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하다

라이프2026-09-11
[운동, 하다] US오픈 보고 테니스 시작해볼까…라켓 고르기부터 ‘첫 랠리’까지 초보 설명서
  •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뛰는 US오픈 절정…초보자는 강한 스윙보다 장비·거리감부터
  • 헤드 크기·무게·그립·스트링까지…‘프로가 쓰는 라켓=좋은 라켓’ 아니다
  • 포핸드보다 발이 먼저…테니스화·워밍업 챙겨야 부상 없이 오래 친다
US오픈의 계절, 초보자에게 필요한 첫걸음은 강한 스윙보다 코트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이미지=AI로 생성)

2026 US오픈이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다. 여자 단식에서는 1번 시드 아리나 사발렌카와 3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 2번 시드 엘레나 리바키나와 4번 시드 코코 고프가 결승행을 다툰다. US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 1~4번 시드가 모두 오른 것은 1975년 이후 처음이다.

남자 단식 준결승은 11일(현지시간) 열린다.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5세트 접전 끝에 꺾은 벤 셸턴은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역전한 프랜시스 티아포와 맞붙는다. 반대편에서는 올해 네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준결승에 오른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카렌 하차노프를 상대한다. 한국에서는 12일 새벽무렵 남자 준결승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테니스는 세계적인 대회를 화면으로 관람하는 데 그치는 스포츠도 아니다. 국내 테니스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추산한다. 전국의 공공·민간 코트와 동호회, 실내 연습장, 생활체육 대회를 중심으로 저변이 넓어지면서 테니스는 특정 계층의 스포츠라는 과거 이미지를 벗고 일상에서 배우고 즐기는 대중적인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도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상급 선수들이 시속 100㎞를 훌쩍 넘는 포핸드를 코트 구석에 꽂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강한 스윙부터 따라 해서는 곤란하다. 처음 테니스 코트에 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힘보다 자신에게 맞는 라켓과 정확한 타점, 공이 오는 위치로 움직이는 발이다. 첫 목표도 상대가 받기 어려운 위닝샷이 아니라 공을 몇 번이라도 이어가는 ‘첫 랠리’로 잡는 편이 좋다.

프로가 쓰는 라켓부터 샀다간 낭패…‘숫자표’ 먼저 읽어라

초보자의 첫 라켓은 ‘가장 비싼 것’보다 ‘내 몸에 맞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테니스 라켓을 처음 찾아보면 같은 모양처럼 보이는 제품 옆으로 여러 숫자가 따라붙는다. 헤드 크기와 무게, 길이, 그립 사이즈, 스트링 패턴과 장력까지 살펴야 할 것이 많다. 가격도 몇만 원대 입문용부터 수십만 원을 넘는 제품까지 차이가 크다.

가장 먼저 볼 것은 공이 닿는 스트링 면적을 뜻하는 ‘헤드 크기’다. 미국테니스협회(United States Tennis Association, USTA)가 게재한 장비 가이드에서는 입문자가 사용할 라켓의 헤드 크기로 100~115제곱인치 정도를 하나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헤드가 커질수록 공이 라켓 중앙에서 조금 벗어나 맞아도 받아주는 여유가 커지고, 작은 헤드는 상대적으로 조작성과 컨트롤에 초점을 둔다.

프로 선수와 같은 사양을 무조건 따라갈 필요는 없다. 프로 선수들도 저마다 다른 크기와 무게의 라켓을 사용한다. 초보자에게 중요한 기준은 유명 선수가 어떤 라켓을 쓰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체격과 근력, 스윙에 맞느냐다.

무게도 마찬가지다. USTA가 게재한 장비 가이드에서는 입문자에게 약 9.5~11온스, 약 269~312g을 참고 범위로 제시한다. 가벼운 라켓은 상대적으로 휘두르기 쉽고, 무거운 라켓은 공이 맞았을 때 안정감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가벼울수록 초보자에게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체격과 근력, 운동 경험 등에 따라 편하게 느끼는 무게가 다르다. 성인용 라켓의 표준 길이는 보통 27인치, 약 68.6㎝다.

구매할 때는 표시된 무게가 스트링을 매기기 전인 ‘언스트렁(unstrung)’ 기준인지, 스트링을 포함한 ‘스트렁(strung)’ 기준인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같은 285g으로 표시된 라켓이라도 어떤 기준으로 측정했느냐에 따라 실제 사용할 때 느끼는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립도 단순한 손잡이 디자인 문제가 아니다. 손에 비해 너무 굵은 그립은 손잡이를 쥐는 데 불편을 줄 수 있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그립은 라켓 조작을 어렵게 한다. 스트링 역시 처음부터 선수들의 세팅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같은 라켓도 어떤 스트링을 사용하고 얼마나 팽팽하게 매느냐에 따라 타구감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라켓 제조사가 제시한 권장 장력 범위에서 시작한 뒤 필요하면 레슨 코치나 전문 스트링어와 조절하는 방법이 무난하다.

첫 라켓부터 당장 살 필요도 없다. 레슨장에서 대여할 수 있다면 서로 다른 무게와 헤드 크기의 라켓을 몇 차례 사용해보고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첫 라켓의 기준은 ‘가장 세게 칠 수 있는 라켓’보다 한 시간 정도 무리 없이 휘두르면서 공을 안정적으로 맞힐 수 있는 라켓으로 삼는 것이 좋다.

포핸드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공이 오는 자리’에 가는 법

초보 테니스의 핵심은 스윙보다 먼저 공이 오는 자리에 몸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처음 레슨을 받은 사람들은 흔히 포핸드 스윙부터 생각한다. 라켓을 뒤로 빼고 앞으로 힘껏 휘두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공을 제대로 치려면 그보다 먼저 공을 칠 수 있는 자리에 몸을 가져다 놓아야 한다.

시작은 ‘레디 포지션(ready position·준비 자세)’이다. 양발을 적당히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라켓을 몸 앞에 놓는다. 한쪽 발에 체중을 실어놓기보다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다.

이어 익힐 동작이 ‘스플릿 스텝(split step)’이다. 상대가 공을 치는 순간 가볍게 뛰었다가 양발로 착지하며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는 동작이다. 어느 방향으로 공이 오더라도 첫발을 빠르게 내딛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초보자에게는 공까지 달려간 이후가 더 어렵다. 공이 몸에 너무 붙거나 지나치게 멀어 제대로 스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몇 걸음에서 보폭을 조절해 몸과 공 사이에 라켓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포핸드도 이때부터 의미가 생긴다. 오른손잡이라면 공을 몸 정면보다 약간 오른쪽, 몸보다 조금 앞쪽에서 맞히는 것이 기본이다. USTA의 초보 포핸드 안내 역시 공을 몸보다 약간 앞에서 맞히고 라켓 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강조한다. 처음부터 강하게 휘두르는 것도 목표가 아니다. 초보 단계에서는 원하는 코스에 강한 공을 보내기보다 먼저 공을 코트 안에 계속 넣는 것이 우선이다.

라켓을 지나치게 세게 움켜쥐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다. 손과 팔에만 힘을 몰아넣기보다는 편안하게 라켓을 잡고 몸의 회전과 함께 스윙하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첫날부터 베이스라인 양 끝에서 강한 포핸드를 주고받을 필요도 없다. 가까운 거리에서 공을 튀기며 라켓 면의 감각을 익힌 뒤 서비스라인 부근에서 짧은 스윙으로 공을 넘기는 ‘미니 테니스’를 해볼 수 있다. 안정적으로 주고받게 되면 조금씩 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두 번, 다음에는 다섯 번, 이후에는 열 번. 상대 코트 구석에 공을 꽂는 것보다 서로 공을 끊기지 않게 주고받는 경험이 초보자에게는 더 의미 있는 첫 성공이 될 수 있다.

‘테니스 엘보’만 조심하면 될까…팔보다 먼저 지치는 발과 종아리

테니스를 시작하기 전 부상 예방을 위한 준비 운동도 중요하다. 특히 하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발목과 종아리, 고관절 중심의 워밍업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이름 때문에 테니스 부상이라고 하면 ‘테니스 엘보’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코트에서 움직여보면 테니스가 팔만 사용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테니스 부상의 약 3분의 2가 반복적인 사용에 따른 과사용 손상이며, 나머지 약 3분의 1은 외상이나 급성 손상과 관련된다고 설명한다. 과사용 손상은 특히 어깨와 손목, 팔꿈치에서 흔하다. 충분한 체력 준비 없이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잘못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테니스 엘보다. 손목을 뒤로 젖히는 데 관여하는 전완부 근육과 힘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공을 강하게 보내겠다고 손목과 팔에 지나치게 힘을 집중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반복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AAOS)도 라켓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게 테니스 엘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사용하는 장비가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안내한다.

하체에서는 양상이 다르다. 테니스는 앞으로만 달리는 운동이 아니다. 공을 따라 좌우로 움직이고 급정지한 뒤 반대 방향으로 출발한다. 짧게 앞으로 나갔다 다시 뒤로 움직이는 동작도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나 힘줄 등에 급성 손상과 과사용 손상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팔꿈치만 신경 쓰고 하체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신발도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러닝화는 주로 전후 방향 움직임을 고려해 설계되는 반면 테니스화는 반복되는 좌우 움직임에서 발을 지지하는 안정성이 중요하다. 특히 US오픈과 같은 하드코트에서 신을 신발이라면 쿠셔닝과 안정성, 지지력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USTA가 게재한 하드코트용 신발 가이드도 이 세 요소를 주요 조건으로 꼽는다.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강한 스트로크를 반복하기보다 워밍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볍게 움직이며 체온을 높인 뒤 사이드 스텝과 발목·종아리 움직임, 고관절 회전, 어깨와 팔의 움직임을 차례로 준비하고 운동 강도를 조금씩 높이는 방식이다.

운동 뒤 나타나는 통증을 무조건 ‘처음이라 원래 아픈 것’이라고 넘겨서도 안 된다. 단순한 근육 피로와 달리 팔꿈치나 손목, 아킬레스건 등 특정 부위의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서도 계속된다면 운동량을 줄이고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초보자의 첫 테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강한 서브도, 멋진 포핸드도 아니다. 내 몸에 맞는 장비를 찾고 공이 오는 자리로 움직인 뒤 편안한 스윙으로 공을 다시 상대에게 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US오픈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플레이 역시 이런 기본 동작 위에 쌓여 있다.

+INFO | 처음 레슨 받을 때 이것부터

라켓> 레슨장에 대여 라켓이 있다면 처음 몇 차례는 빌려 써도 된다. 여러 무게와 헤드 크기를 비교해본 뒤 구매하면 선택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테니스화> 좌우 움직임이 많은 운동인 만큼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신발을 고른다. 자주 이용할 코트가 하드코트인지 등 코트 종류도 확인한다.

운동복> 동작을 방해하지 않는 옷이면 충분하다. 공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으면 연습할 때 편리하다.

물·모자>야외 코트라면 물과 모자,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한다. 더운 날에는 운동 강도와 휴식 간격도 조절한다.

레슨>그립과 타점, 발 움직임 등 기본 동작을 바로 확인하고 교정받을 수 있어 처음 테니스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

벽치기> 혼자 반복 연습하기 좋고 타점과 라켓 면의 감각을 익힐 수 있다. 다만 잘못된 동작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볼머신> 일정한 방향과 속도의 공을 반복해서 받을 수 있어 타점과 움직임을 연습하기 좋다. 다만 자세를 직접 교정해주지는 않는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21
[운동, 하다] 정상 찍고 내려올 때 부상 예방하려면…가을 등산 전 키워야 하는 ‘내리막 근육’
  • 처서 지나면 본격적인 가을 산행철…오르는 체력만 준비해선 부족
  • 스텝다운·느린 런지로 ‘브레이크 근육’ 준비…하산 땐 보폭부터 줄여야
  • 등산화는 무조건 무거운 것보다 ‘코스에 맞게’…스틱 길이는 팔꿈치 90도가 기준
처서를 지나 가을 산행철이 시작되면 오르는 체력뿐 아니라 안전하게 내려오는 힘도 중요하다. 하산할 때는 보폭을 줄이고 트레킹 폴을 활용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오르막을 지나 정상에 도착하면 산행의 가장 힘든 구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몸의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심폐기능을 많이 사용하는 오르막과 달리 하산길에서는 아래로 내려가는 몸을 다리 근육이 매 걸음마다 붙잡아야 한다. 특히 허벅지 앞쪽 근육은 몸이 앞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계속 ‘브레이크’를 건다.

오는 23일은 더위가 한풀 꺾이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인 처서다. 여전히 한낮에는 늦더위가 이어질 수 있지만 아침저녁 야외활동 여건은 점차 좋아지고, 이후 단풍철이 다가오면 산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국립공원공단 역시 탐방로를 경사도와 거리, 노면 상태, 소요시간 등에 따라 등급화해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래서 가을 첫 산행을 준비한다면 ‘얼마나 오래 올라갈 수 있느냐’만 점검해서는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낮추고, 착지 충격을 받아내며, 다음 발을 정확한 위치에 놓을 수 있는 능력이다. 흔히 말하는 ‘내리막 근육’은 별개의 근육이 아니라 대퇴사두근과 둔근, 햄스트링, 종아리 등이 몸의 하강을 제어하는 능력을 뜻한다. 가을 산행 준비는 정상에 오르는 체력과 함께 안전하게 내려오는 능력을 만드는 데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오르막은 밀어 올리고, 내리막은 붙잡는다…허벅지가 ‘브레이크’ 되는 이유

내리막에서는 대퇴사두근을 비롯한 하체 근육이 몸이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지 않도록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산행 후반 피로가 쌓이면 이런 제동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계단을 많이 내려간 다음 날 유독 허벅지 앞쪽이 뻐근했던 경험이 있다면 내리막 산행의 특성을 이미 몸으로 경험한 셈이다.

하산할 때 대퇴사두근은 무릎이 갑자기 굽혀지며 몸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힘을 낸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 힘을 내면서 길어지는 편심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이 반복된다. 쉽게 말하면 몸을 밀어 올리는 것보다 내려가는 몸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문제는 산행 후반부다. 이미 오르막에서 체력이 소모된 상태에서 허벅지의 제동 능력이 떨어지면 한 걸음씩 부드럽게 내려오기보다 몸이 아래쪽으로 ‘툭’ 떨어지기 쉽다. 돌이나 나무뿌리, 젖은 흙이 섞인 실제 등산로에서는 균형까지 무너지면서 실족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내리막에서는 걸음 자체도 중요하다. 경사로 보행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걷는 속도와 보폭 변화가 하지 관절의 부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내리막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 이때는 내리막 보행 속도를 낮추는 것이 관절 부하를 조절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을 등산을 준비하며 평지만 오래 걷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평지 걷기가 기본적인 지구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실제 산행 전에는 몸을 천천히 낮추고 멈추는 힘을 별도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산 가기 전 계단부터 내려가라…‘내리막 근육’ 만드는 네 가지 동작

실제 하산처럼 체중을 천천히 낮추는 동작을 연습하는 준비 운동. 산행 전에는 빠르게 반복하기보다 내려가는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내리막 적응을 위해 반드시 산부터 찾아갈 필요는 없다. 계단 한 칸이나 낮은 발판만 있어도 하강 동작을 연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빠르고 많이 하는 운동이 아니라 내려가는 순간을 천천히 통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동작이 스텝다운(step-down)​이다. 낮은 계단이나 발판 위에 한쪽 발을 올리고 선 뒤 반대쪽 발의 뒤꿈치를 바닥 방향으로 천천히 내렸다가 올라온다. 이때 지지하는 다리의 무릎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 처음에는 2~3초에 걸쳐 몸을 낮추며 좌우 6~10회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난하다.

두 번째는 느린 리버스 런지(reverse lunge)​다. 한쪽 발을 뒤로 보내면서 앞쪽 무릎과 엉덩이를 천천히 굽힌다. 내려갈 때 약 3초를 사용하는 식으로 속도를 늦추면 허벅지와 엉덩이가 체중을 제어하는 감각을 익히기 쉽다.

종아리도 빼놓을 수 없다. 카프 레이즈(calf raise)​로 까치발을 한 뒤 뒤꿈치를 천천히 낮추는 동작을 반복하면 발목과 종아리가 몸의 하강을 제어하는 연습이 된다.

마지막은 한 발 균형잡기다. 한쪽 다리로 20~30초 서는 것부터 시작해 익숙해지면 무릎을 약간 굽히거나 고개를 움직여 난도를 높일 수 있다. 산에서는 근력뿐 아니라 돌과 흙 사이에서 한쪽 다리로 체중을 받아내며 다음 발을 놓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짧은 내리막 운동을 미리 경험시키는 방법도 의미가 있다. 비훈련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본격적인 내리막 걷기에 앞서 짧은 내리막 운동을 경험한 그룹에서 이후 근력 저하와 일부 근육 손상 지표가 완화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이를 편심성 운동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적응 효과로 볼 수 있다.

산행을 1~2주 앞두고 있다면 이 가운데 2~3개 동작을 골라 주 2~3회 정도부터 가볍게 실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운동 후 심한 통증이나 무릎 부종이 발생한다면 횟수와 강도를 낮춰야 한다. 평소 무릎 질환이나 반복되는 관절 통증이 있다면 산행이나 새로운 근력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이나 운동 전문가에게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등산화 선택은 코스에 따라…스틱도 길이가 맞아야 무릎을 도와

내리막에서는 발을 멀리 내딛기보다 보폭을 짧게 하고, 트레킹 폴로 체중 일부를 분산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다. 등산화 역시 코스와 지형에 맞고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산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구입하는 장비가 등산화와 스틱이다. 등산화는 산의 높이보다 실제로 걸을 지형과 거리, 배낭 무게​에 맞춰야 한다. 정비된 흙길과 완만한 탐방로를 몇 시간 걷는 초보자라면 지나치게 단단하고 무거운 중등산화보다 비교적 가벼운 하이킹화나 가벼운 미드컷 제품이 편할 수 있다.

반대로 돌이 많고 경사가 가파르거나 장시간 산행하면서 배낭까지 무거워진다면 밑창이 보다 단단하고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이 유리하다. 아웃도어 장비 전문가들도 거리·지형·짐의 무게를 신발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이즈다. 발 전체를 안정적으로 잡되 조여서는 안 되고, 발가락을 움직일 공간이 있어야 한다. 신발 깔창 위에 발을 올려 확인했을 때 가장 긴 발가락 앞쪽에 대략 엄지손가락 너비 정도의 공간이 남는지가 한 가지 참고 기준이 될 수 있다. 발은 활동하면서 부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산행 때 신을 양말을 착용하고 오후나 저녁 무렵 신어보는 방법도 권장된다.

‘방수 등산화가 무조건 좋다’는 것도 아니다. 비가 오거나 젖은 풀과 진흙을 지날 가능성이 높은 산행에서는 방수 기능이 유용하지만, 방수막이 있는 제품은 일반적으로 통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아직 기온이 높은 늦여름과 초가을의 짧고 건조한 산행이라면 통기성과 무게도 함께 비교해야 한다. 새 등산화는 구입하자마자 장거리 산행에 투입하기보다 평지나 짧은 산책에서 먼저 신어 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스틱은 특히 내리막에서 활용도가 높다. 25도 경사 내리막에서 스틱 사용 여부를 비교한 소규모 생체역학 연구에서는 스틱을 사용했을 때 지면반력과 무릎 관절 모멘트, 무릎의 압축·전단력 등이 약 12~25% 감소했다. 다만 특정 조건에서 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이므로 모든 산행에서 같은 수치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점은 스틱이 하체가 감당할 일부 부하를 상체로 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보자가 스틱을 고를 때는 소재나 무게보다 먼저 길이 조절이 쉽고 잠금장치가 단단히 고정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일반적인 길이는 평지에서 스틱 끝을 발 옆 지면에 댔을 때 팔꿈치가 약 90도가 되는 정도가 기준이다. 긴 오르막에서는 이 길이에서 약 5~10㎝ 줄이고, 긴 내리막에서는 반대로 약 5~10㎝ 늘리는 방식이 활용된다.

균형 확보와 하산 시 체중 분산을 목적으로 한다면 한 개의 지팡이형 스틱보다는 양손에 한 개씩 사용하는 트레킹 폴이 보다 활용도가 높다. 다만 스틱에 몸 전체를 의존해서는 안 된다. 스틱을 너무 멀리 앞으로 던지듯 짚거나 매번 강하게 찍으면 오히려 보행 리듬이 깨진다. 먼저 평지에서 반대쪽 발과 스틱을 자연스럽게 번갈아 움직이는 리듬부터 익히는 편이 좋다.

실제 하산에서는 여기에 보폭을 짧게 하는 습관을 더해야 한다. 발을 몸에서 멀리 뻗기보다 몸 아래쪽 가까이에 놓고, 허벅지가 지쳐 계단을 내려설 때마다 몸이 털썩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면 속도를 늦추거나 쉬는 것이 좋다.

배낭도 가볍게 꾸리는 편이 낫다. 오르막에서는 ‘조금 무거운 정도’로 느껴졌던 짐이 하산에서는 매 걸음 다리가 받아내야 할 추가 하중이 된다. 정상 도착 시간을 산행의 종료 시점으로 잡지 말고 내려올 체력까지 남기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산행 계획이다.

+Info | 처음 산에 간다면?

지역별로 시작하기 좋은 초보 코스

국립공원공단은 탐방로를 경사도와 노면, 거리 등에 따라 구분하며 ‘보통’ 등급을 본격적인 등산을 위한 가장 쉬운 단계로 설명한다. 처음 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정상 정복을 목표로 삼기보다 비교적 짧거나 평탄한 길에서 오르내리는 감각부터 익히는 방법도 좋다.

지역 초보자 코스 거리·시간 참고 특징
수도권 서울 아차산 정상까지 약 40분 해발 295.7m로 비교적 낮고 산세가 험하지 않다. 아차산성길·정상길 등 여러 선택지가 있어 첫 도심 산행에 적합하다.
강원 오대산 선재길 월정사~상원사 약 9km·3시간 30분 대부분 평지에 가까운 숲길로 이어져 장시간 걷기에 익숙해지는 입문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충청 속리산 오리숲길·세조길 약 4.6km·1시간 40분 법주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완만한 길이다. 일부는 무장애 탐방로로 조성돼 본격 등산 전 숲길 걷기에 적합하다.
호남 내장산 자연관찰로 코스 약 3.9km·1시간 20분 일주문~내장사~원적암~벽련암을 돌아오는 순환형 산책 코스다. 거리와 시간이 짧아 첫 가을 산행으로 부담이 적다.
영남 주왕산 상의주차장~용추폭포 편도 약 2.7km·1시간 15분 주왕계곡 대표 구간으로 용추폭포까지 비교적 완만하다. 초보자는 장거리 전체 코스보다 용추폭포에서 돌아오는 식으로 거리를 조절하는 편이 좋다.
제주 한라산 어승생악 탐방로 편도 1.3km·약 30분 어리목 탐방안내소 옆에서 출발해 비교적 짧게 정상 풍경을 경험할 수 있어 가벼운 등산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다만 ‘초보 코스’라는 말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온 뒤 젖은 돌과 낙엽이 깔리면 같은 길도 난도가 크게 달라지고, 국립공원의 경우 기상과 계절에 따라 탐방로가 통제될 수 있다. 출발 직전에는 반드시 해당 국립공원이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입산시간과 탐방로 통제 정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국립공원공단도 코스 안내와 함께 입산시간지정제 및 탐방로 통제 현황 확인을 당부하고 있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12
[운동, 하다] 30도 아래면 뛰어도 될까…여름 운동, ‘기온’보다 이것 봐야
  • 입추 지나 아침은 선선해졌지만 한낮 30도 안팎…폭염특보 여전
  • 기온·습도·햇볕·바람 따라 달라지는 ‘열부하’…온도계 숫자만 보면 안 돼
  • 평소보다 숨차고 어지럽다면 기록 욕심 버려야…근육 경련도 초기 경고 신호
입추가 지났어도 한낮 더위는 여전하다. 늦여름 야외운동은 기온뿐 아니라 체감온도와 습도, 몸 상태까지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 공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밤 기온이 내려가는 지역이 늘면서 길을 걷거나 출근길에 나섰을 때 한여름과는 다르다는 느낌도 든다. 폭염 때문에 미뤄뒀던 러닝이나 등산, 자전거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변화다.

그러나 달력이 가을에 가까워졌다고 날씨까지 완전히 가을로 넘어간 것은 아니다. 기상청이 11일 발표한 예보에 따르면 1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7~24도, 낮 최고기온은 26~33도로 예상된다. 수도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곳이 있고,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침과 한낮의 온도 차가 커지면서 오히려 더위를 과소평가하기 쉬운 시기다.

특히 운동할 때는 “오늘 최고기온이 몇 도인가”만으로 야외 활동의 안전성을 판단해서는 부족하다. 가령 같은 29도라도 습도가 높고 햇빛이 강하며 바람까지 약하다면 몸이 실제로 견뎌야 하는 열 부담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달리기처럼 스스로 많은 열을 만들어내는 운동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선선해진 아침 공기에 속아 평소 페이스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기온이 아닌 ‘내 몸이 얼마나 많은 열을 감당하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 늦여름 운동의 핵심이다.

29도인데 왜 더 힘들까…온도계에 나오지 않는 ‘열부하’

야외운동의 부담은 단순한 기온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습도와 햇빛, 바람이 더해지면 같은 29도도 훨씬 힘들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사람의 몸은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많은 열을 만들어낸다. 이 열을 외부로 내보내는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땀이다. 피부에 나온 땀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몸을 식히는 방식이다.

문제는 습도다. 공기 중에 이미 수분이 많으면 피부에 맺힌 땀이 쉽게 증발하지 못한다. 땀은 계속 흐르는데 정작 몸을 식히는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바람까지 약하면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기상청이 폭염 예보에 활용하는 여름철 체감온도 역시 기온만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온에 습도의 영향을 반영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정량화한 값이다.

스포츠나 야외 작업 현장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지표로 습구흑구온도(Wet Bulb Globe Temperature·WBGT)가 활용된다. WBGT는 단순한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햇빛에 의한 복사열, 바람 등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 사람이 환경에서 받는 열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지표다. 일반 온도계가 공기의 온도 하나를 측정한다면 WBGT는 실제 환경에서 몸이 얼마나 쉽게 열을 식힐 수 있는지까지 판단하려는 개념에 가깝다.

여기서 흔히 보는 ‘체감온도’나 ‘열지수’와의 차이도 있다. 열지수는 주로 기온과 습도를 이용해 그늘에서 얼마나 덥게 느껴지는지를 나타내는 반면 WBGT는 햇빛의 복사열과 바람까지 고려한다. 따라서 뙤약볕 아래 운동장에서 달리거나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는 자전거·등산처럼 직사광선을 피하기 어려운 운동에서는 단순 기온보다 실제 환경을 폭넓게 볼 필요가 있다.

결국 “30도 아래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하나의 숫자를 안전선처럼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30도를 밑돌더라도 습도가 높고 햇볕이 강한 오후라면 열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같은 기온이라도 그늘이 있고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는 몸의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러닝 나가기 전 ‘최고기온’ 대신 세 가지를 보자

여름철 야외운동은 최고기온만 볼 일이 아니다. 체감온도와 습도, 폭염특보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시간대와 강도를 조정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그렇다고 일반인이 운동할 때마다 WBGT 측정기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온도 하나만 확인하던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우선 날씨 앱이나 기상정보를 볼 때 기온과 함께 체감온도·습도·폭염특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지 않더라도 높은 습도로 체감온도가 올라가 있다면 운동 강도를 평소와 똑같이 잡을 이유가 없다.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운동 장소와 시간이다. 같은 날이라도 햇볕이 강한 아스팔트 도로나 운동장과 나무 그늘이 이어지는 공원의 열 환경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더운 날 야외 운동을 해야 한다면 햇볕이 강한 한낮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로 일정을 옮길 것을 권한다.

마지막은 운동 강도다. 선선하게 느껴지는 날이라고 처음부터 평소 기록을 되찾으려 할 필요는 없다. 더운 환경에서는 운동 자체가 만드는 대사열까지 몸에 더해진다. 전문가들은 더운 날 운동을 시작할 경우 처음에는 속도를 낮추고 몸 상태를 살피면서 서서히 강도를 올리라고 권한다.

예컨대 러닝이라면 첫 구간부터 목표 페이스를 맞추기보다 천천히 몸을 움직이면서 평소와 비교해 호흡과 피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방식이 낫다. 자전거 역시 기록이나 평균 속도를 먼저 맞추기보다 그늘에서 쉴 수 있는 경로와 휴식 지점을 고려해야 한다. 등산은 오르막에서 운동 강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만큼 출발 당시의 기온만 보고 산행 전체의 열 부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수분 역시 운동 직전 한꺼번에 마시는 것보다 운동 전부터 충분히 보충하고 운동 중에도 조금씩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더운 환경에서 활동할 경우 갈증이 심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분을 보충하도록 권한다. 장시간 많은 땀을 흘리는 운동에서는 수분뿐 아니라 전해질 손실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힘든 운동’과 ‘위험한 운동’은 다르다…몸의 신호가 먼저다

여름 운동에서는 ‘조금 힘든 것’과 ‘위험 신호’를 구분해야 한다.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 근육경련이 느껴지면 즉시 운동을 멈춰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 운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원래 운동하면 힘든 것”이라며 몸의 경고를 지나치는 것이다. 더운 환경에서 운동할 때 평소와 달리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어지럽고, 두통이나 메스꺼움이 나타난다면 페이스를 낮추는 정도로 버틸 일이 아니다.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몸을 식혀야 한다. 전문가들은 어지럽거나 쇠약감을 느끼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서늘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운동 중 발생하는 근육 경련도 가볍게 볼 신호는 아니다. 많은 땀을 흘린 뒤 팔이나 다리, 복부 근육이 갑자기 당기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것은 열 관련 질환의 초기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때 ‘조금만 더 뛰면 풀린다’며 계속 운동하기보다 운동을 멈추고 몸을 식히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특히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과 행동이 평소와 달라지고, 제대로 걷기 어렵거나 쓰러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열사병 등 심각한 열 관련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신속하게 몸을 식혀야 한다.

여기서 스마트워치의 심박수 역시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다. 다만 특정 심박수 하나를 ‘위험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평소 같은 운동을 할 때와 비교해 유난히 힘든지, 호흡과 피로감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는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날씨와 운동 강도, 수분 상태, 수면이나 컨디션 등 여러 요소가 심박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입추가 지났다고 여름 운동의 위험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침 공기가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지금은 ‘폭염이 끝났다’는 착각 때문에 운동 강도를 갑자기 높이기 쉬운 때다.

늦여름 야외 운동의 기준은 온도계에 적힌 ‘29도’나 ‘30도’가 아니다. 습도는 높은지, 햇볕은 강한지, 바람은 부는지, 그리고 평소보다 몸이 더 힘들지는 않은지까지 함께 보는 것. 기록보다 이런 신호를 먼저 읽는 것이 여름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가을 운동으로 넘어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오늘 야외 운동 나가도 될까? 30초 점검표*

□ 기온뿐 아니라 체감온도와 습도를 확인했나

□ 거주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는지 확인했나

□ 직사광선이 강한 한낮 운동을 피할 수 있나

□ 평소보다 운동 강도를 낮춰 시작할 계획인가

□ 운동 중 마실 물을 준비했나

□ 그늘이나 냉방 공간 등 중간에 쉴 곳이 있는가

□ 두통·어지럼증·메스꺼움·근육 경련이 생기면 즉시 중단할 준비가 돼 있는가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28
[운동, 하다] 바다는 수영장이 아니다…해수욕장 들어가기 전 ‘5분 준비운동’
  • 차가운 물과 불규칙한 파도, 몸에는 수영장과 전혀 다른 운동 환경
  • 발목부터 어깨까지 네 가지 동작으로 경련·염좌·근육 손상 위험 낮춰야
  • 쥐 나면 무리하게 버티지 말고 부력 확보…준비운동 뒤에도 천천히 입수해야
해수욕장 입수 전 모래사장에서 런지와 어깨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고 있는 피서객들. 바다는 수영장과 달리 수온과 파도, 불규칙한 지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준비운동이 안전한 물놀이의 첫걸음이다. (이미지=AI로 생성)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다로 향하는 피서객이 늘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을 지나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은 여름휴가의 묘미다. 하지만 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달려가 곧바로 물속으로 뛰어드는 행동은 생각보다 몸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바다는 수영장과는 몸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바닷물은 체온과 큰 차이가 나고, 발밑의 모래와 해저 지면은 고르지 않다. 파도와 조류는 몸을 계속 밀고 당기며 균형을 흔든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도 차가운 물과 불안정한 지면, 갑작스러운 전신 움직임이 한꺼번에 겹치면 발목을 접질리거나 종아리에 쥐가 나고, 어깨와 허리 등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갑작스러운 냉수 입수는 호흡에도 영향을 미친다. 차가운 물에 갑자기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 ‘헐떡임(gasp)’과 과호흡이 나타나는 ‘냉수 충격 반응(Cold Shock Response)’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얼굴까지 한꺼번에 물에 잠기면 당황해 물을 들이마실 위험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냉수에 처음 노출되는 순간에는 호흡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수 있는 만큼, 준비운동을 마친 뒤에도 다리부터 천천히 물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수욕장 준비운동은 단순히 몸을 푸는 절차가 아니다. 불안정한 모래 위에서도 발목과 무릎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체를 활성화하고, 파도에 대응할 코어와 수영에 필요한 어깨를 미리 움직이며, 심박수와 호흡을 서서히 높이는 과정이다. 물에 들어가기 전 단 5분이라도 몸을 충분히 깨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가운 물과 모래, 파도까지…바다에서는 몸 쓰는 방식이 달라진다

얕은 스쿼트와 어깨 돌리기 등 하체와 상체를 함께 풀어주는 준비운동. 발목부터 종아리·허벅지·엉덩이·어깨·코어 순으로 5분 정도 몸을 풀면 근육 경련과 관절 부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모래사장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평지보다 발목과 종아리가 훨씬 쉽게 피로해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모래가 밀리거나 발이 안쪽으로 빠지면서 발목 주변 근육이 계속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준비 없이 모래 위를 달리거나 파도를 피해 급하게 방향을 바꾸면 발목 염좌나 무릎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물속에 들어가면 이번에는 상체와 코어에 부담이 커진다. 파도가 밀려올 때 몸이 뒤로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과정에서 복부와 허리, 엉덩이 근육이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튜브를 붙잡거나 헤엄칠 때는 어깨 관절을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물살을 이겨내기 위해 평소보다 큰 동작을 사용하면 허벅지와 종아리의 피로도도 빠르게 쌓인다.

여기에 더운 날씨 속에서 땀을 많이 흘린 상태라면 근육 경련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근육 경련은 단순히 바닷물이 차가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근육 사용과 피로, 수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무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활동하며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무너져 팔과 다리, 복부 등에 근육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해수욕장에 도착한 뒤에는 가만히 서서 근육만 오래 늘리는 정적 스트레칭보다 걷기와 관절 회전, 스쿼트처럼 실제 움직임을 포함한 동적 준비운동으로 체온과 심박수를 서서히 높이는 것이 좋다. 반대로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무리하게 스트레칭하거나 모래 위에서 과도하게 점프하는 동작은 오히려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발목부터 어깨까지 5분…부상 위험 낮추는 네 가지 준비운동

해수욕장 입수 전 따라 하기 쉬운 4가지 준비운동 예시. 발목과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주변 근육을 순서대로 풀어주면 해변의 불규칙한 지면과 차가운 바닷물에 보다 안전하게 적응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① 가볍게 걷고 발목 깨우기…모래 위 ‘삐끗’ 막는 첫 단계

준비운동은 단단하고 평평한 모래나 해변 산책로를 1~2분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한다. 걷는 동안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어 체온을 높이고 호흡을 조금씩 끌어올린다. 이어 한쪽 발끝을 바닥에 가볍게 댄 상태에서 발목을 안팎으로 각각 5~10회 천천히 돌린다. 균형 잡기가 어렵다면 동행자의 어깨나 난간을 잡고 실시해도 된다.

다음에는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뒤 뒤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리는 카프 레이즈(Calf Raise)를 10회 정도 실시한다. 발목 주변과 종아리 근육을 활성화해 모래 위에서 방향을 바꾸거나 파도를 버틸 때 필요한 안정성을 높이는 동작이다.

이 과정을 생략한 채 모래사장을 달리거나 갑자기 뛰면 발목이 안팎으로 꺾이며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삐끗한 뒤 통증이나 부종이 나타난다면 즉시 물놀이를 중단하고 다친 부위를 쉬게 해야 한다. 수건으로 감싼 냉찜질을 15~20분 정도 시행하고, 가능하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붓기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발을 디디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있거나 변형이 보이고 부기가 빠르게 심해진다면 골절 가능성도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② 스쿼트와 런지…무릎·허벅지에 갑자기 힘 쏠리는 상황 대비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엉덩이를 뒤로 빼며 얕은 스쿼트(Squat)를 8~10회 실시한다. 무릎은 발끝과 같은 방향을 유지하고 안쪽으로 모이지 않도록 한다. 깊게 앉기보다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한 발을 앞으로 내디딘 뒤 양쪽 무릎을 살짝 굽혔다 펴는 런지(Lunge)를 좌우 각각 5회씩 실시한다. 무릎이 불편한 사람은 보폭을 줄이거나 런지 대신 제자리에서 무릎을 번갈아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대체해도 충분하다.

스쿼트와 런지는 파도가 밀려올 때 하체로 균형을 잡고, 물속에서 방향을 바꾸는 데 필요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활성화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도를 피해 갑자기 뛰거나 깊은 모래에서 강하게 발을 차면 허벅지 뒤쪽 근육이나 종아리에 무리가 가고 무릎 주변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근육이 갑자기 당겼다면 즉시 움직임을 멈추고 더 이상 뛰거나 수영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벼운 통증이라면 휴식을 취하면서 냉찜질을 하고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강한 스트레칭은 피한다. ‘뚝’ 하는 느낌과 함께 심한 통증이나 멍, 부종,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근육이나 힘줄 손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③ 팔 크게 돌리고 가슴 열기…수영 전 어깨 관절 준비

양팔을 옆으로 벌린 뒤 작은 원을 그리며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 앞뒤로 각각 10회씩 돌린다. 이어 양팔을 가슴 앞에서 교차했다가 뒤로 크게 벌리는 동작을 10회 반복하고, 몸통도 좌우로 천천히 회전해 가슴과 등 주변 근육까지 함께 풀어준다.

어깨 관절은 수영뿐 아니라 튜브나 보디보드를 붙잡고 버티거나 어린아이를 안아주는 동안에도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준비 없이 팔을 크게 휘두르거나 파도 속에서 물을 강하게 저으면 어깨 주변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어깨 통증이 생겼다면 ‘조금 더 움직이면 풀리겠지’라고 생각하며 수영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팔을 머리 위로 올리기 어렵거나 통증이 계속된다면 물놀이를 중단하고 충분히 휴식한 뒤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어깨 모양이 달라졌거나 팔을 거의 움직일 수 없고 감각 저하까지 동반된다면 탈구나 골절 가능성이 있으므로 억지로 맞추려 하지 말고 119 또는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④ 무릎 들기와 몸통 회전…파도에 밀리지 않도록 코어 깨우기

마지막으로 제자리에서 무릎을 허리보다 약간 낮은 높이까지 번갈아 들어 올리며 20~30초 동안 가볍게 움직인다. 이어 두 손을 가슴 앞에 둔 채 골반은 정면을 유지하고 몸통만 좌우로 10회 정도 천천히 회전한다. 허리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회전 범위를 줄여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실시한다.

이 동작은 파도에 몸이 흔들릴 때 자세를 유지하는 복부와 허리, 엉덩이 근육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어 근육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파도를 버티거나 물속에서 갑자기 몸을 비틀면 허리 근육과 주변 연부조직에 부담이 가해져 통증이나 경직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를 삐끗했다면 무리하게 허리를 숙이거나 몸을 비틀지 말고 통증이 덜한 자세에서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다리 저림이나 근력 저하, 감각 이상이 동반되거나 통증이 매우 심하다면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파도에 넘어지면서 머리나 목을 부딪혔다면 스스로 일어나려 하기보다 주변 사람이나 안전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준비운동을 했어도 뛰어들면 위험…물은 다리부터 천천히

준비운동을 마친 뒤 바닷물을 팔과 가슴에 천천히 적시며 수온에 적응하는 모습. 갑작스럽게 뛰어들기보다 발과 다리부터 물에 익숙해지고 지정 수영구역과 안전장비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 입수 방법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준비운동을 마쳤다고 곧바로 머리부터 물속으로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먼저 발과 다리부터 물에 들어가 수온을 확인한 뒤 손과 팔, 얼굴과 가슴 순으로 천천히 물을 적시며 몸이 차가운 물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호흡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만약 갑자기 숨이 가빠지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든다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말고 즉시 물 밖으로 나와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차가운 물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일시적으로 호흡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만큼 서두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닥의 깊이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다이빙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물놀이 사고가 저산소증과 저체온증, 심정지뿐 아니라 다이빙 과정에서 머리나 목이 바닥에 부딪혀 경추와 척추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속에서 종아리나 발바닥에 근육 경련이 발생했다면 당황해 몸부림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튜브나 구명조끼 등 부력을 확보하고 동행자나 안전요원에게 즉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등을 물에 띄워 얼굴이 물 밖에 있도록 유지하면서 호흡을 먼저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경련이 가라앉더라도 곧바로 다시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말고 물 밖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도 무턱대고 맨몸으로 구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구조자 역시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즉시 안전요원이나 119에 신고하고 구조용 튜브, 밧줄, 긴 막대처럼 물 밖에서 전달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질병관리청 역시 구조자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한 구조 장비를 사용하고 신속히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음주 후 수영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술은 판단력과 균형감각을 떨어뜨리고 위급 상황에서의 대응 속도를 늦춰 사고 위험을 크게 높인다. 또한 안전요원이 배치된 지정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고, 구명조끼 착용이 필요한 활동에서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는 물론 수영에 익숙한 성인이라도 파도와 조류가 강한 바다에서는 안전수칙을 우선해야 한다.

시원한 바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누구보다 먼저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발목과 하체, 어깨와 코어를 차례로 깨우고 몸이 차가운 물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준 뒤 천천히 입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시작이다. 해수욕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운동은 바닷속 수영이 아니라 모래사장에서 시작하는 5분 준비운동이다.

해수욕장 입수 전 체크리스트

□ 안전요원 배치 여부와 수영 가능 구역을 확인했다.

□ 음주하지 않았고 몸 상태가 좋다.

□ 1~2분 걸으며 체온과 호흡을 충분히 끌어올렸다.

□ 발목 돌리기와 카프 레이즈를 실시했다.

□ 스쿼트와 런지로 하체를 충분히 활성화했다.

□ 팔 돌리기와 가슴 열기로 어깨 관절을 준비했다.

□ 무릎 들기와 몸통 회전으로 코어를 깨웠다.

□ 발과 다리부터 천천히 물에 들어가 수온을 확인한다.

□ 구명조끼·튜브 등 필요한 안전장비를 착용하거나 준비했다.

□ 근육 경련이나 통증이 생기면 즉시 물 밖으로 나올 계획을 세웠다.

□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맨몸 구조보다 119 신고와 구조 장비를 우선한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16
[운동, 하다] 오늘도 1만 보 채우셨나요? 걸음 수보다 먼저 봐야 할 네 가지
  • 7000보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운동 처방은 아냐
  • 같은 걸음 수라도 평소 활동량·강도·좌식시간에 따라 효과 달라
  • 체력 높이려면 걷기에 근력 운동과 회복 관리까지 더해야
같은 1만 보라도 걷는 방식과 강도, 생활 패턴에 따라 운동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저녁 10시, 스마트워치에 9320보가 찍혀 있다. 목표까지 남은 걸음은 680보. 집 안을 몇 바퀴 돌고 나면 마침내 ‘1만 보 달성’이라는 축하 알림이 뜬다. 오늘도 운동을 제대로 마쳤다는 안도감이 따라온다. 그런데 이렇게 채운 1만 보는 정말 ‘운동을 잘한 하루’를 뜻할까.

걸음 수에는 출퇴근길 이동과 장보기, 집안일처럼 하루 동안 발생한 모든 보행이 포함된다. 오래 앉아 있다가 저녁에 몰아서 걸은 1만 보와 일정한 속도로 빠르게 걸으며 틈틈이 몸을 움직인 1만 보는 숫자는 같아도 신체에 주는 자극이 다르다.

질병관리청은 골격근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모든 신체 움직임을 ‘신체활동’으로 정의한다. 운동은 그중에서도 체력이나 건강을 개선할 목적으로 계획적·구조적·반복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이다. 걸음 수가 하루에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면, 운동의 강도와 효과는 그 숫자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1만 보보다 적게 걸어도 상당한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면서 ‘7000보’가 새로운 목표처럼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목표 수치를 1만 보에서 7000보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숫자를 채웠는지가 아니라 평소보다 얼마나 더 움직였고, 어느 정도 강도로 걸었으며,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였는지다.

1만 보 대신 7000보? 연구 속 숫자는 출발점에 가깝다

7000보 연구의 핵심은 새로운 절대 기준이 아니라, 각자의 출발점에서 활동량을 늘리는 데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2025년 국제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The 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용량-반응 메타분석은 성인의 하루 걸음 수와 여러 건강 결과의 관계를 종합했다.

연구진이 35개 코호트에서 나온 57개 연구를 검토한 결과, 하루 7000보를 걸은 집단은 2000보를 걸은 집단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47% 낮은 연관성을 보였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5%, 치매 위험은 38%, 우울 증상 위험은 22% 낮았다.

특히 활동량이 매우 적은 사람이 걸음 수를 늘릴 때 건강상 이득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일부 건강 결과에서는 7000보를 넘긴 뒤에도 걸음 수가 증가할수록 추가적인 이점이 관찰됐다.

다만 7000보가 질병 예방 효과가 시작되는 정확한 경계선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걸음 수와 건강 결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관찰연구들을 종합한 것이다. 6999보와 7000보 사이에 생리적인 경계가 있거나, 7000보를 걷기 시작하면 누구나 같은 효과를 얻는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구진도 1만 보를 잘못된 목표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미 활동적인 사람에게는 1만 보 이상이 유효한 목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평소 활동량이 적거나 1만 보 달성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7000보가 보다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결국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1만 보 대신 무조건 7000보를 걸으라’가 아니다. 지금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출발점에서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면 건강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데 가깝다.

같은 1만 보도 효과가 다른 이유…먼저 확인할 네 가지

-첫 번째는 ‘출발점’…평소보다 얼마나 더 움직였나

걷기의 평가는 절대적인 숫자보다 자신의 평균 활동량과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평소 하루 2500보를 걷던 사람이 5000보까지 활동량을 늘렸다. 다른 사람은 평소 9000보를 걷다가 이날 1만 보를 채웠다. 걸음 수만 보면 두 번째 사람이 더 많이 걸었지만, 몸이 받아들인 변화의 크기는 첫 번째 사람이 더 클 수 있다.

전자는 기존 활동량을 두 배로 늘린 반면, 후자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기존 걸음 수 연구에서도 건강상 이득은 활동량이 매우 적은 구간에서 걸음 수가 증가할 때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하나의 목표치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하기보다 자신의 평균 활동량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활용한다면 하루 최고 기록보다 최근 1주일의 평균 걸음 수를 살펴보는 편이 낫다. 평소 3000보 안팎이라면 당장 1만 보에 도전하기보다 4000~5000보처럼 실천 가능한 수준부터 시작할 수 있다.

반대로 일상에서 이미 1만 보 가까이 걷는 사람이라면 걸음 수를 더 늘리는 것만으로 원하는 체력 향상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숫자보다 걷는 속도와 운동 시간을 점검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강도’…숨과 심장 박동이 달라졌나

많이 걷는 것과 운동 강도가 충분한 걷기는 같은 의미가 아닐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대형마트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은 3000보와 출근길에 일정한 속도로 빠르게 걸은 3000보는 같은 운동으로 보기 어렵다.

두 활동 모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심폐체력을 높이는 유산소 운동으로 평가하려면 얼마나 빠르고 힘들게 걸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중강도 신체활동을 안정 상태보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다소 가빠지는 수준으로 설명한다. 일상에서는 숨이 약간 차지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정도가 중강도를 가늠하는 실용적인 기준이다.

여러 성인 보행 연구에서는 분당 약 100보가 중강도 걷기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제시됐다. 다만 같은 속도라도 나이와 키, 체력, 질환에 따라 느끼는 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전체 걸음 수 가운데 일정 시간 이상 빠르게 걸은 구간이 있었는지, 걷는 동안 호흡과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높아졌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소 이동량은 충분하지만 심폐체력을 높이고 싶다면 편안하게 걷는 구간 사이에 빠른 걸음을 짧게 넣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많이 걷는 것과 제대로 운동하는 것은 반드시 같은 말이 아니다.

-세 번째는 ‘좌식시간’…저녁의 1만 보가 낮 시간을 지워주지는 않는다

하루 한 번의 운동과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일은 서로 다른 건강 과제다. (이미지=AI로 생성)

퇴근 후 한 시간 동안 걸어 1만 보를 채웠다. 하지만 업무 중에는 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경우 걸음 수 기록만으로 하루의 움직임이 충분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한 차례 걷기 운동을 하는 것과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일은 함께 관리해야 할 서로 다른 과제다.

질병관리청의 신체활동 지침은 성인에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권하는 동시에 하루 동안 앉아 있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도록 제시한다. 일부 실험 연구에서는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을 짧은 걷기로 자주 끊었을 때 식후 혈당과 중성지방 반응이 완화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저녁에 운동했다는 이유로 낮 동안의 좌식 생활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업무 중 한 시간에 한 번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통화할 때 걸으며, 가까운 거리는 직접 이동하는 방식으로 앉아 있는 시간을 끊는 것이 좋다.

별도의 운동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출퇴근과 점심시간, 업무 중 이동을 활용해 여러 차례 나눠 걸을 수 있다. 여기에 빠르게 걷는 시간을 일부 더하면 좌식시간 감소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챙길 수 있다.

-네 번째는 ‘회복’…다음 날까지 통증이 남지는 않았나

걷기 목표를 채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통증 없이 지속할 수 있는 몸 상태다. (이미지=AI로 생성)

목표까지 2000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릎 통증을 참고 걸음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스마트워치에는 ‘목표 달성’으로 기록되지만, 몸에는 무리가 쌓였을 수 있다.

걷는 동안 발바닥이나 발목, 무릎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보행 자세가 달라진다면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다음 날까지 관절 통증과 심한 피로가 이어진다면 현재 운동량이 몸의 적응 수준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청은 신체활동 계획을 세우기 전 개인의 건강과 체력 수준을 확인하고 적절한 강도와 양을 선택하도록 권고한다.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활동량을 늘릴 때도 한 번에 걸음 수를 크게 높이기보다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 시간과 빈도, 강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하는 편이 안전하다.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이 나타나거나 관절 부종과 통증이 지속된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걷기의 목표는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통증 없이 꾸준히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있다.

체력·체중·건강 관리…목적이 다르면 걷는 방법도 달라진다

체력 향상과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걷기와 함께 근력 운동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심폐체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전체 걸음 수와 별도로 중강도 이상으로 걸은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만 19~64세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여기에 주요 신체 부위를 활용하는 근력 운동을 주 2일 이상 하고, 앉아 있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기본 지침이다.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1만 보 달성만으로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걷기로 소비하는 에너지는 속도와 거리, 체중, 지형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운동 뒤 식사량이 늘면 걷기로 만든 에너지 소비가 상쇄될 수도 있다.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식사 관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개인의 건강과 체력 수준에 따라 주당 약 250~30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이 권고된다.

고령층에게는 걷기 외에 근력과 균형 능력을 높이는 운동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만 65세 이상에게 유산소 신체활동과 주 2일 이상의 근력 운동에 더해 낙상 예방을 위한 평형성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도록 권고한다.

매일 많이 걸어도 하체 근력과 균형 능력이 부족하면 일상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운동 요소가 빠질 수 있다. 걷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모든 운동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결국 걸음 수는 하루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계기판에 가깝다.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숫자 하나만으로 차량 전체의 상태를 판단할 수 없듯, 걸음 수만으로 운동 강도와 심폐체력, 근력, 회복 상태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체크리스트, 오늘 몇 보 걸었는지보다 먼저 확인할 것

□ 최근 1주일 평균보다 활동량이 늘었는가

□ 숨이 약간 찰 정도로 걸은 시간이 있었는가

□ 오래 앉아 있던 시간을 중간중간 끊었는가

□ 걷기 외에 근력 운동도 주 2일 이상 하고 있는가

□ 걷는 동안 자세가 무너지거나 통증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 운동 다음 날까지 심한 피로나 관절 통증이 남지 않았는가

□ 체력 향상·체중 관리 등 자신의 목적에 맞게 걷고 있는가

1만 보는 걷기를 생활화하는 유용한 목표다. 하지만 스마트워치에 뜨는 축하 알림이 몸의 상태까지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오늘 몇 보를 걸었는지보다 평소보다 더 움직였는지, 숨이 찰 만큼 걸었는지, 통증 없이 내일도 걸을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