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2024-01-30 16:41

【질문 바루기(7) 】’몰카 공작 피해자’ 대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국민 눈높이+’한동훈 효과’에 힘입어 57.6% 본질적 내용보다 Wording에 의존해 응답했을 가능성

신창운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1월 27~28일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포함된 질문 중 하나다.

문) 선생님께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다음 중 어느 쪽 주장에 더 공감하십니까? 김건희 여사가 몰카 공작의 피해자라는 대통령실 입장에 더 공감한다면 1번,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에 더 공감한다면 2번, 잘 모르겠다면 3번을 눌러주세요.

우리 국민 중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자신처럼 대다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인지 여부는 물론 인지하더라도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문제는 내용을 잘 모르더라도 응답해야 하는 게 여론조사라는 점이다. 내용을 알고 응답하는 것과 모르고 응답하는 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령, ‘여론조사꽃’이란 조사기관을 아는 사람들은 진보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중도라고 응답한다.   

2개의 응답 중 1번보다 2번이 더 높게 나오도록 만들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부각해 여론을 조성하고 여당 내 이간질까지 노리는 게 조사를 의뢰한 뉴스토마트 의도였을 것이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첫째, ‘몰카 공작의 피해자’라는 낯설면서도 다소 섬뜩한 단어에 대해선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라는 단어는 그것이 무엇이든 가급적 선택해야 하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을 지니고 있는 항목이다. 국민들의 시선에 맞추는 건 언제나 좋은데 그걸 거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지율 덕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주제 외의 외부적 요소를 이용하겠다는, 즉 꼬리가 몸통을 흔들게끔 방치 혹은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빼더라도 상관없다. 그냥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몰카 공작의 피해자’라는 주장과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해도 충분하다.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 상당수가 내용과 무관하게 위의 두 가지 이유에 근거해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두 가지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실제 응답 결과는 1번 27.3%, 2번 57.6%였다. 뉴스토마토는 ‘김건희 명품백 논란, 한동훈 주장에 공감’, ‘여론은 한동훈… 윤석열 완패’라는 제목을 뽑았다. 오마이뉴스와 SNS 등에서도 비슷한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다. 애초 의도에 따라 예견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는 무선전화 RDD를 이용해 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3.2%였다. 조사개요와 질문지, 통계표 등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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