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일단락됐다. 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꾸준히 나왔지만, 반영은 고사하고 관심이나 있었는지 궁금하다. 버스 지나고 손 흔드는 격이지만,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573호(2월 1주)에 포함된 비례대표 조사결과와 이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살펴보자.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에 투표하는 비례대표 의석수 배분 방식 두 가지, 즉 '정당 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배분하는 연동형'과 '지역구 의석에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 크기대로 배분하는 병립형' 중에서 어느 것이 좋다고 보는지 물었다(항목 로테이션). 그 결과 '연동형'과 '병립형'이 각각 34%, 38%로 비슷하게 나타났고, 29%는 의견을 유보했다.
비례대표제 선호 방식은 지지 정당별, 성별, 연령별 등 응답자 특성별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2018년 11월, 2019년 5월·9월 조사에서는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과반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긍정적, 제1야당이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지자 상당수는 부정적이었다.
2024년 현재 민주당 지지자 일부가 병립형으로 선회했고, 국민의힘 지지자의 연동형 거부감은 전보다 덜해 양측 대립이 무뎌졌다. 이는 2020년 총선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경험에서 비롯한 변화로 보인다. 한편, 과거 세 차례 조사에서 유권자 열에 세 명이 의견을 유보했고, 이번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여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을 최대한 일치시키는 제도다. 2016년까지는 병립형을 적용했고,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정당 득표율에 50%만 연동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는데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등의 이른바 위성 정당이 출현해 본래 취지를 무색게 했다. 당시 학계와 시민단체는 위성 정당이 참여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무효 소송을 냈으나, 2022년 1월 대법원은 청구를 기각했다.”
좀 길지만 내용을 소개한 건 두 가지 비례대표 배분방식, 즉 연동형과 병립형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다. 한국갤럽의 질문과 해석에서 반드시 지적되어야 할 점은 두 시기 질문이 다르다는 것이다. 데일리 오피니언 369호(2019년 9월 1주)에선 연동형에 대한 긍정 및 부정 여부를 물어 38% 대 34%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573호(2024년 2월 1주)에선 병립형과 연동형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병립형 38%, 연동형 34%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알다시피 특정 제도(방식)에 대한 절대적 평가 및 다른 제도(방식)와의 상대적 평가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연동형에 대한 절대적 평가는 해당 방식의 본질적 가치를 살펴서 긍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비해, 상대적 평가는 두 가지 방식을 서로 비교하고 강약점을 두루 살펴서 응답하는 것이다. 결국 연동형을 서로 다르게 질문해서 얻은 수치로 비교 분석한 셈이다. 그 결과 예전에 비해 연동형은 줄어든 대신 병립형은 늘어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그래픽 탄생에 기여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래픽 참고).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건 이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응답자가 별로 없을 것이란 점이다. 일반 국민에 비해 정치적 관심도가 높은 몇몇 사람에게 물어봐도 병립형, 연동형, 준연동형을 구분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일반 유권자의 경우엔 더욱 더 그럴 것이다. TV 뉴스 시간에 준연동형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하는 기자의 모습에서도 그런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고 또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좀 애매하고 이해하기 힘든 질문은 삼분화된 비율로 응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비례대표 의석 수 배분방식과 관련해 서너 번에 걸쳐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결과처럼 말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긍정/부정 여부를 묻고 있는 2019년 조사에선 긍정 38%, 부정 34%, 의견 유보 28%였고, 병립형/연동형 선호도를 묻고 있는 2024년 조사에선 병립형 38%, 연동형 34%, 의견 유보 29%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