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20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를 품는다. DH의 국내 자회사인 우아한형제들, 즉 배달의민족도 그대로 우버 산하로 넘어간다.
우버는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DH 주주들에게 주당 41.5유로(약 7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공개매수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148억달러(약 21조9000억원). 우버가 이미 갖고 있던 지분을 빼면 실제 들어가는 돈은 137억달러(약 20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우버 품에 안기는 건 배달의민족만이 아니다. 중동의 탈라바트와 헝거스테이션, 중남미의 페디도스야, 유럽·아프리카의 글로보, 동남아의 푸드판다까지 DH가 운영하는 50개 시장 사업이 통째로 넘어간다. 다만 우버이츠와 사업이 겹치는 튀르키예(예멕세페티)·스페인·폴란드 등 14개 시장은 별도로 떼어내 미국 투자회사 SSW파트너스에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경쟁당국 눈치를 본 조치로, 우버는 이 14개 시장에는 경영권을 갖지 않는다.
우버는 이미 DH 지분 24.77%를 직접 들고 있었고 파생상품으로 11.74%의 경제적 지분도 확보한 상태였다. 여기에 2대 주주 프로수스가 보유 지분 약 17%를 공개매수에 응모하기로 하면서, 우버의 총 경제적 지분은 53%까지 늘어난다. DH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는 이번 매수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했고 주주들에게도 응모를 권했다.
인수 자금은 보유 현금과 신규 차입으로 조달한다. 우버는 약 140억유로(약 23조7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계약도 맺었다. 거래가 끝나면 우버는 전 세계 99개 시장에서 모빌리티와 배달을 함께 운영하게 되고, 두 사업을 동시에 굴리는 시장은 34개에서 58개로 늘어난다. 두 회사의 2025년 결합 총거래액은 2360억달러에 달한다.

우버 측은 배달의민족을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라며 치켜세웠다. 역동적인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쌓아온 만큼, 브랜드와 인재, 기술 역량에 계속 투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두 플랫폼을 합쳐 소비자에게는 더 믿을 수 있는 배달 서비스를, 판매자와 배달 파트너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번 거래, 사실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우버는 지난 5월 DH 이사회에 주당 33유로(기업가치 100억유로) 인수안을 처음 제시했다. 협상 끝에 최종 확정된 41.5유로는 5월8일 이전 3개월 평균가 대비 127%, 발표 직전 3개월 평균가 대비로도 34% 높은 가격이다. 거래는 독일 금융감독청(BaFin) 승인과 각국 경쟁당국 심사를 거쳐 2027년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이 DH 품에 들어간 건 2019년,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약 40억달러에 사들이면서였다. 올 들어 DH가 배민만 따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모회사 전체가 우버에 넘어가는 방식으로 결론 났다. 앞서 5월에는 홍콩계 행동주의펀드 아스펙스 매니지먼트의 압박 속에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공동창업자 겸 CEO가 2027년 3월31일까지 15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외스트베리가 이번 인수 절차를 계속 이끈다.
음식배달 업계에선 이번 딜을 시장 재편의 연장선으로 본다. 지난해 도어대시가 영국 딜리버루를 29억파운드에, 프로수스가 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를 41억유로에 각각 삼킨 데 이어 나온 대형 M&A다. 국내에서는 배민 주인이 바뀌면서 쿠팡이츠와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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