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

테크/IT2026-07-21
우버, 딜리버리히어로 22조원에 인수…배달의민족 새 주인 된다

우버가 20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를 품는다. DH의 국내 자회사인 우아한형제들, 즉 배달의민족도 그대로 우버 산하로 넘어간다.

우버는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DH 주주들에게 주당 41.5유로(약 7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공개매수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148억달러(약 21조9000억원). 우버가 이미 갖고 있던 지분을 빼면 실제 들어가는 돈은 137억달러(약 20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우버 품에 안기는 건 배달의민족만이 아니다. 중동의 탈라바트와 헝거스테이션, 중남미의 페디도스야, 유럽·아프리카의 글로보, 동남아의 푸드판다까지 DH가 운영하는 50개 시장 사업이 통째로 넘어간다. 다만 우버이츠와 사업이 겹치는 튀르키예(예멕세페티)·스페인·폴란드 등 14개 시장은 별도로 떼어내 미국 투자회사 SSW파트너스에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경쟁당국 눈치를 본 조치로, 우버는 이 14개 시장에는 경영권을 갖지 않는다.

우버는 이미 DH 지분 24.77%를 직접 들고 있었고 파생상품으로 11.74%의 경제적 지분도 확보한 상태였다. 여기에 2대 주주 프로수스가 보유 지분 약 17%를 공개매수에 응모하기로 하면서, 우버의 총 경제적 지분은 53%까지 늘어난다. DH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는 이번 매수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했고 주주들에게도 응모를 권했다.

인수 자금은 보유 현금과 신규 차입으로 조달한다. 우버는 약 140억유로(약 23조7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계약도 맺었다. 거래가 끝나면 우버는 전 세계 99개 시장에서 모빌리티와 배달을 함께 운영하게 되고, 두 사업을 동시에 굴리는 시장은 34개에서 58개로 늘어난다. 두 회사의 2025년 결합 총거래액은 2360억달러에 달한다.

배달의민족 앱스토어 (출처=배민 앱스토어 캡쳐)

우버 측은 배달의민족을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라며 치켜세웠다. 역동적인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쌓아온 만큼, 브랜드와 인재, 기술 역량에 계속 투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두 플랫폼을 합쳐 소비자에게는 더 믿을 수 있는 배달 서비스를, 판매자와 배달 파트너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번 거래, 사실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우버는 지난 5월 DH 이사회에 주당 33유로(기업가치 100억유로) 인수안을 처음 제시했다. 협상 끝에 최종 확정된 41.5유로는 5월8일 이전 3개월 평균가 대비 127%, 발표 직전 3개월 평균가 대비로도 34% 높은 가격이다. 거래는 독일 금융감독청(BaFin) 승인과 각국 경쟁당국 심사를 거쳐 2027년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이 DH 품에 들어간 건 2019년,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약 40억달러에 사들이면서였다. 올 들어 DH가 배민만 따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모회사 전체가 우버에 넘어가는 방식으로 결론 났다. 앞서 5월에는 홍콩계 행동주의펀드 아스펙스 매니지먼트의 압박 속에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공동창업자 겸 CEO가 2027년 3월31일까지 15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외스트베리가 이번 인수 절차를 계속 이끈다.

음식배달 업계에선 이번 딜을 시장 재편의 연장선으로 본다. 지난해 도어대시가 영국 딜리버루를 29억파운드에, 프로수스가 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를 41억유로에 각각 삼킨 데 이어 나온 대형 M&A다. 국내에서는 배민 주인이 바뀌면서 쿠팡이츠와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