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2023-06-06 16:22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급증…고령자 면허 자진 반납 의향 낮아

국민 10명 중 9명, “면허 자진 반납 적정 나이는 70세 이상” 65세 이상 고령층의 35% “기준 나이 돼도 반납하지 않겠다”

김태형

우리 나라의 고령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섰다.  2022년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7.5%, 국제연합이 정의한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웃도는 수준이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19.8명(2019년 기준)으로, OECD 평균 사망자 수인 7.6명 대비 두 배를 넘어서고 있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 중심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국민들은 고령자의 운전과 관련 제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에서 지난 4월 7일~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고령자 운전 및 면허 반납 제도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먼저 우리 국민 73%는 '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에 따라 이미 면허를 반납했거나 "향후 반납 대상 나이가 되면 면허 반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관련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보였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별로는 50대에서 반납 의향이 높았다. 

면허 반납 대상인 만 65세 이상에서는 '반납 대상 나이가 되어 이미 반납했다'는 응답이 11%였고, '반납대상 나이가 되면 반납하겠다'는 응답이 55%인 반면  '반납하지 않을 것이다'는 응답도 35%로 다른 연령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현재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최소 연령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만 65~75세 사이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 반납 기준 나이는 만 70세 이상이고, 부산광역시는 만 65세 이다.

한편, ‘면허를 반납하기에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고령자 기준 연령’에 대해서 평균 만 73세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살펴보면, 만70~74세가 적정하다는 응답 비율이 38%로 가장 많있고, 다음으로 만 75~79세 32%, 만 80세 이상 20%, 만 65~69세 8%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응답자의 90%가 적어도 만 70세 이상은 되어야 '면허 반납 적정 나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현실 제도와 국민들의 인식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면허 반납률은 대상자의 2%대로 저조해 제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로 ‘조건부 면허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조건을 부여해 제한적으로 운전을 허용하게 한다는 것이 제도의 골자다.

조건부 면허 제도의 조건별 수용 정도에 대해 파악한 결과, 일단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주요 제한 조건인 △첨단안전장치 부착(81%), △야간운전 금지(67%), △최고 속도 제한(61%)에 대해 동의하고, 무엇보다 만 65세 이상에서도 과반이 찬성하고 있다. 다만 △고속도로 운전 금지(43%) 조건에 동의하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는 단순이 연령을 잣대로 고령자에게 일률적인 제한을 두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고령자라도 개개인의 운전적합성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능력에 따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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