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10월 1주 정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9%로 지난 주 24%에 비해 5% 포인트 상승했다.
윤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긍정 평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보수층 결집 등으로 지지율이 반등했다는 언론보도가 뒤따랐다.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외교 참사'로 인해 33%이던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연속 급락해서 24%까지 내려갔다고 대부분의 언론이 앞을 다투어 보도했는데, 뜻 밖의 반전이 펼쳐졌다.
이번 주에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상승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느닷없이 외교에 대한 긍정 평가가 늘어나고 보수층이 결집해서 지지율이 반등했다고 보도하는 언론보도의 변신이 흥미롭다.
지난 몇 주를 되돌아 보면, 여론조사의 장단에 춤을 추며 놀아나는 언론의 여론조사 보도가 참으로 가관이다.
지난 달 23일 한국갤럽 발표 9월 4주 대통령 지지율이 28%로 전 주에 비해 5% 포인트 떨어졌다. 곧이어 "윤대통령 지지율 28%, 외교행보 논란 탓 한 주만에 20% 대로 떨어져"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와 같은 유사한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20~22일 실시해서 23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는 22일 불거진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여론이 정작 반영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지지율 하락이 대통령의 '외교 참사' 때문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루 전날 발표된 NBS조사 등 비슷한 시점에 발표한 여론조사의 대통령 지지율이 32~36%를 유지히고 있었지만, 지지율 28%인 한국갤럽 조사만 유독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조사였기 때문이다.
일주일 후(3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9월 5주 대통령 지지율은 전 주 보다 4% 포인트 더 하락해 24%를 기록했다.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최고의 뉴스 거리'였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8월 초의 최저점으로 다시 떨어졌다며 모든 언론이 '외교 참사' 관련 온갖 이유를 갖다대며 지지율 하락 원인을 설명했다.
대통령 지지율 24% 기록한 갤럽 조사결과를 연령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20대와 60대 연령층에서만 지지율이 10% 포인트 이상 하락한 점이 특이하다.
20대에서 지지율은 9%로 전주 22%에 비해 13% 포인트 급락했고, 60대에서도 34%로 전주 대비 10% 포인트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20대와 60대에서 지지를 철회하면서 대통령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그럴듯한 해석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지율 24%의 갤럽조사'가 일종의 '튀는 조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근래 몇 달 동안 발표된 여론조사 가운데 20대 연령대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한 자리수로 떨어진 건 '갤럽조사'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60대의 지지율 역시 30%로 떨어진 경우는 극히 드믈었다.
20대와 60대의 지지율만 특별한 이유없이 급락하고 다른 연령층에서 지지율 등락 폭은 3% 포인트 이내인 점을 보면 갤럽조사 결과의 수치는 '이상치'(outlier)임이 분명해 보인다.
흥미롭게도 이번 주(7일) 발표한 10월 1주 갤럽조사에서 20대의 지지율은 16%로 7% 포인트 상승했고, 60대 지지율은 46%로 전주 대비 무려 12% 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일주일만에 다시 돌아왔다고 해석한다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지난 4주 동안 한국갤럽의 대통령 지지율은 33% -> 28% -> 24% -> 29%로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갤럽조사에서 지지율이 24%로 떨어지는 시점에 여타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대체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갤럽 조사 결과처럼 들쭉날쭉하게 급변하진 않았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가 권위있고 신뢰할 만하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수치가 항상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여론조사가 아무리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하지만 완벽한 조사란 있을 수 없다. 여론조사는 본래 헛점투성이에다 여러 종류의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불완전한 도구'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오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하나의 여론조사 수치가 현재의 여론을 그대로 정확하게 보여줄 순 없다.
따라서 비슷한 시점에 나온 여러 여론조사 결과들을 살펴보고, 조사마다의 특성을 고려해서 현재의 여론 추이를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언론에서 여론조사 보도를 할 때도 조사결과 하나 하나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여러 조사결과들을 종합 비교해보는 '메타분석' 관점에서 바라볼 때 보다 정확한 여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