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기관들도 출구조사, 가상대결 등 각종 여론조사를 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선거가 끝난 지금 여론조사기관들도 실제 선거결과와 자신들이 행한 여론조사를 복기하며 다음 조사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지켜보면서 JTBC·메타보이스의 여론조사 설문이 조금 의아했다. 다른 여론조사가 다음 후보자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묻는 것과 달리 메타보이스는 다음 후보자 중 누구를 지지하겠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것은 투표장에 나가 누구에게 투표한다는 행동, 행위를 수반한다. 그러나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건 상대방의 의향, 의도 등 심리를 묻는 성격이 강하다. 물론 의향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음은 A후보에게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의향과 달리 투표하는 경우도 있다. 지지의향과 투표행위는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것은 구체적인 투표 행위를 묻는 것이어서 실제 선거결과와 부합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는 투표 행위의 결과물이지 지지 의향의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를 보자.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기 전인 4월 2~3일 실시된 서울 도봉갑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안귀령 50% 국민의힘 김재섭 36% 녹색정의당 윤오 3%로 집계됐다. “다음 세 명이 출마했습니다. ○○○님께서는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설문이었다. 응답자를 구하기 어려운 18~29세와 30대 등 젊은 층도 다수 설문에 응해 가중치도 각각 1.1, 1.2배에 불과할 정도로 설문자 구성도 양호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여론조사와 달리 김재섭 후보의 승리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49.05%를 얻어 47.89%에 그친 안귀령 후보를 1,098표차로 따돌렸다. 이를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김 후보는 13.05%p를 더 얻었고, 안 후보는 2.11%p 덜 얻은 것이다. 물론 안 후보가 이화여대 출신이어서 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의 이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 등 막말 파문의 유탄을 맞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설문을 지지 의향이 아니라 구체적인 투표 행위를 물었다면 격차가 줄어 여론조사의 정확성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참고로 4월 1~2일 실시한 TV조선·케이스탯리서치의 조사에선 안귀령 44%, 김재섭 3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같은 기간에 실시한 JTBC·메타보이스의 다른 지역구 조사도 실제 선거결과와 차이가 있다. 서울 강남을은 민주당 강청희 41%, 국민의힘 박수민 43%로 3%p의 오차범위내 접전이라고 했지만, 실제 선거결과는 41.42% 대 58.87%로 박 후보가 17.45%p의 큰 차이를 냈다. 동작갑도 민주당 김병기 후보 44%, 국민의힘 장진영 후보 34%로 김 후보가 10%p차로 넉넉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격차는 50.49% 대 45.01%로 절반인 5.48%p에 그쳤다.
거듭 얘기하지만 투표는 의도와 행위가 수반된 구체적인 행동이다. 그렇다면 설문도 거기에 맞게 꾸며져야 한다. JTBC와 메타보이스가 향후 여론조사에서 설문 문항을 기존처럼 의도로 물을지 아니면 행위를 포함해 물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