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여론조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조사기관마다 정당지지율이 서로 달라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지지율을 둘러싼 격차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다. 모드 효과(전화면접 대 ARS)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파생된 응답률과 무당파 비율, 그리고 무선가상번호 대 RDD로 대별되는 표집틀 등에 따라 차이를 설명하기도 한다. 최근엔 질문순서 효과, 즉 정당지지율을 먼저 묻느냐 혹은 국정 운영 평가 다음에 정당지지율을 묻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는 새로운 이슈가 추가됐다.
여기에선 모드 효과와 질문순서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 둘을 결합해 가장 최근에 실시된 정당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다. 11월 18일부터 22일 사이에 실시했다는 시기적 요인, 그리고 조사기관 효과(엠브레인은 NBS를 공동으로 조사 운영하는 조사기관 4개 중 한 곳) 두 가지가 통제됐다는 점에서 모드 및 질문순서 효과를 비교하기에 적절하다고 봤다.
| 조사방법 | 질문순서 | 조사시점 | 조사의뢰-조사기관 | 더불어민주당 | 국민의힘 |
| 전화면접 (CATI) | 국정 먼저 | 11.20~21 | NBS 자체조사 | 27 | 34 |
| 정당 먼저 | 11.19~20 | YTN-엠브레인 | 36 | 25 | |
| 자동응답 (ARS) | 국정 먼저 | 11.18~19 | 한양경제-조원C&I | 35 | 39 |
| 정당 먼저 | 11.18~20 | 스트레이트뉴스-조원C&I | 45 | 39 |
기존의 모드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거 같다. 전화면접에 비해 ARS에서 평균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긴 했다. 그러나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YTN-엠브레인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제법 높은 편이었다.
이에 비해 질문순서 효과는 명확하다. 정당지지율을 먼저 물은 경우 모드에 관계없이 민주당 지지율이 높았다. 전화면접의 경우 36%로 국정을 먼저 물었을 때의 27%에 비해 9%포인트 높았고, ARS의 경우에도 45%로 국정 다음에 물었을 때의 35%에 비해 10%포인트 높았다. 반면 국정 운영 평가를 먼저 물었을 경우엔 모드와 무관하게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당을 먼저 물었을 경우 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에 대해선 잠정적 추론만 있을 뿐이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가 오마이뉴스(23년 8월 3일자)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문항별로 응답자의 관여도에 차이가 있고, 앞선 문항에서 활성화된 프레임이 후속 문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에 임박하면 다르겠지만, 현재는 응답자 다수가 정당보다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에 더 고관여되어 있다고 본다. 지지 정당을 먼저 묻게 되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프레임이 활성화돼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대로 국정 운영 평가를 먼저 물을 경우 이미 대통령을 평가했기에 국정 외 다른 요소를 감안해 정당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가령, 김기현 혹은 이재명 대표, 각 당의 정책이나 성과 등을 감안해서 말이다.
대개의 질문 순서는 전반적인 것부터 묻고 그 다음에 구체적인 것을 묻는다.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고 나서 결혼이나 가정, 친구관계, 건강, 직장 만족도 등을 물어보는 형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결혼 만족도를 먼저 묻고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게 되면, 결혼을 포함한 전반적인 만족도로 응답하지 않고 결혼 이외의 측면, 즉 건강이나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것으로 간주해 응답한다는 얘기다.
김 이사와 유사하지만, 정당지지율을 광의의 포괄적 개념으로, 대통령 지지도를 협의의 구체적 개념으로 상정 설명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등 지지 정당을 선택할 경우엔 대통령 국정 수행을 고려하겠지만, 대통령 지지도는 국민의힘을 제외하곤 특정 정당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평가할 것이란 가정이다.
결국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 다음에 묻는 정당지지율에선 각 정당 대표 및 정책 활동 등을 앞선 질문, 즉 대통령 지지도와 별개로 혹은 대비해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응답자에게서만 그럴 것이란 한계가 있겠지만 말이다.
한편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를 먼저 물을 경우 특히 야당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 중 일부에서 응답 거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고관여층 일부가 빠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낮게 나타날 것이란 해석이다.
질문순서 효과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사례는 앞으로도 꾸준히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지 정당을 먼저 묻을 경우 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보다 엄밀한 분석과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용한 여론조사 4개와 관련해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