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처럼 “2월 여론조사가 실제 민심이 아니라 착시일지 모른다”는 견해도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정체 혹은 하락 & 국민의힘 상승’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이에 반하는 조사 중 대표적 사례가 MBC-코리아리서치 패널조사다. 최근 실시된 4차 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율이 지난 3차 조사(1월 30일~2월 3일)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이 여전히 47%인 건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힘 역시 33%로 변함이 없는 건 대다수 여론조사와 뚜렷이 대비된다.
MBC는 이런 결과가 패널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특성 때문이라고 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패널조사 참여자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고관여층이다. 일반 여론조사에 잡히는 응답자와 결이 다르다. ‘무당층’ 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거 3개월 전 2차 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다“가 7%였다. 움직일만한 ‘무당층’이 남아 있지 않다. 정당 선호 역시 확실하다. 어떤 전문가는 패널조사가 일반 여론조사보다 정치 상황에 따른 반응이 느리다고 평가했다.”
너무 당황한 건지 아니면 그냥 둘러대는 건지 모르겠다. 왜 패널조사를 하는가. 유 작가 말처럼 ‘정치 고관여층’ 비중이 높아서 편향될 수 있지만, 어떤 시기에 어느 쪽으로 판단을 바꾸었는지 보여주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다. 움직일만한 무당층이 2차 때부터 이미 적어졌는데, 패널조사를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고관여층은 정치 상황에 따른 반응이 빠르고 예민할 텐데, 이들이 오히려 느리다는 건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총선을 위해 급조된 패널조사 패널에는 정치 고관여층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온갖 종류의 패널이 다양하게 섞여 있다. 얼마 안 되는 인센티브를 최소 다섯 번 이상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응답자도 있다. 차수를 거듭할수록 양당 지지세가 견고하다고 했는데, 지난번에 이미 응답했는데 왜 다시 묻는지 의아해하거나 짜증을 내는 응답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양당 지지세가 탄탄해지는 현상은 패널조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유 작가에게 묻고 싶다. 정치 고관여층 비중이 높아 편향될 수 있다고 하면서 동시에 첫 패널조사 데이터가 같은 기간 다른 여론조사를 합한 ‘여론M’ 데이터와 차이가 없어 MBC 패널 선정에 특별한 편향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했다. 패널조사는 편향이 불가피한데, MBC 패널만 예외라는 건가.
지난 4일 유시민 작가가 ‘민들레’라는 온라인 매체에 긴 칼럼을 쓴 의도는 명확하다. ‘1타 쌍피’, 즉 예측 실패 대비와 민주당 지지층 단속이 그것이다. 야당이 승리하면 예측 성공이고, 만약 실패하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들이 소신에 따라 적극 투표하지 않았고 혼란에 빠져 대오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경험적 논리적 추론을 견지한다. 2월 여론조사에서의 여당 지지율 상승 말고는 이 추론을 배척하지 않는다.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에 따라 적극 투표한다. 둘째, 민주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대오를 잘 유지하면서 선거를 치른다.”
그러면서 진보 언론 종사자들에게 “여론조사 데이터 꽁무니를 따라다니지 말고 진보 프레임과 자신의 언어로 데이터를 분석”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어째 김어준과 모양새가 비슷하다. 균형 잡힌 질문보다 정파성을 드러내 민주당 지지자를 결집시킬 수 있어야 ‘좋은 질문’이라고 주장한 여론조사꽃 김어준 말이다. 적어도 유시민이라면 여론조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국 여론조사를 핑계로 지지층 결집에 치중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
MBC-코리아리서치 4차 패널조사는 2월 26일~3월 1일 1,2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전화면접 및 모바일웹 방식으로 진행했다. 1~3차를 포함해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