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4-01-22 16:28

총선 전망 ‘족집게’?… 늘 맞힐 순 없다

이근형 “민주당 박빙 열세”… 매우 위험하고 무모한 예측 예측 틀리더라도 총선 승리 위해 위기 강조한 듯

신창운

총선 결과에 대한 예측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번엔 민주당 박빙 열세“라는 다소 의외의 전망도 그 중 하나다. 성한용 선임기자가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인터뷰한 내용이 한겨레신문에 게재됐다. 오마이뉴스가 이 기사를 토대로 다시 요약 보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이 이근형(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만났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180석 얻을 거로 예측했고, 2004년 노무현 탄핵 직후엔 열린우리당 152석을 정확히 예측했다. 2016년에는 "어느 당이 1당이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123석과 122석을 나눠 가졌다.

그랬던 이근형이 이번 선거는 "좋지 않다"면서 "민주당이 박빙 열세"라고 분석했다. 지난 총선 때 문재인(당시 대통령) 지지율은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비슷했지만,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크게 앞섰다. 성한용은 "선거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근거 없는 낙관론"이라고 지적했다. "방심과 나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근형의 조언은 "윤석열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한동훈을 따라간다고 같이 따라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번 총선은 두 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태다. “위기가 아닌데도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 위기라고 규정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실제로는 위기인데도 위기라고 하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짐짓 위기가 아닌 척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민주당은 후자인 것 같다“고 했다.”

흥미로운 기사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매우 위험하고 무모한 예측이다. 아직도 2개월 이상이란 기간이 남았고, 공천 갈등과 탈당, 신당 영향력, 막판 돌발 변수 등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널려 있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예측 전문가라도 신중해야 한다. 그런 변수들로 인해 예측은 변할 수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향후 변수까지 고려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전문가든 늘 정확한 예측을 할 순 없다. 여러 차례 정확하게 전망한 경험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1936년 리터러리 다이제스트 실패 때 혜성처럼 나타나 선거여론조사의 새 역사를 썼던 미국 갤럽은 최근 세 번이나 대통령 선거 예측에 실패했다. FiveThirtyEight.com 네이트 실버(Nate Silver)도 오바마 당선 및 재선을 정확히 예측했지만, 클린턴-트럼프 대결에서 끝내 실패를 맛봤다. 2020년 미국 대선 때 가장 정확했던 조사기관은 공화당 압승 예상을 깨고 민주당이 선전한 2022년 중간 선거에서 가장 부정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네이트 실버가 자신의 예측 실패 경험에서 얻었던 교훈은 세 가지다. 대충 이런 얘기다.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 간 편향은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 선거 때의 경험이나 자료가 중요한 예측 기반이긴 하지만,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성공 경험이 많은 유력 여론조사기관 판단이라도 늘 맞는 건 아니다”는 것이다.     

둘째, 비록 ‘박빙 열세’란 예측이 틀리더라도 위기를 강조해 민주당의 선거 승리에 기여하고 싶은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거에서 낙관적 사고가 금물인 건 맞다. 그러나 총선 구도 조사에서 정부 견제론 혹은 야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응답이 정부 지원론 혹은 여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응답보다 지속적으로 우세하다. 이에 기반해 야권이 200석 가까운 의석을 획득할 수도 있단 전망을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치부하고 있다. 민주당의 희망적 관측 혹은 사기 진작용일 수 있지만, 여권에서도 엄살이 아닌 객관적 관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총선 판세가 정당 지지도에 따라 좌우된다는 논리도 허술하다. 어느 정도 격차가 의석수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입증된 적도 없다.  

이 전 위원장이 비슷한 ‘전과’를 가지고 있는 점도 의심스럽다. 지난 21대 총선 때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었던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실제론 ‘지역구+비례대표 180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130석 플러스 알파’라고 대외 발표용 엄살을 부린 경험이 있다. 

어떻든 22대 총선에 대한 이 전 위원장의 예측, 즉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국민의힘에 패배할 것’이란 전망은 기록해두었다가 검증 기사를 작성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족집게’로 등극할 것인지, 아니면 여느 전문가들처럼 아무리 예측 경험이 뛰어나더라도 늘 맞힐 순 없다는 사례를 추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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