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2023-03-30 21:47

참으로 용감한 언론의 ‘무책임한 여론조사 보도 ‘

저널리즘과 여론조사는 본래 ‘태생적 불화’ 관계

신창운

연합뉴스 등 언론들이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535호(23년 3월 4주)를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보도했습니다(네이버 검색 기사 참고).

연합뉴스는 "대통령 지지율 33% ->34% … 한 달만에 상승세 전환{한국갤럽]"이란 기사 제목을 달았습니다.   한국경제, 뉴시스 등의 매체들도 덩달아  '尹 지지율 한달만에 반등', '尹 지지율 1%p 오른 34%' 등의 제목으로. 한 달, 즉 4주 만에 반등했다거나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책임한 여론조사 보도의 부끄럼도 한 점 없이 이처럼 '용감한 언론'에 감탄을 금할 수 없군요. 새삼스럽지만, ±3.1% 포인트 표본오차를 고려하면 1%포인트 변화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걸 잘 아실텐데 말입니다.

‘상승세 전환’ ‘지지율 반전’이라고요? 지지율의 변화를 이렇게 섣불리 해석해도 되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도대체 어떤 근거에 기반한 것인지.        

여론조사 결과는 대체로 심심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사건 혹은 사고로 인해 커다란 수치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간혹 그런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그렇습니다.  대통령이든 정당이든 지지율이 드라마틱하게 오르내리는 경우 말입니다. 

예전 제가 다니던 언론에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사내 인사가 좀처럼 지지율 반등이 일어나지 않자 갑갑함을 못이겨 '짜증'을 내더군요. 늘 비슷하게 나오는 지지율 조사를 그만하라고 말입니다.

특종 등 좀 더 자극적인 뉴스를 지향하는 저널리즘과 여론조사는 본래 ‘태생적 불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한국갤럽 최근 리포트에 나타난 윤 대통령 지지율 그래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야든 미래 예측이 그렇듯이… 과거 추세를 살펴보면 특정 시점에서 상승 전환 혹은 반전이 일어났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지지율 변화를 전망하는 일은 여론조사의 영역을 벗어난 일입니다.

밋밋하고 지루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의외의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마치 사과나무 아래서 사과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여론조사 보도는 '사과를 억지로 따서 떨어뜨려 놓고는 사과가 저절로 떨어졌다'고 우기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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