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소각 안건을 의결하고 새로운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자기주식 취득 예정 금액은 총 40조원으로,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인 166만2천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2천407만주에 해당한다. 이는 SK하이닉스 발행주식 총수(7억3천49만2천365주)의 약 3.3% 규모다. 취득 예정 기간은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3개월이며, 취득이 종료되면 해당 주식은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한 직후 나와 더욱 주목받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이사회 발표 당일인 19일 정규장에서 약 9.8% 급락했으며, 이는 인공지능(AI) 메모리 관련주 전반의 매도세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약 두 달 새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이번 발표 직후 프리마켓에서 한때 5%대 급등했으나, 정규장에서는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매체 파이낸스피즈는 이를 두고 실적 부진이 아닌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에도 시장의 반응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AI 메모리 관련 투자심리가 그만큼 위축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 회사의 내재 가치가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2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약 69조원에 달하는 등 현금 창출력도 크게 개선된 상태다.
이번 조치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에 이행한 것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실적 개선으로 FCF가 유의미하게 증가할 경우 정책 만료 이전이라도 조기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재무 건전성 목표 달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면서 주주환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누적 FCF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해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환원 방식은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정책 기간 내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주주환원 계획 발표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절차상 문제로 인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측 설명에 따르면, 회사는 주주환원 방안을 상당 기간 검토해 왔으나 지난달 10일 ADR 상장 이후 25일간의 투자설명서 교부 기간과 겹치면서 2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는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없었다. 투자설명서 교부 기간이 이달 초 종료된 뒤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소집해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최종 확정했다. 회사 측은 3분기 실적발표 기간에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예고하며 시장과의 소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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