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유럽 국가들의 디지털서비스세(DST) 도입을 강행할 경우 해당국 수출품 전체에 즉시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로 “수많은 유럽 국가가 미국 기업을 겨냥한 디지털서비스세의 조속한 시행을 논의해왔으며, 일부는 이미 실행 단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세금을 부과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서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상품에 즉각 100%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가 해당국과 기존에 체결된 무역 합의보다 우선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서비스세는 특정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물리적 사업장이 없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메타, 알파벳,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납세 대상으로 꼽힌다.
이번 경고는 미-EU 무역 협상의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EU는 지난 5월 미국과 EU 수출품 대부분에 15% 상한의 관세를 적용하는 무역 협정을 타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7월 4일을 양측의 협정 이행 개시 기한으로 설정했다. 디지털세 문제는 해당 협정에 포함되지 않아 미-EU 간 주요 마찰 요인으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유럽 디지털세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5년 8월에도 디지털세와 규제를 미국 기술 기업 약화를 노린 조치로 규정하며 관세 보복을 예고한 바 있고, 재임 첫 임기 중인 2020년에는 디지털세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EU 9개 회원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기도 했다.
앞서 캐나다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밀려 자국 디지털서비스세를 철회한 바 있다.
EU는 즉각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6일 AFP통신에 “일방적인 조치로 정당한 정책을 겨냥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만약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다면 EU는 자신의 권리와 규제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는 비차별적이며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모든 대형 기업에 동등하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EU를 탈퇴한 영국은 2020년부터 자국 이용자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검색엔진·소셜미디어·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에 2%의 디지털서비스세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영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관세 부과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이번 위협의 실제 집행 방식과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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