 처음이다. 2000년 1월 증가세로 전환한 뒤 올해 4월(+6만2천명)까지 26년 넘게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온 증가 행진이었지만, 지난달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0년 12월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도 5천명 증가세를 지켰을 만큼 견고했던 흐름이 끊긴 것이다.

전체 취업자 역시 지난달 2천912만명으로 1년 전보다 4만명 감소하며 2024년 12월(-5만2천명) 이후 1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고용률은 63.3%로 0.5%포인트(p) 하락했고, 실업자는 87만8천명으로 2만5천명 늘었다.

충격의 진앙은 20·30대 청년 세대다. 지난달 20대 상용직은 16만4천명, 30대는 3만4천명 각각 감소해 합산 19만7천명이 줄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21만7천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청년층(15~29세) 전체 취업자도 25만5천명 줄어 2021년 1월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산업별 감소 양상에서는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드러난다.

20대 상용직 감소는 정보통신업(-5만7천명)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제조업 감소(-3만6천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30대 정보통신업 상용직은 2만6천명 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정보기술(IT) 업계 채용이 신입보다 경력직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I가 입문 수준의 개발 업무를 대체하면서 사회 초년생의 진입 문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0대 상용직은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7만6천명)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연구개발, 건축 엔지니어링, 법무·회계 서비스 등 이른바 ‘고숙련 전문직’ 영역에서도 AI 대체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교육 서비스업(-2만8천명), 도소매업(-2만1천명)에서도 30대 상용직이 대폭 줄었다. 30대 일용직은 오히려 3만3천명 늘어 고용의 질도 동반 하락했다.

전체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명 줄며 23개월 연속 감소했다. 상용직 제조업에서 20·30대 합산 9만2천명이 빠진 반면, 60대 이상은 1만8천명 늘어 청년·중년의 빈자리를 고령층이 채우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다만 전체 취업자 대비 상용직 비중은 57.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 감소폭이 상용직 감소폭을 웃돌며 상대적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착시다.

정부는 AI가 채용 위축에 미친 영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고용은 실물경제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는데, 2·3월 충격이 한 박자 늦게 나타난 것으로 중동전쟁 변수 등으로 회복 시기나 속도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초 취업자 수 연간 16만명 증가를 전망했지만,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과 기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채용문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2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청년 고용 상황 개선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계층별·업종별 세부 고용 동향을 분석해 신속 대응과 중장기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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