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예민한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응답자들이 정파적으로 답하는 건 당연하다. 가령,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나 희생자 명단 공개,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 등이 그런 경우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 포용성'이란 비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이 정치적으로 반응하여 대립하는 건 우려스러운 일이다.

다음 표는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84호(11.14~16, 1007명) 결과 중 일부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있는가”에 대해 긍정(매우 그렇다+그런 편이다) 및 부정(그렇지 않은 편이다+전혀 그렇지 않다) 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국민의힘 지지자와 대통령 국정수행 호의적 평가자는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있다는 쪽으로 응답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와 대통령 국정수행 비호의적 평가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가령, 장애인 포용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자(65%)와 대통령 국정수행 호의적 평가자(69%)는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68%)와 국정수행 비호의적 평가자(66%)는 부정적 답변이 더 높았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정파적으로 차별화된 응답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전 정부에선 그렇지 않았다. 비정치적 이슈에 대해선 정파를 초월한 응답 경향을 보여줬다.
아래 표는 동일 조사기관들이 동일 질문을 사용해 2년 전, 즉 2020년 11월 5~7일(1002명) 실시한 전국지표조사 결과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 그리고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에 상관없이 비슷한 응답 성향을 보여줬다.

가령, 장애인 포용에 대한 긍정/부정 응답에서 민주당(44% 대 54%)과 국민의힘(45% 대 51%) 지지자 간 차이가 거의 없고,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의 긍정/부정(41% 대 57%; 42% 대 55%)에 따라서도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정치적 지지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나치면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대화와 타협을 어렵게 만든다.
우리 사회는 왜 이리 극단으로 치닫는 것일까? 적어도 정치적 이슈와 비정치적 이슈에 대한 여론의 합리적 분별이 필요해 보이는데, 그런 경계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