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경국대 의대 신설이 확정되면서 의과대학이 없던 전남과 경북에 2030년 국립 의대가 문을 연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4일 ‘의대 신설 지역·대학 선정 및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전남광주 국립순천대학교에 60명, 경북 국립경국대학교에 40명의 정원을 배정했다. 두 대학은 2030학년도 첫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설립 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발표로 ‘의대 없는 지역의 의대 신설’ 국정과제가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2030~2031년 신설 지역의대에서 연간 100명 규모의 의사를 양성하기로 했다. 7월부터는 두 부처가 공동으로 꾸린 ‘지역의대 설립 기획단’이 세 차례 회의를 열었다. 기획단은 의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지역 내 의사 양성·수련 기반 마련이 가장 시급한 전남과 경북을 후보지역으로 정했다. 평가에는 의대 접근성·의료 공급 부족·의료 취약도·정책효과성 등 4개 분야 13개 지표(100점 만점)의 정량평가가 쓰였다.
정원을 60명과 40명으로 나눈 데는 지역 여건이 반영됐다. 정부는 전남광주의 경우 신설 의대가 개교 초기부터 100명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봤다. 경북은 남부권에 이미 정원 55명의 동국대 의대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경북도와 경국대는 8월 20일 교육부에 추진계획을 내면서 50명을 신청했고, 경북도청 신도시에 500병상 이상 규모의 교육병원을 세우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정부는 2032~2036년 정원 적용을 앞두고 추가 정원 배정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대학의 준비 정도,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평가인증 상황, 의료 여건 변화, 지자체의 의사 양성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는 방침이다.
전남광주의 대학 선정은 순탄치 않았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대학 의대 추진이 입지 이견으로 무산되자, 정부는 지자체에 최종 후보 대학 추천을 맡겼다. 전남연구원은 지역 외부 전문가 8명의 심사를 거쳐 8월 30일 순천대(89.15점)를 목포대(87.85점)보다 1.3점 앞선 후보로 선정했다. 목포대는 심사가 졸속·불공정했다며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러나 광주지방법원 행정1부는 10월 2일 지자체 추천이 행정소송 대상인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청을 각하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도 10월 30일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 부지 확보 방식과 교육병원 완공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추천을 반려할 만한 하자가 없고 복수의 외부 법률 자문 결과도 같았다고 밝혔다. 또 정원 배정 전 부지 소유를 요구하는 법 규정은 없다고 설명하며, 목포대가 요구한 재심사나 정부 직접 심사는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앞으로 전남광주와 경북에 지자체·대학·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도-대학 지역의대 설립 추진단’을 구성한다. 교육부·복지부 공동 ‘지역의대 설립 지원단’도 설치해 전체 추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역의대 신설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030년 신입생 입학과 우수 의료인 양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기존 의대 증원만으로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구성·운영과 교육병원 신설 등 단계마다 전문기관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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