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재테크2026-06-25 09:53

한경연 “올해 성장률 2.7%”…반도체 특수에 잠재성장률 2년 만에 회복

한국경제연구원이 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 주도로 잠재성장률을 2년 만에 돌파하지만, 내수·비반도체 부문 소외와 K자형 양극화가 구조적 과제로 지목됐다.

정도윤 기자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이라는 단일 엔진에 올라타 올해 2년 만에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5일 ‘2026 한국경제 전망,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세미나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7%로 제시했다. 1.1%에 그쳤던 2025년과 비교하면 1.6%포인트 급등한 수치이며, 잠재성장률(2.0%)을 웃도는 확장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

세미나 발제자인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성장 견인의 양 축으로 수출(5.6% 증가)과 설비투자(4.0% 증가)를 꼽았다. 반면 가계부채 누증과 고물가 장기화로 씀씀이를 줄인 민간소비는 2.0%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건설투자 역시 원자재값과 공사비 압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0.5%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의 과실이 특정 업종에만 집중되는 현상도 지적됐다. 이 위원은 반도체와 비반도체,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 간 격차가 동시에 벌어지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의 온기가 비반도체·내수 영역으로 번지도록 하는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수출 호조는 대외 수지에도 뚜렷한 흔적을 남길 전망이다. 도영웅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약 330조원(2천250억 달러)까지 불어나 처음으로 2천억 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도 위원은 반도체 호황의 지속 가능성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 개선에는 D램 가격의 단기 급등이 구조적 성장과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요 여건이 변화하면 호황이 단숨에 꺾일 수 있다는 경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동발 지정학적 갈등이 최근 종전 국면을 맞으면서 에너지 가격과 환율 관련 상승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반도체와 증시라는 화려한 지표 뒤에 가려진 구조적 문제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 또한 반도체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와 신산업으로 성장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press@theopinion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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