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2026-09-11 08:24

[운동, 하다] US오픈 보고 테니스 시작해볼까…라켓 고르기부터 ‘첫 랠리’까지 초보 설명서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도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상급 선수들이 시속 100㎞를 훌쩍 넘는 포핸드를 코트 구석에 꽂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강한 스윙부터 따라 해서는 곤란하다. 처음 테니스 코트에 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힘보다 자신에게 맞는 라켓과 정확한 타점, 공이 오는 위치로 움직이는 발이다. 첫 목표도 상대가 받기 어려운 위닝샷이 아니라 공을 몇 번이라도…

황주영 기자
  •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뛰는 US오픈 절정…초보자는 강한 스윙보다 장비·거리감부터
  • 헤드 크기·무게·그립·스트링까지…‘프로가 쓰는 라켓=좋은 라켓’ 아니다
  • 포핸드보다 발이 먼저…테니스화·워밍업 챙겨야 부상 없이 오래 친다
US오픈의 계절, 초보자에게 필요한 첫걸음은 강한 스윙보다 코트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이미지=AI로 생성)

2026 US오픈이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다. 여자 단식에서는 1번 시드 아리나 사발렌카와 3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 2번 시드 엘레나 리바키나와 4번 시드 코코 고프가 결승행을 다툰다. US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 1~4번 시드가 모두 오른 것은 1975년 이후 처음이다.

남자 단식 준결승은 11일(현지시간) 열린다.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5세트 접전 끝에 꺾은 벤 셸턴은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역전한 프랜시스 티아포와 맞붙는다. 반대편에서는 올해 네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준결승에 오른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카렌 하차노프를 상대한다. 한국에서는 12일 새벽무렵 남자 준결승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테니스는 세계적인 대회를 화면으로 관람하는 데 그치는 스포츠도 아니다. 국내 테니스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추산한다. 전국의 공공·민간 코트와 동호회, 실내 연습장, 생활체육 대회를 중심으로 저변이 넓어지면서 테니스는 특정 계층의 스포츠라는 과거 이미지를 벗고 일상에서 배우고 즐기는 대중적인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도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상급 선수들이 시속 100㎞를 훌쩍 넘는 포핸드를 코트 구석에 꽂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강한 스윙부터 따라 해서는 곤란하다. 처음 테니스 코트에 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힘보다 자신에게 맞는 라켓과 정확한 타점, 공이 오는 위치로 움직이는 발이다. 첫 목표도 상대가 받기 어려운 위닝샷이 아니라 공을 몇 번이라도 이어가는 ‘첫 랠리’로 잡는 편이 좋다.

프로가 쓰는 라켓부터 샀다간 낭패…‘숫자표’ 먼저 읽어라

초보자의 첫 라켓은 ‘가장 비싼 것’보다 ‘내 몸에 맞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테니스 라켓을 처음 찾아보면 같은 모양처럼 보이는 제품 옆으로 여러 숫자가 따라붙는다. 헤드 크기와 무게, 길이, 그립 사이즈, 스트링 패턴과 장력까지 살펴야 할 것이 많다. 가격도 몇만 원대 입문용부터 수십만 원을 넘는 제품까지 차이가 크다.

가장 먼저 볼 것은 공이 닿는 스트링 면적을 뜻하는 ‘헤드 크기’다. 미국테니스협회(United States Tennis Association, USTA)가 게재한 장비 가이드에서는 입문자가 사용할 라켓의 헤드 크기로 100~115제곱인치 정도를 하나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헤드가 커질수록 공이 라켓 중앙에서 조금 벗어나 맞아도 받아주는 여유가 커지고, 작은 헤드는 상대적으로 조작성과 컨트롤에 초점을 둔다.

프로 선수와 같은 사양을 무조건 따라갈 필요는 없다. 프로 선수들도 저마다 다른 크기와 무게의 라켓을 사용한다. 초보자에게 중요한 기준은 유명 선수가 어떤 라켓을 쓰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체격과 근력, 스윙에 맞느냐다.

무게도 마찬가지다. USTA가 게재한 장비 가이드에서는 입문자에게 약 9.5~11온스, 약 269~312g을 참고 범위로 제시한다. 가벼운 라켓은 상대적으로 휘두르기 쉽고, 무거운 라켓은 공이 맞았을 때 안정감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가벼울수록 초보자에게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체격과 근력, 운동 경험 등에 따라 편하게 느끼는 무게가 다르다. 성인용 라켓의 표준 길이는 보통 27인치, 약 68.6㎝다.

구매할 때는 표시된 무게가 스트링을 매기기 전인 ‘언스트렁(unstrung)’ 기준인지, 스트링을 포함한 ‘스트렁(strung)’ 기준인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같은 285g으로 표시된 라켓이라도 어떤 기준으로 측정했느냐에 따라 실제 사용할 때 느끼는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립도 단순한 손잡이 디자인 문제가 아니다. 손에 비해 너무 굵은 그립은 손잡이를 쥐는 데 불편을 줄 수 있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그립은 라켓 조작을 어렵게 한다. 스트링 역시 처음부터 선수들의 세팅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같은 라켓도 어떤 스트링을 사용하고 얼마나 팽팽하게 매느냐에 따라 타구감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라켓 제조사가 제시한 권장 장력 범위에서 시작한 뒤 필요하면 레슨 코치나 전문 스트링어와 조절하는 방법이 무난하다.

첫 라켓부터 당장 살 필요도 없다. 레슨장에서 대여할 수 있다면 서로 다른 무게와 헤드 크기의 라켓을 몇 차례 사용해보고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첫 라켓의 기준은 ‘가장 세게 칠 수 있는 라켓’보다 한 시간 정도 무리 없이 휘두르면서 공을 안정적으로 맞힐 수 있는 라켓으로 삼는 것이 좋다.

포핸드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공이 오는 자리’에 가는 법

초보 테니스의 핵심은 스윙보다 먼저 공이 오는 자리에 몸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처음 레슨을 받은 사람들은 흔히 포핸드 스윙부터 생각한다. 라켓을 뒤로 빼고 앞으로 힘껏 휘두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공을 제대로 치려면 그보다 먼저 공을 칠 수 있는 자리에 몸을 가져다 놓아야 한다.

시작은 ‘레디 포지션(ready position·준비 자세)’이다. 양발을 적당히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라켓을 몸 앞에 놓는다. 한쪽 발에 체중을 실어놓기보다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다.

이어 익힐 동작이 ‘스플릿 스텝(split step)’이다. 상대가 공을 치는 순간 가볍게 뛰었다가 양발로 착지하며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는 동작이다. 어느 방향으로 공이 오더라도 첫발을 빠르게 내딛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초보자에게는 공까지 달려간 이후가 더 어렵다. 공이 몸에 너무 붙거나 지나치게 멀어 제대로 스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몇 걸음에서 보폭을 조절해 몸과 공 사이에 라켓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포핸드도 이때부터 의미가 생긴다. 오른손잡이라면 공을 몸 정면보다 약간 오른쪽, 몸보다 조금 앞쪽에서 맞히는 것이 기본이다. USTA의 초보 포핸드 안내 역시 공을 몸보다 약간 앞에서 맞히고 라켓 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강조한다. 처음부터 강하게 휘두르는 것도 목표가 아니다. 초보 단계에서는 원하는 코스에 강한 공을 보내기보다 먼저 공을 코트 안에 계속 넣는 것이 우선이다.

라켓을 지나치게 세게 움켜쥐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다. 손과 팔에만 힘을 몰아넣기보다는 편안하게 라켓을 잡고 몸의 회전과 함께 스윙하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첫날부터 베이스라인 양 끝에서 강한 포핸드를 주고받을 필요도 없다. 가까운 거리에서 공을 튀기며 라켓 면의 감각을 익힌 뒤 서비스라인 부근에서 짧은 스윙으로 공을 넘기는 ‘미니 테니스’를 해볼 수 있다. 안정적으로 주고받게 되면 조금씩 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두 번, 다음에는 다섯 번, 이후에는 열 번. 상대 코트 구석에 공을 꽂는 것보다 서로 공을 끊기지 않게 주고받는 경험이 초보자에게는 더 의미 있는 첫 성공이 될 수 있다.

‘테니스 엘보’만 조심하면 될까…팔보다 먼저 지치는 발과 종아리

테니스를 시작하기 전 부상 예방을 위한 준비 운동도 중요하다. 특히 하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발목과 종아리, 고관절 중심의 워밍업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이름 때문에 테니스 부상이라고 하면 ‘테니스 엘보’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코트에서 움직여보면 테니스가 팔만 사용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테니스 부상의 약 3분의 2가 반복적인 사용에 따른 과사용 손상이며, 나머지 약 3분의 1은 외상이나 급성 손상과 관련된다고 설명한다. 과사용 손상은 특히 어깨와 손목, 팔꿈치에서 흔하다. 충분한 체력 준비 없이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잘못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테니스 엘보다. 손목을 뒤로 젖히는 데 관여하는 전완부 근육과 힘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공을 강하게 보내겠다고 손목과 팔에 지나치게 힘을 집중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반복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AAOS)도 라켓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게 테니스 엘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사용하는 장비가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안내한다.

하체에서는 양상이 다르다. 테니스는 앞으로만 달리는 운동이 아니다. 공을 따라 좌우로 움직이고 급정지한 뒤 반대 방향으로 출발한다. 짧게 앞으로 나갔다 다시 뒤로 움직이는 동작도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나 힘줄 등에 급성 손상과 과사용 손상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팔꿈치만 신경 쓰고 하체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신발도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러닝화는 주로 전후 방향 움직임을 고려해 설계되는 반면 테니스화는 반복되는 좌우 움직임에서 발을 지지하는 안정성이 중요하다. 특히 US오픈과 같은 하드코트에서 신을 신발이라면 쿠셔닝과 안정성, 지지력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USTA가 게재한 하드코트용 신발 가이드도 이 세 요소를 주요 조건으로 꼽는다.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강한 스트로크를 반복하기보다 워밍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볍게 움직이며 체온을 높인 뒤 사이드 스텝과 발목·종아리 움직임, 고관절 회전, 어깨와 팔의 움직임을 차례로 준비하고 운동 강도를 조금씩 높이는 방식이다.

운동 뒤 나타나는 통증을 무조건 ‘처음이라 원래 아픈 것’이라고 넘겨서도 안 된다. 단순한 근육 피로와 달리 팔꿈치나 손목, 아킬레스건 등 특정 부위의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서도 계속된다면 운동량을 줄이고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초보자의 첫 테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강한 서브도, 멋진 포핸드도 아니다. 내 몸에 맞는 장비를 찾고 공이 오는 자리로 움직인 뒤 편안한 스윙으로 공을 다시 상대에게 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US오픈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플레이 역시 이런 기본 동작 위에 쌓여 있다.

+INFO | 처음 레슨 받을 때 이것부터

라켓> 레슨장에 대여 라켓이 있다면 처음 몇 차례는 빌려 써도 된다. 여러 무게와 헤드 크기를 비교해본 뒤 구매하면 선택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테니스화> 좌우 움직임이 많은 운동인 만큼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신발을 고른다. 자주 이용할 코트가 하드코트인지 등 코트 종류도 확인한다.

운동복> 동작을 방해하지 않는 옷이면 충분하다. 공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으면 연습할 때 편리하다.

물·모자>야외 코트라면 물과 모자,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한다. 더운 날에는 운동 강도와 휴식 간격도 조절한다.

레슨>그립과 타점, 발 움직임 등 기본 동작을 바로 확인하고 교정받을 수 있어 처음 테니스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

벽치기> 혼자 반복 연습하기 좋고 타점과 라켓 면의 감각을 익힐 수 있다. 다만 잘못된 동작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볼머신> 일정한 방향과 속도의 공을 반복해서 받을 수 있어 타점과 움직임을 연습하기 좋다. 다만 자세를 직접 교정해주지는 않는다.

hjy@theopinion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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